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 부전역에서 8번 출구로 나와 걸으면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꾸며진 대한민국 최대의 도심 광장인 ‘송상현 광장’이 펼쳐진다. 시민들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푹신한 잔디를 밟으며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광장은 소통의 장소이며 민주의 상징이다. 더 나아가 융합의 시대에 뒤떨어진 광장은 소통과 접근 그리고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물리적 접근뿐만 아니라 심리적, 법제적 접근도 모두에게 동등하게 허락되어야 한다. 여기 송상현 광장은 그 민주성에 방점을 찍고 설계, 시공, 디자인을 실천으로 옮긴 곳이다. 당시 현장대리인 김명효 경우조경건설 부장을 만나 광장의 신비를 함께 파헤쳐 보았다.   사진 = 박흥배기자

▲ 송상현 동상 기념광장

 

광장 조성에 있어서 전략은?

▲ 김명효 전 범아건설 부장

 

광장의 핵심 포인트는 미완결적인 공간으로 시민들이 다양한 목적을 갖고 활용 가능한 열린공간을 지향하는 것이 목표였다. 뿐만 아니라 역사의 흐름과 소통, 그리고 미래광장을 콘셉트로 시민문화 활성화와 더불어 세계적인 광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조성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땅의 역사와 문화적 흔적을 잘 파악해야 했다. 그후 도시의 발전 맥락과 함께 시공이 이루어졌다. 이곳 광장은 이웃해 있는 부산시민공원 및 양정공원과 연결될 수 있도록 주변 커뮤니티와의 연계성을 살리기 위한 녹지세력 확보가 중요했다.

또한 연계성의 중심에서도 광장의 정체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상징과 문화가 담긴 요소들을 배치해 도시의 발전에 기여하며 도시와 함께 성장하는 광장을 만들었다.

 

광장의 콘셉트를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광장은 조각보를 형상화해서 기획됐다. 전체적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우리나라 전통의 조각보 형상을 만날 수 있다.

조각보는 보자기의 한 종류로 남는 천이나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다. 형태와 색의 조화를 찾아 잇고, 덧대고, 꿰매어 넓은 천으로 다시 탄생되는 것이다. 이처럼 보자기로 펼쳐질 때 많은 물건을 담는 모습에서 광장의 다기능성을 접목시켰다.

또한 보자기를 싸맸을 때의 모습에서 공간을 함축하는 광장의 상징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정리하자면 과거의 흔적을 읽고 조각보처럼 엮어 그 속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기도 하고 풀어보기도 하는 것이 광장의 콘셉트다.

 

공간별 계획에도 조각보 이미지가 적용됐는지?

 

먼저 이곳은 광장이다. ‘넓은 개념의 상징성’을 절대적으로 놓쳐서는 안 되는 곳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광장은 불규칙적인 조각보 형태의 면 분할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맞게 그 안의 소프트웨어 격인 시설물, 식재, 포장 계획도 조각보 콘셉트를 적용시켰다. 식재의 경우 광장의 기능을 고려해 교목 식재를 단순화 했으며 관목 식재를 배제한 식재계획을 수립했다.

뿐만 아니라 마운딩을 통한 경계식재로 면 분할을 표현했다. 보안등 및 퍼걸러의 경우에도 몸체 디자인에 조각보처럼 흩날림 곡선을 넣어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광장의 화강석 포장역시 사각 분할의 본뜬 형태미로 공간에 생동감을 주는 석재를 활용한 패턴 디자인이 적용됐다.

 

광장의 특징적인 요소를 뽑는다면?

 

송상현 광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들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경관조명이다. 넓은 광장 특성상 조명 연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강조돼 있다. 그래서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하다. 조명이 들어오면 마치 미래도시에 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곳으로 선큰광장을 꼽을 수 있다. 이곳 잔디 스탠드에는 ‘발광(發光)벤치’가 설치돼 있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하나는 130m에 이르는 실개천 구간이다. 이곳 조명 연출 공사의 경우 생동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개천 안에는 발광 물고기가 살고 있다. 물론 물고기 형상의 철재 프레임에 LED를 내장, 흐르는 물을 헤치고 나가는 이미지를 만들어 랜덤으로 꾸몄다.

실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LED 바는 빛이 눈에 직접 들어오지 않도록 실개천 양쪽 측면 끝에서 중앙으로 배치해 안정감을 더 했다. 그밖에 보안등, 바닥등, 바람의 갈대등, 중앙 벤치, 수목 주변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멋을 살렸다.

 

광장 외 가로변 식재 구성은?

 

가로변 식재의 경우 말 그대로 중앙광장 양옆에 위치한 도로변 식재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동래방면과 시청방면으로 나뉜다.

이곳은 부산시의 가로수 조성 및 관리조례에 따라서 흉고직경 12㎝이상, 근원직경 15㎝이상으로 동래 및 시청방면에 각각 느티나무와 치자나무, 수수꽃다리, 철쭉, 꽃댕강을 식재했다.

 

광장 내 시설물 설치 시 중점사항은?

 

광장에 설치되는 시설물들은 시안성이 좋아야 한다. 멀리서도 눈에 잘 들어와야 하는 등 우선 광장이용자의 행태예측이 가장 중요했다.

나이대별로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예측 후 시설물을 선정했다. 시설물은 크게 4가지 주제로 '찾아가다, 휴식하다, 소통하다, 기타'로 나뉘었다. 특히 보안등의 경우 스틸 및 우드, pc 재질 혼합으로 광장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수놓고 있다.

 

광장의 개념을 살린 곳을 뽑는다면?

 

송상현 광장의 중앙에 위치한 ‘다이나믹 부산마당’을 꼽을 수 있다.

이곳은 1만 766㎡ 부지에 사계절 초록빛을 내는 ‘잔디광장’이 들어서있다. 사계절 개방형 잔디과장으로 천연잔디보호 특수공법인 ‘스타스코 공법’이 적용했다. 잔디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이며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공법이다.

또한 잔디광장 주변의 2만 2023㎡의 넓이에는 화강암 판석 광장이 펼쳐진다. 이 같은 곳이 송상현 광장에서 대표적인 광장 개념의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부산시민들이 다양한 행사를 자유롭게 가질 수 있도록 시공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