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시공원법을 발의하며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밝힌 정의화 국회의장에게서 연하장을 받았다. 일전에 국회의장실을 예방하여 국가도시공원의 법률화 추진에 감사를 드리고 인터뷰를 하며 인사를 나눈 인연으로 ‘화위정수(和爲政首) 화합이 정치의 으뜸이다’는 신년인사 글을 보낸 것이다.

논어에 ‘和爲貴(화합을 가장 아름답고 귀한 것으로 여기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해야한다는 뜻이다. 아마 정의화 국회의장은 작금의 불통의 정치를 보면서 공자의 ‘화위귀(和爲貴)’라는 말이 가슴에 새겨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구랍 28일 한국과 일본의 외무장관이 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방안에 합의하고 합의사항의 착실한 이행을 전제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했다. 이 결과를 두고 찬반 이론이 국론을 가르는 것처럼 또 다른 상처로 다시 나타났다. 임성남 외교부차관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아가 합의안 설명을 하자 할머니들은 협상 타결안에 대해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이 “분명히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데 이런 중대한 합의 사항을 두고 사전 의견청취가 전혀 없었다”고 말한 얘기가 안타깝게 들리는 것은 피해자를 제쳐두고 제3자가 대신해서 합의를 해준 격이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방안 합의 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과 대승적 견지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피해자분들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해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족의 상처로 오랫동안 묵어온 이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회복과 상처치유’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해서 생긴 일이므로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사전에 할머니들을 방문하여 대승적인 차원의 해결을 설명하고 “이제 더 이상은 우리 국민들이 피해 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리 전했으면 할머니들이 지금 같은 반응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합의 시초는 배려가 깃든 대화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 장관고시의 조경기술자격 개방에 대한 논란이 조경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담당부서인 국토교통부 기술정책과는 기술자격개방이 조경기술자에 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조경분야와는 전혀 대화가 없었다. 심지어 국토부의 조경담당부서인 녹색도시과와도 사전 협의가 없었는데 이는 국민과 대화나 화합을 도외시한 일방적인 정책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당사자와 협의 없는 개방으로 종자기술자(종자 : 증식용 또는 재배용으로 쓰이는 씨앗, 버섯종묘 또는 영양체)에게도 조경기술자 자격을 주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낸 꼴이 됐다. 씨앗도 자라면 조경수라는 크나 큰 안목이었을까?

조경계에도 화합이 안 되는 일이 있었다. 자연환경보전업의 신설을 두고 조경 관련 단체가 반목을 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양쪽의 의견이 충분히 교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을 추진하려다보니 제동이 걸리고 오랫동안 헛바퀴만 돌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제라도 마주 앉아 대화하고 화합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조경신문이 2016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지면 개편을 했다. 개편의 주안점은 ‘전문정보의 강화’와 ‘프로젝트 중심의 심층취재’를 하고 ‘인터넷 신문의 비주얼 확대’와 ‘독자와 소통 채널 증대’를 통하여 독자와 화합을 모색하려 한다. 본지도 독자와의 대화와 화합 측면에서 충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독자와 이해관계인에게서 질책과 개선을 요구받은 적이 많다. 이런 따끔한 회초리를 거울삼아 더욱 분발할 것을 약속하며 커다란 개편을 했다.

‘2016년 새해, 서로 화합하고 통합하여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신년인사처럼 대한민국 조경인도 화합과 통합을 잘 해서 국민이 녹색복지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조경인의 소명이자 국민의 명령이다.

한국조경신문 독자 여러분도 화위귀(和爲貴)하는 2016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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