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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감성] 느린 시간이 있는 곳, 광주의 마을정원
협동조합 산수다락과 지역주민의 공동작품
[0호] 2015년 11월 20일 (금) 16:14:27 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월간가드닝=2015년 12월호] 지난 10월 14일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5·18 민주광장 일대에서 열린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축제’가 열렸다. 전남대 산학협력단, (사)푸른길, (주)컬쳐네트워크, 협동조합 산수다락이 주관한 이번 축제는 정원체험프로그램과 정원조성과정에 대한 전문가 강의, 그리고 시민참여 정원조성 프로그램인 ‘5일 정원’을 포함, 다양한 행사와 정원전시로 시민들에게 도시 속 정원문화를 알리고 공유하는 데 의의를 두고 진행되었다. 그 가운데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라는 프로그램은 축제 기간 중 시민들에게 마을 골목골목과 개인 정원 혹은 상가나 공공 정원을 공개하는 ‘마을정원투어’로 기획되었다. <사진 전지혜/ 자료제공 산수다락 협동조합>

   
▲ 양림동에 가면 골목골목 모퉁이를 차지한 화분과 조우하는 즐거움이 있다.

 무한소비와 착취를 기본으로 불평등이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는 자본주의에서의 삶이란 이젠 누구에게도 불편한, 그러나 벗어날 수 없는 현실로 보인다. 그러나 탈주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무한궤도에서 언젠가부터 미미하지만 지속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났다. 오랫동안 마을을 터전으로 살아온 주민들의 삶이 흔적이 되고 역사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개발논리에 맞서 지켜내는 청년마을활동가들의 노력이 그것이다. 최근 돈에 의지하기보다 삶의 가치에 주목하며 대안적 삶을 찾아나서는 도시청년들의 삶을 소개한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등의 번역서 출간 또한 이러한 관심을 대변해주고 있다.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 투어코스를 소개하고자 동명동, 산수동, 양림동 일대의 마을을 찾았고 그 곳에서 취재진은 튼튼하게 자랄 미래의 ‘풀뿌리’를 보았다.

 

마을공동체의 회복:협동조합 산수다락의 ‘풀뿌리 네트워크’

‘싸목싸목 마을정원 나들이’에 포함된 마을정원은 한눈에 보아도 수 년 혹은 수십 년간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가꾸어졌음을 알 수 있다. 개인주택이든 상가든 약속이나 한 듯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집 앞 화단이 정겹다. 걷다보면 회색빛 도시공간 속 녹음의 골목 뒤안길에서 고즈넉한 가운데 마을주민들끼리 얘기꽃을 피우는 기분 좋은 환청도 들린다. 이 마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순간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는 일회성의 기획이 아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축제’ 기간 진행된 동명동 마을정원투어. 이 날 시민들이 할머니텃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 산수다락 협동조합)

자연스럽게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축제’ 공동주관단체이자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를 기획한 협동조합 산수다락이 궁금해졌다. 광주의 원도심인 산수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이번 마을정원투어를 기획한 협동조합 산수다락의 송혜경 협동조합 대표에게 그간의 과정을 물었다. “도시생활공동체 복원을 위해 마을의 유휴공간(빈집, 빈터)을 쾌적한 커뮤니티공간으로 조성하여 공동텃밭, 마을정원 가꾸기 활동을 주민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광주도시정원옴니버스축제의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상지는 본행사장(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일대), 푸른길 공원과 근접한 동명동, 산수동, 양림동을 선정하여 개인정원, 공동텃밭 등을 발굴하고, 공공 공간 이외에도 소유주, 주민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 오픈정원을 운영하였다. 축제기간동안 정원과 텃밭을 가꾸게 된 배경과 노하우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 협동조합 산수다락 주최로 열린 ‘양푼이 골목축제’. 마을주민과 송혜경 산수다락 협동조합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의 활동모습 (사진제공 협동조합 산수다락)

협동조합 산수다락은 디자이너나 예술가, 시민활동가, 생태문화기획자로 구성되었으며, 마을 주민을 주체로 마을자원을 활용한 상품개발과 마을공동체복원을 창의적 콘텐츠로 접근 지향하는 공동체이다. 또 마을주민들과의 연대와 참여를 위해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를 비롯, 산수마을 양푼이 골목축제 같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주민들과의 교류 속에서 추진해왔다.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된 산수마을풀꽃아트 주민모임을 지원하고 마을의 행사 때 (사)푸른길,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경제 조직, 주민공동체, 주민센터, 동구청, 동구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송혜경 대표는 “마을주민들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자발적인 생태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사회, 문화, 환경 등 지역의 문제점을 주민 스스로 발견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데 힘쓰고 싶다. 올해는 산수마을풀꽃아트 주민모임의 도시재생 연계사업으로 도시농업과 마을자원을 활용한 ‘갈마예술촌’ 마을상품개발 연구지원과 협동조합 산수다락의 자체 상품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향후 계획을 비쳤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마을공동체가 사라진 요즘, 골목과 마을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를 통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나서는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 변화의 징조다. 이러한 변화의 실체라 할 수 있는 협동조합 산수다락은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를 비롯해 디자인, 문화예술, 환경,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을주민과의 공생을 꿈꾸고 있었다.

   
▲ 양림동 어느 담벼락에서 발견한 정겨운 마을투어지도

 

빛고을 광주의 마을정원 산책

마을투어프로그램인 ‘싸목싸목 마을정원나들이’는 두 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푸른길 주변 양림동 일대, 다른 하나는 산수동‧동명동 골목길인데 취재진은 아시아문화전당과 접해있는 동명동부터 대략 그려진 지도를 본 후 꽃이 인도하는 대로 걸었다. 지도와 대조하며 바지런히 쫓아다니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도 내 동선과 겹친다. 그러나 꼭 코스대로 가지 않아도 좋다. 느린 시간에 취하고 싶다면 발길 닿는 대로 걸음을 옮겨도 좋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코스 중 대부분 축제기간 이외에도 자유롭게 투어코스 따라 감상할 수 있으나 일부 개인 정원은 이 기간에만 개방되었다.

<산수동‧동명동>

동명동과 산수동 일대는 주로 저층 주택과 상가건물로 형성돼 있다. 고층 빌딩으로 하늘조차 감상하기 힘든 대도시와 대조적으로 고즈넉하다. 어느 한적한 골목을 스쳐도 꽃향기에 취할 수 있는 동네다. 비록 투어코스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지만 건물 밖 자투리공간을 정성스럽게 가꾼 화분정원이나 텃밭을 만날 수 있는 행운도 누려볼 수 있다.

화분에 무나 배추, 파, 아욱 등 다양한 작물을 알뜰히 심어 가꾸는 은성수퍼의 키친가든도 언제나 찾아가고 싶은 아늑한 쉼터처럼 느껴진다.

정원을 만끽하고 싶다면 카페이랑의 시크릿정원, 황톳길의 생활정원이나 코티안 골목정원에 들어가도 좋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골목골목 마을정원에서 정겨운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볼 수도 있다. 루씨스튜디오 주인인 이승훈씨 부부는 “서울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다 이 동네가 마음에 들어 이사왔다. 은성슈퍼를 비롯해 동네 주민들과 모종나눔도 하는 등 교류가 잦은 편이다. 이 근처는 모두 오래된 주택가라 가드닝이 잘 되어 있다”며 동네자랑을 늘어놓았다.

큰 길로 빠지려는 순간 광주 민주화운동의 산 역사가 숨쉬는 곳, 알암인권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장준하 평전’과 ‘김남주 평전’이 이달의 추천도서로 팻말에 적혀있는데, 정원 앞에 서서 35년 전 광주의 시간을 떠올려본다.

   
▲ 부부가 운영하는 사진관 동명동의 루씨스튜디오. 부인이 직접 관리하는 소담한 정원이다.
   
▲ ‘광주 도시정원 옴니버스축제’기간 진행된 동명동 마을정원투어. 이 날 시민들이 오픈정원 ‘보리와 이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 협동조합 산수다락)

<양림동 일대>

예향이라서 그럴까. 양림동 역시 골목골목 꽃으로 단장한 화단이 많은, 남다른 정원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양림동의 한희원 미술관에서 만난 화가 한희원씨의 말대로 양림동 일대는 아름다운 꽃으로 골목골목이 아름다웠다.

개인주택과 일반상가가 주로 들어서있는 동명동과 달리 개방된 근대문화유적지가 많다. 양림교회와 오웬기념관 근대건축물이 많은 때문인지 시간의 켜가 고스란히 쌓여있다. 광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인 우일 선교사 사택에 이를 때면 이국적인 느낌도 발산한다.

그리고 양림동에는 개화기에 지어진 이장우 가옥과 식민지 때 건축된 최승효 가옥 같은 고택정원도 있어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적절한 명소다.

또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 무인카페 다형다방에 들러볼 것도 추천한다. 그곳에서 과거 우리 조상들 삶의 애환을 기록한 사진도 볼 수 있다. ‘다형’은 광주에 연고지를 둔 시인 김현승 시인의 호다. 커피애호가로도 알려져 있어 이 곳 카페이름을 지은 것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이 밖에 그윽한 예술의 향취에 빠지고 싶다면 광주 출신 작곡가인 정율성 거리와 한희원 미술관 근처 거리를 산책해볼 것을 권한다.

   
▲ 양림동 골목에 위치한 다형다방
   
▲ 한희원 미술관의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화백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싸목싸목 마을정원나을이’ 투어코스 안내>

산수동·동명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동명오거리-코티안-고래집카페-동명동 주민커뮤니센터-푸른 길 옆 카페거리-신시와 커뮤니티 게스트하우스-보리와 이삭-동밖에 마실 골목-수하갤러리 옆 힐링가든- 황톳길-강복희 헤어스케치 옆 길가정원-알암인권도서관-카페 이랑의 시크릿정원

 양림동

푸른길기차와 푸른길공원-정율성거리와 정율성 생가-양림교회, 오웬 기념각-무인카페 다형다방-우일사 선교사 사택-양림산과 호랑가시나무-커티스 메모리얼홀-이장우가옥-한희원미술관-광주정공엄지려(충견상)-양림오거리-한옥식당-펭귄마을, 예술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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