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호(부산시 공원운영과장)

바람에 날리는 낙엽 그리고 싸늘한 초겨울 날씨가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연말~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흐른다.’는 말이 요즘 더욱 더 실감난다.

최근 국토부는 ‘건설기술자 등급 인정 및 교육훈련 등에 관한 기준’을 시행해 운영하고 있는 즈음에 조경업계에서는 위기·우려 등의 반대 목소리가 드높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술등급의 새로운 개편방식에 가치를 부여하며 즉각적인 제도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경력 및 자격, 학력 등을 종합하는 방식의 새로운 등급체계를 마련했다는 것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격, 학력, 경력을 연계해 기술자 등급을 인정하는 합리적인 제도이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이는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로 건설현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던 건설기술자들을 우대하는 제도로서, 현 정부 국정과제인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만들기’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주로 현장의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기술자들이 찬성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맞서 반대하는 쪽에서는 기술자 역량지수의 도입이 사실상 학·경력 제도의 부활을 의미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05년 폐지된 학·경력기술자(인정기술사) 제도가 사실상 부활하게 되며, 이는 국가최고 자격인 기술사가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결국 새로운 등급산정 방식이 국가기술 자격체계의 기틀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건설기술자 역량지수(ICEC, Index of Construction Engineer’s Competency)’ 도입을 골자로 등급체계를 개편하는 방식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의 기본골격을 다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국토부의 녹색도시과는 과장 외 3명으로 조경업계를 대변할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울러 우리 조경업계에서도 냉철한 현실인식과 반성이 있어야 하겠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조경업체의 질적 향상은 물론 전문적 기술을 바탕으로 태동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창업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적어도 규제와 퇴출 등의 제한적인 요인은 분명 있어야 한다고 본다. 솔직히 몇 해 전부터 창업되는 일부 조경업체는 태생부터가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러다 보니 조경업체의 공동체 의식, 동업자 정신이 결여되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경신문에서 연일 업계. 학계. 협회. 단체 등에서 무관심 또는 소극적 대응이라고 질타하고 있지만 조직의 지도부만 움직이고 하부조직은 전혀 무관심 할 뿐이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조경업체가 돈벌이에만 급급 한다는 표현이 적정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동업자 정신을 살리고 향후 먹을거리를 보전해야 하는 절실함을 인지하고, 조경업계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조경지킴이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조경업계. 학계. 협회. 단체 임직원·회원여러분 파이팅 합시다.

<글을 마무리하며>

올해 초 조경신문에서 ‘객원 논설위원’으로 원고를 부탁 받았을 때 조금은 망설였지만 나름 기대와 열정을 가지고 연재 하였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원고라는 통보에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되는 묘한 여운이 남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좋은 문장이 있으면 메모하여 기억하고, 습작 시에는 인용도 하며 정서적으로 감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단발성 원고도 쓰면서 나름 글제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조경신문 원고를 쓰면서 다시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8주에 한번 쓰는 원고이기에 별 부담 없이 평소 생각과 쌓아온 경험을 서술하면 되는 간단한 작업으로 생각을 하였습니다. 막상 첫 회를 쓰면서 저의 무지와 무모함에 대하여 깊은 반성을 하였습니다.

조경신문에 연재되는 것이므로 조경에 대한 전문지식을 명쾌하게 기술하여야 함에도 제가 가진 조경지식이 부족하고 제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글로 표현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책을 많이 읽고 많은 습작을 하라고 들었고, 저 역시도 그렇게 얘기 했건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또한 공직에서 차지하는 네임밸류(name value)만 가지고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처음 구상은 부산시 녹지 행정 업무와 공직을 통한 조경지식과 Know-How를 알리고, 정립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했지만, 저의 바람과는 달리 저의 지식은 한계가 있었고, 때론 바쁜 일정과 원고 마감일이 겹치면 남의 도움을 빌리는 경우도 있어서 독자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책감을 가집니다.

일을 하다보면 누구나 낙담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는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생이란 단거리 육상이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히 순간순간을 채워 나간다면 그 시간들이 자신에게 큰 선물이 되어 있을 것 입니다.

저 또한 오늘의 이 마음가짐을 다시금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미흡한 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여러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조경신문 애독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최인호 (객원 논설위원·부산시 공원운영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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