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내리는 눈 가운데 붉은 꽃송이를 피워내는 동백꽃, 한국조경신문에서 주최하는 ‘조경인 뚜벅이 투어’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지난 14일 동백꽃으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와 운곡습지, 고인돌 공원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이른 아침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출발한 뚜벅이들은 차가 조금 막힌 가운데 12시가 넘어 선운산에 도립공원에 도착했다. 선운산은 그 이름에 구름 속에 선을 닦는 산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꼽힐 만큼 그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선운사의 동백숲은 절 입구에서부터 3000여 그루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뤄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선운사 입구에서 관광안내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뚜벅이들
▲ 선운사 경내 도솔천의 낙엽
▲ 도솔천의 물이 검게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관광안내해설사

선운산의 울창한 숲 한가운데 자리한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이곳 동백나무숲과 장사송, 송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그 자태가 아름다운 경관이다. 선운산의 늦가을 단풍과 푸른 하늘은 그 가운데 자리한 선운사를 곱게 감싸고 있었다. 사찰 앞 도솔천을 흐르는 물은 검게 보이는데 이것은 도토리나무 등 참나무류 열매와 낙엽에 포함된 타닌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고창 선운사는 백제 역사를 그대로 머금은 1500년 전통의 숨결이 남아 있는 전북 최고 사찰로, 이곳 경내의 동백나무숲과 장사송, 송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는 이야기에 많은 뚜벅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선운사 흙담장 한쪽에 붉게 물든 낙엽이 장관이다
▲ 선운사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는 뚜벅이들
▲ 울긋불긋 물든 그다지 높지 않은 선운산이 선운사를 감싸고 있다
▲ 선운사 뒤편의 동백나무숲
▲ 선운사 경내의 낙엽
▲ 선운사 경내 천왕문 현판은 원교 이광사가 쓴 ‘동국진체’라는 독특한 서체를 썼는데 추사 김정희도 유배길에 처음 이 글씨체를 무시하고 현판을 떼어냈다가 유배가 끝나 상경하는 길에 다시 이 현판을 걸었다고 한다.
▲ 선운사 도솔천의 가을
▲ 선운사 도솔천의 가을

버스로 30분 남짓 걸려 도착한 곳은 유네스코 고창 생물권 보전지역인 운곡습지. 운곡습지로 가는 길에 있는 고인돌 공원에는 447기의 크고 작은 고인돌이 분포돼 있었는데 고인돌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이어서 선사 시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운곡습지는 운곡댐 건설로 용계·운곡의 10개 마을이 옮겨간 뒤 방치된 폐농경지가 습지로 변한, 낮은 산지에 자리한 습지로 2011년 4월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국제적으로 중요한 장소다. 이곳 운곡습지에 서식하는 생물 종만 확인된 것이 864종이나 돼 다른 습지에 비해 생물 다양성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 고창 고인돌공원은 고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운곡습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뚜벅이들

 

▲ 운곡습지 위로 난 데크를 걸으며 습지를 둘러보는 뚜벅이들
▲ 뚜벅이들이 운곡습지의 생물다양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운곡습지에 들어서면 탐방객을 위한 탐방로가 따로 조성돼 있다. 요리조리 나무를 피해가며 난 구불구불한 데크는 지상에서 50㎝ 가량 높게 설치됐고, 데크 중간중간 약간의 틈이 나 있다. 이는 데크 밑의 식물이 광합성을 하게 하려는 조치이자 생태동물의 이동에 방해되지 않도록 한 조치라고 한다. 마을에 사람이 떠난지 30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간 운곡습지의 생태 환경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오베이골의 풍부한 수량과 잦은 안개, 운곡의 수분은 자연 습지가 되기에는 최적합한 삼박자였다. 낮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운곡습지는 원시림으로 돌아온 듯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땅에 습기가 많아 키가 큰 나무도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어 옆으로 겹겹이 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온종일 햇볕이 쨍쨍하지 않고 선선했던 날씨는 나무숲이 울창한 운곡습지를 탐방하는 뚜벅이들에게 운치를 더해줬다.

겨울을 앞두고 조경인 뚜벅이 투어는 이번 고창 선운사와 운곡습지를 마지막으로 겨울잠에 들어간다. 늦은 시간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내년 3월 12일에는 더욱 알차고,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것을 기약했다.

※ 뚜벅이 투어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세 달간의 휴식을 취한다. 3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뚜벅이 일정은 한국조경신문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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