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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포트폴리오] 정원문화 일군 주역들, 年 32만명 부르는 '정원관광지' 만들다
행복한 정원사 이성현의 정원여행
[0호] 2013년 12월 09일 (월) 10:23:23 이성현 allday31@naver.com
   
 
   
 
   
 

[월간가드닝=2014년 1월호] 정원을 가꾸면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특별한 마을을 다녀왔다. 푸른 바다가 있는 경남 남해군 삼동면에 있는 ‘원예예술촌’이다.

겨울이지만 가든 포토폴리오에는 조금이라도 녹색이 주는 즐거움을 소개하고 싶어 남해를 선택했다. 중부지방은 완전한 겨울로 접어들어 눈 덮인 풍경이 정원에 가득하지만 원예예술촌은 아직 겨울 문턱에 와 있는 듯 했다. 당초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계획 했지만 일정상 하루 여행으로 다녀오면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원예예술촌에 들어서면서 푸른 나무와 12월에 핀 장미꽃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초화를 보면서 아쉬움을 잊게 만들었다.

 

   
 
   
 
   
 

 

" 풀 한포기 없던 땅에 새 생명이 자리잡은 곳, 남해원예예술촌 "

 

원예예술촌은 17명의 한국손바닥정원연구회 회원이 중심이 돼 3년간 조성기간을 거쳐 2009년 6월 개장했다. 1980년대부터 실내원예, 실내정원이라는 말이 없을 때 이 분야를 개척한 홍경숙 회장이 중심이 돼 남해에 새로운 정원문화를 만들게 됐다. 홍경숙 회장은 1996년 손바닥정원콘테스트를 경기도 광주(가든하우스글로리)에서 개최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원과 문화를 알리는 중심에 있었다. 2006년 그 중심을 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남해로 옮겨 정원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해 지금은 3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예술촌을 찾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을 여러 번 방문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역시 정원은 여러 해를 넘겨야 자연이 만들어주는 깊은 정원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또 하게 한다. 처음 개원해서는 풋 냄새가 났지만 지금은 나무와 꽃 그리고 사람들이 어울려 어울림과 멋을 내면서 풀 한포기 없던 땅에 새 생명이 자리하고 있다. 예술촌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건축물과 정원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7개 나라 건축물이 각각의 개성과 주제 정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건축주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원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원박람회장이나 식물원에서 보는 화려함만이 아니라 일상생활로 연결되는 정원을 본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 정원이 일상에서 주는 기쁨이 크기에 그 생생한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이날도 예술촌을 돌면서 만난 한 정원사가 겨울정원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안으로 함께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원예예술촌에서는 매년 5월 장미가 화려할 때 축제가 열린다. 정원이 다른 예술과 만나 자연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예술촌을 찾은 사람들에게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 마을축제처럼 준비하는 이 기간에 감미로운 음악이 예술촌 가득 울려나가면 꽃향기에 취해 행복해 하는 사람들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예술촌 정원사들은 1년에 몇 번씩 국내외 식물원을 방문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원을 관찰하고 기획 하느라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숨어있는 노력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예술촌을 한 바퀴 돌면서, 예술원을 대표하기보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있는 정원을 찾기로 했다. 이미 많이 알려진 탤런트 박원숙씨와 맹호림씨가 가꾸고 있는 정원도 있지만 그동안 많이 소개가 되지 않은 정원을 찾아보던 중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나라 이미지로는 오스트리아, 테마로는 목장을 선택한‘목장의 아침’정원이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한 단순한 건축물과 그 앞에 펼쳐진 평온한 목장의 모습을 보여준 정원이다. 넓은 들판에 휴식을 즐기고 있는 양떼들과 작은 마구간 그리고 캥거루와 철재로 만든 첼로악기를 이용해 정겹고 따뜻한 전원의 아침을 표현해 놓았다. 홍경숙씨는 보기 쉽게 정원을 만들면서도 주제가 있는 이야기 정원으로 풀어주면 정원이 더 즐거워진다고 이야기 했다. 정원을 주택 안에서 어느 창에서든지 즐길 수 있도록 건축을 일(一)자로 설계했다. 그래서 주 출입구는 건축 측면에 만들어 놓아 최대한 주택과 정원이 이어지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기도 하다. 언제나 정원을 시공할 때 정원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것과 실내 좁은 창을 통해 정원을 바라보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정원사들에게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노출시멘트 공법을 이용한 것도 화려한 마감재가 자연의 색을 압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정원사의 배려가 보인다. 언제나 정원을 보면 그 사람이 조금은 보이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 자연의 색을 그대로 살리기 위한 시멘트의 마감을 줄인 배려가 보인다. "

 

   
 
   
 
 

 

 

 

 

 

 

 

 

 

 

 

 

 
   
 

 

정원의 공간적인 연결도 정원사의 섬세함이 엿보인다. 비탈진 곳을 평지로 만들지 않고 자연 그대로 이용해 돌담을 쌓고, 한 곳에서 전체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기 보다는 구석구석 들어가야 보이는 정원으로 돼있어 자연의 비밀스런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건축물에 송악을 올리고 여기에 철재 울타리를 설치해 다시 덩굴장미를 올리니 노출 콘크리트에 자연으로 옷을 입히는 효과이다. 12월에 장미꽃을 정원에서 볼 수 있다는 것과 중부지방에서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율마가 정원 중심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연녹색 기둥으로 있다는 것도 남부지방의 큰 장점인 듯 싶다.

 

   
 
   
 

 

" 푸른 잔디 위 여유롭게 풀을 뜯는 양떼와 정원과 쉼터로 힐링이 되는 공간 연출 "

 

이 정원은 크게 몇 가지 공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앙떼들의 공간, 건축물과 함께하는 자연공간, 그리고 후정과 쉼터가 있다. 가장 큰 면적을 사용한 양떼들의 공간에는 양들이 무리를 지어 평온하게 풀을 뜯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심에는 양떼들의 집이 양들과 어울려 있다. 여기에 사용된 돌도 외부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건축을 하면서 나온 돌을 그대로 사용해 이 지역과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푸른 잔디에 흰색 양떼가 평온한 오후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그들과 함께 뒹굴고 싶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어지는 건축물과 함께하는 공간이다. 창가 바로 앞에 펼쳐진 정원은 경사지 그대로 돼 있어서 주택 안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주고 있다. 거실 창 앞에 철로 만든 녹슨 첼로가 놓여있다. 소품 하나에도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홍경숙씨의 느낌이 있는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곳에는 숨어있는 쉼터가 있다. 예술촌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다. 정원과 쉼터 사이에 미측백 나무로 경계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정원을 즐기는 시간을 이 정원사는 즐기고 있다. 역시 쉼터는 꼭 필요한 공간이자, 정원사에게는 어찌 보면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잠시 생각해 보자. 정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은 어디인가?

 

   
 
   
 

 

목장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화려한 소재를 사용하기보다는 버려지거나 건축을 하면서 나왔던 돌을 정원에 그대로 활용해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정원입구에서 시작하는 콘크리트길은 정원을 쉽게 관리하면서도 관람하는 이들에게 편리성과 정원을 보호하기 위한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시멘트길이 줄 수 있는 지루함과 인위적인 느낌을 자연석을 박아 피했고, 목장 울타리도 버려지는 지주목을 가지고 간단하게 몇 번의 망치질로 완성했다. 어렵고 복잡한 정원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다른 정원사의 정원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식물에 대한 욕심과 공간에 대한 욕심이다. 좋은 식물을 보는 순간 내 정원의 한 쪽 구석이 생각나기 시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정원여행을 통해서 보는 정원은 이런 동기부여를 하기에 좋은 시간이 된다. 그리고 일상에서 잠시 떠나 나의 하루를 잠시 멈춰 보는 시간이 된다. 이런 시간과 공간을 가지게 하는 것이 정원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멋이다.

앞으로 1년간 ‘행복한 정원사 이성현의 정원여행’을 통해 전국 곳곳에 있는 다양한 모습의 정원과 정원사들을 만나보며 정원을 여행으로 연결해 가든 포토폴리오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이성현 (편집위원·푸르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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