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지자체 ‘정원부서’. 순천시 정원산업과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간 국내에서는 대전엑스포, 여수엑스포 등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경제활성화를 꿈꿨으나 ‘단기적인 수익창출’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순천은 달랐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박람회 종료 이후에도 이곳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순천시는 순천만정원의 관광객 파워를 도시 전체로 이끌어가기 위해 정원산업과를 시청으로 이전했다. 경제관광국으로 편성된 정원산업과는 순천만정원을 찾은 500만 명의 바잉파워를 도시전체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원도시 순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재근 과장을 만나 그의 리더십에 대해 들어봤다.

▲ ‘정원도시 순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재근 순천시 정원산업과장을 만나 그의 리더십에 대해 들어봤다.

‘정원산업과’ 탄생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우리나라 지자체 중에서 유일한 정원 전담부서인 ‘정원산업과’는 원래 순천만국가정원센터 내에 직제로 존재하던 조직이었다. 그러나 정원과 관련된 산업이 도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신성장동력원으로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시청으로 이전해 도시 전체로 시야를 확장했다. 조직개편 때 경제관광국 산하로 들어가면서 경제진흥과, 문화관광과, 도시재생과, 정원산업과, 시민소통과 등 5개 과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정원산업과가 경제와 관광 등 산업 핵심부서와 융합함으로써 더 큰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국내적으로는 올해 9월 열리는 ‘2016 정원산업 디자인전(가칭)’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국외프로젝트로는 4월 열리는 터키 안탈리아 국제 정원엑스포에 한국정원을 출품하는 데 순천시가 앞장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원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정원산업과를 지휘하는 수장으로서 한마디?

앞으로 순천시는 단순한 도시가 아닌, 정원도시로 도약하는 꿈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500만 관광객의 바잉파워를 이용해 순천의 조경, 화훼 관련 업체들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지역 기업들이 순천으로 유입돼 순천시의 경제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

 

일명 ‘국가정원법’(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체감하는 현실은?

순천시가 이행하는 정원과 관련된 모든 정책에 국가 법률 기반이 생겼다는 그 자체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이후 '정원'을 지원하는 틀이 생겼고 이로 인해 순천시의 정원산업과가 개편돼 정원부서로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보는 눈이 많아졌다.

특히 정원산업과가 국내에 처음 생겨 정원과 관련한 정책부터 정원산업, 문화 등 세 개 영역의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든 게 처음이라 조직 간 소통이 우선이다. 또 국내보다 국외로 눈을 돌려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와 우호도시 협약을 맺었는데 여기 도시재생이 남달랐다. 지진피해를 입은 폐허가 된 도시가 정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에서, 순천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터키 안탈리아 국제 엑스포에 ‘한국정원’이 출품하는데, 순천시의 임무는?

이번 안탈리아 정원 엑스포에 참여한 계기는 지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터키에서 참여정원으로 참가했던 인연 때문이다. 행사 당시 터키정원에서는 이미 올해 엑스포를 홍보하고 있었고 보답하기 위한 차원에서 순천시가 대표로 참가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터키 조직위원회 측에서 지자체 차원이 아닌 국가적인 참여를 바랐다. 다행히 정원법 시행 이후 정원과 관련된 국제교류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있어 산림청에서 예산을 추가 지원받았다. 만약 국가 예산지원이 없었다면 순천시도 한국정원 출품을 포기해야 할 위기였다.

또 예산을 너무 늦게 지원받아 터키 한국정원의 시공기간이 3개월 밖에 안 된다. 한국정원의 특성을 살려야하는데 관련 자재 통관부터 시공까지 순천시가 도맡아 진행하는 부분이 있어 담당자도 애를 먹고 있다. 이번 터키 한국정원 출품을 계기로 국외 한국정원 조성에 있어 예산 편성부터 기획, 시공, 감리까지 국가의 지원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참여가 주도되는 순천시, 활동 성과는?

지난해에 들어서 가드닝 잡지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든과 관련된 책자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또 이를 구독하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또 순천만국가정원이 국가정원 제1호로 선정된 이후에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 인식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부터 순천시에서는 시민참여가 있어왔다. 시민참여가 없는 국제행사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특히 시민 소통과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왔던 시민참여를 정원산업과가 생기면서 정책적으로 조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존에 없던 시민참여가 아니라, 시민참여를 확장하고 이를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가드닝, 시민정원사 교육을 확대하고 양성하기 위해 업무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오늘날 순천만국가정원이 있기까지 소회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순천만국가정원의 출발은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순천만이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지정되고 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되는 등 생태계가 살아있는 서식지로서 공간으로 널리 알려졌다. 2002년 10만 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되자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였다. 순천만에서 5.2㎞ 떨어진 전이공간을 조성해 지역 관광과 자연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었다.

박람회 개최 후 국민 인식이 그동안 우리 곁에 있어왔지만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정원’이라는 트렌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미래생활트렌드의 하나로서 정원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 문화를 어떻게 하면 순천시의 산업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추가됐다. 그 고민에 대한 결과가 순천만국가정원에 국한되지 않고 순천시 전체가 정원으로 될 수 있는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는 콘셉트가 도출됐다. 이제 순천시는 정원의 도시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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