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유성구 지족동 선사유적지에 있는 은구비 근린공원은 2015년 ‘K-FARM누리사업’을 통해 재정비 후 산림청이 주관한 2015년 제9회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고의 도시숲 가운데 하나다. 앞서 이 곳은 1995년 LH의 대전 노은지구 택지개발을 통해 조성된 공원으로 대전 시민들에게 즐거운 휴식처이자 정겨운 동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김대곤 대전시 유성구청 공원녹지과 계장을 만나 은구비 도시숲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은구비 근린공원’은 어떤 곳인가?

‘은구비’라는 이름은 공원이 들어선 마을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선비가 숨어 살면서 복을 누리는 마을이라 하여 불린 이름이다. 사실 이곳 공원이 정비되기 전까지는 원시림 숲에 가까웠다. 정말 은구비라는 뜻처럼 선비가 숨어살기에 딱 좋은 장소였지만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장소였다. 그래서 유성구는 시민들이 공원을 힐링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2015년 ‘K-FARM누리사업’을 통해 공원을 확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전통 소나무 숲이 정비되고 오장육부 약초원과 피톤치드 전나무 숲 등을 조성, 심신 치유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숲으로 다시 탄생됐다.

‘전통 소나무 숲 정비’는 어떤 사업인가?

이곳 은구비 공원 조성 전에는 대나무, 참나무, 밤나무,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다양한 수종들이 뒤엉켜 자라고 있었다. 그 중에는 한국 전통 소나무인 적송도 함께 있었다. 적송은 나이를 먹을수록 윗부분이 붉게 변하고 껍데기가 거북등처럼 갈라지는 등 그 자태가 화려하다. 덧붙여 하늘높이 뻗어 있는 모습이 우리민족의 씩씩한 기상과 닮았다. 하지만 이 같은 수종이 다른 외래종에 파 묻혀 자라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런 이유로 소나무와 경합을 벌이는 대나무 등의 관련 수종들은 일부만 남기고 과감히 굴취 했다. 식물들이 서로 살아가기 위한 싸움에서 우점종이 되기 위해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우리나라의 전통 소나무들을 살리고 싶었다. 물론 소나무와 경합이 발생하지 않은 수종들은 존치하거나 다른 장소에 식재하는 등 다양한 수종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공원에는 소나무 숲 외에 군데군데 독립적으로 중국단풍나무, 상수리나무, 산사나무, 산수유, 벚나무, 이팝나무 등 여러 가지 수종도 만날 수 있다.

정비 후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소나무 숲으로 정비 후 그동안 꽉 막혀있던 도로가 뚫린 듯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넓게 펼쳐진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공원 내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건물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도시숲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원으로 탈바꿈 된 것이다. 부대시설로 소나무 숲 길 곳곳에 야자매트를 깔아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산책로를 만들었으며 퍼걸러, 의자 및 운동시설 등 다양한 휴게시설을 곳곳에 배치해 활용도가 높은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원이라는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어 기분이 좋다.

공원의 관리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연간 관리계획 작성 및 재해대책 마련 등 유지관리 부문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재해가 발생할 경우 작업인원의 배분, 시기조정 등을 충분히 검토 후 안전상 중요한 것부터 우선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평상시에는 유성구청 공원녹지과와 노인봉사단체인 ‘노봉회’가 함께 공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도 공원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노봉회’ 회원들은 쓰레기 줍기를 시작으로 파손된 휴게시설물 관리 등 구청에서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고 있는 고마운 단체다. 뿐만 아니라 이웃에 있는 노은중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공원 가꾸기에 동참하고 있어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공원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원 정비 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시민들의 방문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이곳 중앙 잔디에 골프 장비를 가지고 와서 골프연습을 하는 시민들도 있다. 제지를 하면 골프장과 지형이 비슷해 한번 이용해봤다며 웃고는 자리를 피한다. 골프 관련 민원은 아직도 심심치 않게 발생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거위벌레에 대해 하소연하는 중학생의 민원이다. 이곳의 참나무에는 거위벌레가 살고있다. 거위벌레가 참나무 열매를 떨어 뜨려 주변이 지저분하니 치워달라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급파된 직원들이 주변에 떨어진 열매를 깨끗하게 치웠다. 몇 시간 후 같은 중학생이 다시 전화를 걸어 울면서 치우지 말라는 부탁이었다. 이유인 즉 생각해보니 공원에 서식하는 오소리의 먹잇감이 없어져 슬프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공원 정비 후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민원들이 접수 되고 있다.

공원의 또 다른 활용도는?

공원에는 2007년 개관한 대전선사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은구비 공원은 청동기시대 및 원삼국시대 유적이 발견된 곳이다. 공원의 구릉 동쪽 비탈면에는 관련 시대 집 자리 6개가 복원되어 있다. 이 곳은 학생들 교육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식물들을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어 초, 중학교에서 야외 학습 체험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