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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문화, 세계문화유산적 가치 ‘충분’
지속성 위한 관리대책·차별화 전략 등 보완 필요
‘ISCCL 및 제주 전문가 워크숍’ 3일 해녀박물관서
[372호] 2015년 11월 11일 (수) 10:29:47 배석희 기자 bsh4184@latimes.kr
   
▲ 지난 3일 제주도 해녀박물관에서 열린‘ISCCL&제주 전문가 워크숍’

경작지 돌담(밭담), 울타리 돌담, 묘지 돌담(산담) 등 돌담문화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문화경관이다. 전문가들은 제주도 돌문화경관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지속성 여부, 지방정부의 관리대책, 비슷한 사례비교를 통한 차별화 극대화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 ‘ICOMOS-IFLA ISCCL 2015’ 하나로 ‘ISCCL&제주 전문가 워크숍’이 해녀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전문가 워크숍’은 제주도의 밭담 등 돌문화경관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확인하고 세계문화유산등재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스티브 브라운 이코모스 ISCCL 위원장은 “돌담과 신당 등 돌문화경관은 경관의 생태다양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한 뒤 “돌문화를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지방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방정부의 관리대책을 촉구했다.

또 그는 “제주도의 돌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 비교해야 하며, 그 비슷함 속에서 제주도 돌문화만의 차별화된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팽한(Feng HAN) ISCCL 중국 대표 역시 “제주 돌문화경관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는 충분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농촌경관은 유지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문화와 산업의 발달로 인한 전통적인 농업의 지속성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며 “그 가치를 어떻게 지속시키고,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 밖에도 제주도의 돌문화와 비슷한 경관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탈리아의 섬 판텔레리아의 돌경관을 소개한 Lionella Scazzosi 이코모스 이탈리아 대표는 “농촌경관은 경제, 문화, 사회, 환경적인 가치를 갖고 있어서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적인 관리정책이 필요하다”며 “농촌경관의 보호관리 차원에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해야 하며, 무엇보다 농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Juliet Ramsay 이코모스 호주 대표는 바위 혹은 산악지역의 사례를 소개하며 대상지의 역사와 지역주민의 삶의 변화와 함께하는 관리가 필요하며, 특히 지역주민의 관리와 지방정부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김현민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현재 제주도는 아스팔트로 길을 포장해도 가장자리엔 돌담을 쌓고 있으며, 집을 새로 지어도 담은 돌담으로 쌓고 있다. 또한 귀촌인구의 증가와 다른 시도 대비 농가수익이 중간이상임을 고려하면 제주도에서 농민이 갑작스럽게 줄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김 과장은 “제주도 인구가 60만 명으로 10만 명이 증가하는 데 23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1년에 1만여 명씩 증가하고 있어 몇 십 년 이내에 100만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구급증에 따른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구증가에 따라 지하수 관리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비가 내리면 한라산에서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 물을 보전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은 ‘돌문화유산 및 문화경관’이라는 주제로 제주도의 돌문화의 가치를 소개했다.

박 소장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는 현무암이 많다. 과거에 이 돌은 경작을 위한 삶의 장애물이었다면 최근에는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밭담은 경작지의 경계이자 말과 소들의 농작물을 피해를 막고, 방풍벽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런 제주도 밭담은 현재 2만여 km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밭담 이외에 마을울타리 돌담, 묘지 돌담, 물고기를 잡는 돌그물,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3개의 성 등 돌문화는 삶 속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마을 주민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신당 역시 돌문화의 범위에 있다.

박 소장은 “제주의 돌문화는 장애물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넘어 생활문화, 정신문화로 활용되고 있으며, 돌의 흔적은 대지 위에 그려진 낙서장이자 역사서다”며 “제주도민의 삶의 발자취가 반영된 돌문화는 제주의 경관자원이며, 비록 도시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돌담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제주마을의 성소 신당’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은 제주도에는 마을 곳곳에 400여 개의 신당이 있으며, 이곳은 영적인 공간이자 성스러운 장소라고 소개했다. 특히 신당은 제주 주민의 일생생활 속 문화경관이며, 민중들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좌장을 맡은 성종상 조직위원장은 “제주 돌문화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을 교류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계속 만들어져야 제주 돌문화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는 말로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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