“넓을 시야로 봐야 하는 부구청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의 요구와 니즈에 맞는 공원녹지 정책을 펼치겠다.” 노원구 부구청장을 역임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이 넓은 시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사업으로 구청의 관리영역에 포함된 공원의 리모델링을 주민참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이 취임기념 인터뷰를 통해 밝힌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 향후 추진사업 등에 대해 정리했다. <대담 정대헌 발행인. 정리 배석희 기자. 사진 박흥배 기자>
정) 푸른도시국장으로 다시 취임했다. 소감한마디 부탁한다.
최) 내년 6월이면 정년이다. 그래서 후배들이 승진해서 국장을 취임해야하는데 좀 미안하다. 녹지직은 소수직렬이다보니 국장급 자리가 1곳 밖에 없다는 측면을 인사과정에서 고려한 것 같다. 모든 분야를 봐야하는 부구청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의 요구와 니즈에 맞는 공원녹지 정책을 펼쳐나가겠다.
정) 부구청장 경험 어땠나?
최) 개인적으로 30여년 동안 시청에서만 근무했는데 부구청장은 구청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구청에서는 기획에서 시공까지 단계별 모든 과정을 실행하며, 그 과정에서 주민과 갈등 등 이해관계를 직접 해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업의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이 전에 푸른도시국장으로서 한 분야만 보다가 부구청장이 되면서 전체를 보다보니 세상일은 혼자서 되는 게 없다는 것을 느꼈다. 푸른도시국 혼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다른 부서와 협조하고 상생을 통한 융합이 필요하다. 부구청장은 상황을 크게 보고 넓게 보는 법을 배운 좋은 경험이었다. 한편으로는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건강과 레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런 수요에 의해 만들어진 게 공원과 걷는길 등이다. 그런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피부로 느꼈다.
정) 공원녹지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최) 10만㎡이상 대형공원은 서울시에서 직접관리하고, 그 이하 공원은 구청에서 관리한다. 구에서 관리하는 공원은 시의 예산 지원도 없다. 구에서는 재정여건을 이유로 예산을 반영하지도 않다보니 집 주변 공원 대부분은 생태적으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 구에서는 이렇다할 대안도 없는 상태다. 이런 공원에 대한 리모델링이 필요한데 시민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나서게 되면 시에서도 ‘주민참여 예산제도’를 통해 반영할 수 있다. 올해 푸른도시국 350여개 사업 중 상당부분이 시민참여사업이다. 예산은 시민들의 요구와 니즈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예산 배정도 달라진다.
정) 서울시가 정원문화 사업을 잘 추진하는 것 같다. 특히 시민자원을 인프라고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인 것 같다
최) 불과 5년 전만해도 시민정원사를 운영하면 참여할 사람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지금은 다르다. 시 입장에서도 큰 돈 안들이고 어느 정도까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정원사제도를 잘 운영한 것 같다. 현재 180여 명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데 시민정원사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심화실습과정까지 이수한 자원이다. 이들은 정원문화를 홍보하고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정원문화를 위한 지역의 코디네이터로 활용가능하다. 특히, 사회봉사자로서 지역의 리더 그릅과 소통을 통해 지역커뮤니티 구성의 핵심인력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서울역고가공원의 유지관리를 비롯해 지역별 공원녹지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정) 시민정원사들은 열정이 높다. 그분들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길 원한다.
최) 현재 시는 인적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민정원사와 네트워크를 할 수 있도록 시의 사업과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메일로 보내도록 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동네골목길 녹화, 에코스쿨사업 등의 지역 사업에 시민정원사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시민정원사는 사회적 봉사를 목적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급여체계의 하나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 2016년 서울정원박람회 계획은?
최)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는 ‘서울, 정원 그리고 사람이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에서 열린다. 작년에는 정원과 시민 간 만남이었다면, 올해에는 정원과 시민간 소통에 포커스를 맞췄다. 베란다정원이나 주택정원 등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 전시하게 된다. 또한, 기업과 협업을 통한 정원조성, 우수한 정원디자이너 발굴 등을 통해 정원산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장기적으로 국제적인 서울정원박람회로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정) 정년까지 1년 반 남았다. 임기 내 하고 싶은 사업은?
최) 후배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국장의 역할이다. 시스템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추진 중인 사업을 잘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가령 석유비축기지와 서울역고가 사업 등이 차질 없이 마무리되고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서울역고가의 경우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세계에 내놔도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공원을 운영관리 될 수 있도록 운영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서울시 공원녹지정책 방향은?
최) 도시녹화 전략을 보면 첫 번째가 양적성장, 두 번째가 질적 성장, 세 번째가 네트워크, 마지막 네 번째가 시민참여다. 현재 서울시는 네트워크와 시민참여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여의도공원, 월드컵공원 등으로 양적성장을 시도했고,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선유도공원 등 질적 성장을 이룩했다. 지금은 둘레길과 걷고 싶은 길을 네트워크화 하고 있으며, 시민참여 사업 역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둘레길을 완성 한 후 하천과 네트워크를 통해 내사산과 연결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본적으로는 서울시 전역이 공원녹지 혜택을 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최종 목표이다.
정) 시민참여가 활성화되면서 조경전문가들은 기부와 봉사만 강요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최) 조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낮은 게 현실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발주물량 축소도 조경업계를 힘들게 한다. 이런 사회적분위기에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시민참여 방식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시민정원사를 키워내는 등 조경의 위상과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했다. 조경에 대해 관심없는 사람에게 관심을 부여하는데 있어 일정정도 전문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조경은 사업만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패배의식에서 나온다. 저변을 확대하고 국민적 수요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고 조경전문가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정) 1억 미만 설계를 시에서 자체설계를 한다는 말이 있다. 조경분야예서 불만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최) 잘못 와전된 것이다. 가령 가로수보호판 교체 같이 전문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한 사업은 가능하겠지만, 액수를 기준으로 설계를 결정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작은 공간이라도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은 액수를 떠나 디자인을 하는 게 맞다. 가령, 구청직원의 경우 1명이 여러 개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각 사업을 챙기는 것만으로 정신없다. 설계전문팀이 있는 않은 이상 쉽지 않다.
정) 조경진흥법, 수목원정원법 시행에 다른 서울시 행정의 변화는 어떤가?
최) 우선 국가법령에 조경이 포함됐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이를 계기로 조경이 국민 생활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국가법령 시행에 따라 서울시 정책도 변화 될 것이다. 관련 조례를 만드는 방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
정) 서울시의 장기미집행도시공원의 현황과 서울시의 대책은?
최) 현재 서울시의 미집행공원은 전체 도시공원 면적 중 40%로 71곳에 40.3㎢ 규모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약 3조8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시는 해마다 1000억 원 가량의 보상비를 투입해 동네뒷산조성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2020년까지 미집행도시공원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재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도시자연공원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전환하고, 토지주와 공원관리청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녹지활용계약 등을 통한 세제감면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다가 안 되면 일본처럼 임차제도 도입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미집행도시공원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지자체의 공통된 문제다. 그래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임에도 ‘공원은 지방사무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손을 놓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의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정) 조경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최) 경기가 안 좋지만 좌절 할 필요도 없다. 도시를 창조하고, 도시에 녹지의 풍요로움을 주는 건 조경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어려울때일수록 조경의 비전을 갖고 조경의 위상과 사회적 인식변화를 통한 조경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조경설계는 창조다. 그 설계자의 뜻이 변경되지 않도록 시공하고, 준공이후 공원을 변형할 때도 설계가에게 물어보도록 하는 것 그게 조경설계가를 인정하는 것이다. 시도 노력 할 것이며, 조경가들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