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요섭 (사)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 회장

지난달 초에 유럽으로 출장을 갔을 때 일이 문득 생각이 났다. 독일에서 출발한 떼제베 고속기차를 타고 벨기에 국경을 경유하여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알리는 벨소리가 연거푸 울려 문자를 확인해보니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보낸 문자였다.

“프랑스 대테러경보단계 최상급 유지 중, 신변안전에 각별한 주의요망!”이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기차에서 내려서 바라본 주변 어디에도 테러경보 단계와 같은 긴장된 낌새를 전혀 느낄 수 없는 평상시와 같은 평온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외교부에서는 매일같이 같은 문자 메시지를 귀국하기까지 9일 동안 반복적으로 보내왔다. 영문을 몰랐던 필자로서는 귀국 후 며칠이 지나서 뉴스를 보고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프랑스 수도인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최소 120명이라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살폭탄 테러와 총기난사로 인한 중상자가 많아 사상자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금요일 주말을 즐기려한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콘서트 장에 난입하여 무차별적 총기난사로 인명피해가 특히 컸다.

그에 앞서 러시아 여객기 폭발테러로 비행기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는데 IS는 즉각적으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S에 의한 러시아 여객기와 프랑스 테러로 전 세계인은 큰 공포와 슬픔에 휩싸이며 한국을 비롯한 비무슬림 국가들은 테러를 규탄하며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1년 발생한 미국의 9.11테러 사건 이후 대형 테러사건이 줄어드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연속하여 대형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자유와 관용을 상징하는 똘레랑스(tolerance)의 나라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으로 인해 프랑스 국민들의 충격은 매우 큰 듯하다. 또한 자국 내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지는 경기침체와 이민자 증가 속에 무슬림 이민자들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극단적 무슬림 무장단체인 IS(Islamic State)는 김선일 참수사건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졌으며 소름끼치는 참수장면으로 정상적인 단체로 보기 힘든 극악무도한 단체로 각인되기도 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대체로 타국 침투 테러와는 거리가 먼 안전한 국가라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국 내부적으로는 북한과 오랜 휴전 대치상태에서의 도발사건으로 피해가 상당히 많았고 최근에는 북한의 전쟁도발과 같은 강도 높은 협박에도 국민들의 수준 높은 의연한 태도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를 비롯한 국가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고 정치 사회 문화는 지구촌 세계화라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고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 다양해지는 상황이여서 어떤 국가든 간에 대테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 되었다.

이제는 국가 간의 갈등 경향이 과거의 전면전 혹은 국지전과 같은 국가 간 전쟁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나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불특정 불확실성의 테러방식으로 변질되는 양상으로 변화되는 듯해서 더욱 불안해 진다.

이제 우리가 사는 세계는 종교적 신념의 갈등이나 국가 간의 부의 불평등, 민족 간의 해묵은 갈등은 시한폭탄과도 같은 뇌관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힘든 난세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지구촌에 사는 인류 모두의 최대 숙제로 남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조경세계는 안전한 것인가? 시시때때로 침범해오는 이웃의 침탈자에게서 우리를 스스로를 지켜 나갈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와 이해와 타협을 해낼 수 있는 우리의 역량과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믿는다.

비단 우리가 사는 업역환경이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타국 테러집단에 대한 철저한 대처가 필요하듯이 조경분야의 영위와 존속발전을 위하여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을미년이 마감되고 있다. 올 한해 다사다난했던 일들을 떠올리면 무거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향후 우리조경 분야가 과거에 누렸던 달콤했던 틀에서 어떻게 변해야 하고 새롭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개발시대 산업화사회에서 누렸던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지식정보사회에서 조경분야의 역할이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경분야는 태생적으로 자연을 품은 학문분야이므로 앞으로 자연과 인간의 중재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기대해보며 다가오는 붉은 원숭이해인 2016년도가 조경인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김요섭(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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