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세운광장 조감도

한때 대한민국 전자 메카로 불리던 1968년 지어진 국내 첫 주상복합타운인 세운상가 일대가 사통팔달 보행 중심축,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거듭나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세상의 기운이 다시 모인다는 의미를 담아 세운상가 재생사업을 ‘다시·세운 프로젝트’라 이름 짓고, 오는 2월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를 잇는 1단계 공공선도사업의 첫 삽을 뜬다고 28일 밝혔다. 준공 목표는 내년 5월이다.

세운상가군은 7개 건물 1km 구간으로, 2단계(▲1단계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구간 ▲2단계 삼풍상가~호텔피제이(옛 풍전호텔)~진양상가)로 추진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Modern Vernacular(현대적 토속)(이_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을 최종 선정하고, 상가별 소유자·임차상인 대상 주민설명회(17회), 분야별 전문가 설계자문단 구성·운영(4회) 등을 통해 지난 12월 최종 설계안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발표한 이후 ▲문화예술인·주민대표 모임(36회) ▲초상화 인터뷰(270회) ▲현장중심 전문가로 구성된 세운포럼 운영(12회) 등 폭넓게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예컨대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세운상가 전망 엘리베이터 설치, 보행데크에 화장실 설치, 을지로 지하보도 연결, 데크와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 설치, 2층 에어컨 실외기 정비 등을 확충하기로 했다.

특히 시는 기존에 계획했던 보행로 등 인프라 개선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심천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제조업 혁신이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성장동력이 될 전략기관을 유치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정호준 국회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 세운상가 소유자, 임차인,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세운상가 중정(5층)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총 2단계 중 1단계 공공선도사업 착수를 선포했다.

아울러 이날 세운상가 소유자 대표-상인 대표-박원순 시장이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 동참을 약속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협약’을 맺었다. 시는 세운상가 상인의 약 80% 정도가 상생협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인식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세운상가 중정, 옥상, 지하공간 등 유휴공간을 주민이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가 시설개선비용을 부담해 공공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공공공간 활용협약’도 맺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 주요내용은 ①다시 걷는 세운(보행 재생) ②다시 찾는 세운(산업 재생) ③다시 웃는 세운(공동체 재생) 3가지다.

첫째 ‘보행 재생’은 ▲종묘~세운상가 구간에 ‘다시세운광장’ 조성(2016. 10월 준공) ▲청계천 상단에 ‘공중보행교’ 건설(2017. 2월 준공) ▲세운~대림상가 구간 데크 정비 및 컨테이너 박스 형태 플렛폼셀 설치(2017. 5월 준공)를 단계별로 추진해, 입체도시로서 가치를 되살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도시농업 공간으로 이용 중인 세운초록띠공원은 올 10월까지 종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경사광장인 ‘다시세운광장’으로 새로 태어나고, 종묘 앞에는 광폭 건널목이 설치된다. 광장과 경사면 아래 공간에서는 야외공연, 벼룩시장, 전시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가 열린다.

지난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끊어졌던 세운~대림상가 간 공중보행교(세운보행교, 연장 58m)를 되살려 남북 보행축을, 대림상가에서 을지로지하상가로 바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신설해 동서 보행축을 각각 잇고, 청계천 방문객이 공중보행교를 통해 종묘와 남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세운상가 보행데크(세운데크)는 청계천과 서울의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기 위해 기존 3층 외에 2층에도 데크를 새로 만들고, 2~3층 사이에 전시실, 휴게실, 화장실 등 구실을 할 ‘컨테이너 박스’ 형태 모듈 30여 개를 끼워 넣는다. 이때 3층 데크는 시민 안전을 고려해 전면 보수·보강, 시설상태를 B등급 이상(현재 D등급)으로 개선한다.

한편 시는 2월 중으로 삼풍상가~호텔피제이(옛 풍전호텔)~진양상가 입체 보행축 조성을 골자로 하는 ‘2단계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착수한다. 3층 데크가 철거된 삼풍상가와 호텔피제이(옛 풍전호텔) 보행연계 방안 등에 대해 소유자를 포함해 이웃 주민의견을들어 기본구상안을 연내 마련하고 2019년까지 사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둘째 세운상가의 잠재력과 외부 성장동력을 연결해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 설립·운영(2016. 11~) ▲세운리빙랩 시범운영(2016. 5~10.) ▲전략기관 유치(2016. 2~) 등을 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셋째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활성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생적 주민조직인 ‘다시세운시민협의회’를 운영하고 ▲수리협동조합(2016. 10.) ▲21C 연금술사(2016. 7.) ▲세운상가는 대학(2016. 4.) 등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임대료 분쟁 등을 조정하고 변호사·세무사 등 법률적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유동인구 5배 증가(하루 2314명→1만3000명) ▲상가 매출 30% 증가 ▲신규창업 200곳 이상 ▲젠트리피케이션 상생협약 기반 임대차 계약 사업체 70% 이상 등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시·세운 프로젝트’ 계기로 세운상가군 주변지역 재정비촉진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오늘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세운상가가 다시 시민들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출발을 알리는 날로, 주민주도의 지역재생을 위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공공의 기능을 투입하고 예산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 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로서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가진 세운상가가 주변지역까지 활력을 확산하고 서울 도심 보행축을 사방으로 연결하는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다시세운 프로젝트야 말로 얼마 전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1. 20~23.)에서 세계 지성들과 논의했던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며 “1970년대 세운상가가 대한민국과 서울의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요람이었다면, 오늘부터의 세운상가는 서울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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