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가와 재독 미술가가 공동 제안한 DMZ ‘공중정원 프로젝트’가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프로젝트 홀에서 열린 ‘몽의 정원(夢의 庭園)―Dreaming of Earth’ 포럼에서 반 시게루 일본 건축가와 최재은 재독 설치 미술가는 ‘공중정원 프로젝트’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 프로젝트 관련 내용은 앞서 몇 차례 일부 언론에도 소개됐다.

‘공중정원 프로젝트’는 대나무와 천연 재료만을 써서 철원 지역 DMZ 내 한탄강을 따라 대나무를 이식해 10~20m 자라게 한 뒤 중간 3~6m 높이에 보행로를 만든다는 안이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왕복 보행로이며 보행로 중간 중간 공중 정원을 모두 12개 짓고, 군사분계선과 접하는 두 곳에는 높이 20m 전망대 ‘바람의 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나무는 반 시게루 건축가와 최재은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재료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쓰이는 대나무가 지역에 맞지 않는 식재로 계획되어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프로젝트 내용을 접한 강호철 경남과학기술대 조경학과 교수는 “대나무는 온대 남부지방이 자생지로서 온대북부 지역에서는 생존이 절대 불가능하다”며 “최종 프로젝트가 발표되기 전 수종 관련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조경분야 전문영역이 이렇게 매도되어도 관련분야에서 이의 제기가 없어 문제”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작가들과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Real DMZ Project)’라는 곳에서 최 작가와 반 시게루 건축가가 철원을 방문 후 남북을 연결하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기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구체적인 수종 제시 없이 수목을 식재하여 공중 산책코스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면 건축가와 미술가의 아이디어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DMZ’라는 민감한 구역의 상황과 환경을 저버리고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안은 원천 무효가 됨이 마땅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최재은 작가는 “지난해 이미 조사가 끝난 상황”이라며 짧게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번 ‘공중정원 프로젝트’는 관련 관계자들 소수만 알고 있는 프로젝트라는 지적도 있어 ‘공공성의 부재’라는 또 다른 측면에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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