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kART1929로 가다

YCC(Yokohama Creative Center)를 나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BankART1929로 걷는다. 들어가는 입구에 눈에 보일락말락 한 선간판이 있는데,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니 ‘생활 댄스’라고 되어 있다. 2009년도와 마찬가지의 입간판을 지나면 죽 들어가면 그 끝에 BankART1929가 자리하고 있다. 건물 입구에는 ‘BankART Pub’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문화예술거점공간인 BankART1929에는 차와 음료, 간단한 술 등을 가벼운 안주와 함께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다. 당연하지만, 문화와 예술이 자리하는 공간에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이 없어서야 하겠는가.

바닷가에 있는 BankART1929에서 건너편 미나토미라이21지구에 있는 ‘붉은 벽돌 창고(아카렝가 赤煉瓦)’가 불빛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도시의 밤 풍경이 이러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문을 열고 BankART1929로 들어간다. 사진에서 보듯이 들어가면 오른쪽은 Pub이 있고, 왼쪽은 문화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서적들이 있고, 사진 한가운데에는 BankART1929 카운터가 있다. 카운터 너머로 가면 전시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물류창고였던 이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의 거점공간으로 조성하여 현재까지 요코하마에서의 중추적 문화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테이블과 의자가 각기 다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기증을 받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책임자인 이케다씨가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운영해오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원도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지난달에도 우리나라에 발표하러 왔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알려졌다.

필자는 2009년에 처음 BankART1929를 방문하여 조사한 직후에,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관련 포럼에서 국내 처음으로 소개를 했고, 이후에 많은 한국 관계자들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케다씨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이 있는 2층으로 가만히 올라갔다. 사무실 한 귀퉁이에는 모형이 놓여 있었다. 이케다씨와 얘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은 2014년 11월에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BankART1929 전시회가 열리는데, 전시회 공간의 구성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보고 있었다고 한다. 역시 치밀하다.

그리고 현재 BankART1929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을 만나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잠깐의 방문을 마치고, 요코하마에서 건축사무실과 조경설계 사무실을 운영하고 계시는 사쿠라이 내외분을 만나러 노게(野毛) 쪽으로 건너갔다. 노게는 우리로 치면 원도심의 한 구역으로 작은 술집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요코하마의 모토마치 상점가 건축협정에 참여하신 사쿠라이 선생님과 그 사모님을 같이 만나 3년여 만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올해로 70세(우리나라 나이로)이신 분이 아직도 현역에서 지역의 일들을 하고 계시고, 양국의 정치에 관한 것은 물론 도시디자인과 경관, 지역 활성화 등에 대해, 그리고 가족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편하게 갈 수 있는 술집이 있다는 것과 그 술집까지 가는 거리가 친숙하고 정겨운 풍경이라는 것이 아마도 우리에게는 사라져 가고 있는 풍경이 아닐까 한다.

오민근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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