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균(순천대 조경학과 교수)

조경산업 분야는 과거 국토개발, 산업개발, 주택건설, 도로개설 등의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급속한 성장을 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경산업 분야가 생존에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도미노 현상처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조경 경기의 침체와 여러 타 분야에서 조경 고유의 영역의 침탈(?)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전략경영에서는 ‘지속적인 존속’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존속’은 자기의 영역을 잘 지키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살아남는 것이다. 자기의 영역을 잘 지키는 것은 여러 환경들로부터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조경산업 분야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생존전략’이라는 말은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생존전략’이라는 개념은 식물생태학에서 엿볼 수 있다. 식물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공생’ 또는 ‘기생’의 전략을 가지고 있다. ‘공생’은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고, ‘기생’은 자신이 살기 위하여 다른 생물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것을 착취하거나 침해 하는 것이다. 조경산업 분야에도 공생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미덕이 있는가 하면, 외부 침입자들에 의해 수많은 기업과 조직이 어려움을 겪거나 줄 도산하는 안타까운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조경산업은 다른 분야를 침해하기 보다는 다른 분야와 협력을 통해 공생한다는 미덕을 가진 공생전략이 필요하다. 생존전략을 갖지 못하거나 여러 가지 내부 또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식물들은 도태된다. 기업 경영은 가급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불가피하게 도전을 받을 때는 큰 피해를 받지 않도록 대응 가능한 경영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대 들어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분야별 자원경쟁이 심화되면서 조경산업은 타 분야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고 있을지라도 피압 당하지 않을 조경분야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식물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햇빛, 수분, 양분 등이 필수적인데 이는 제한적 공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개념이다. 식물이 도태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려면 여러 가지 생존전략을 갖는다. 또한, 어떤 식물은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하여 식물의 키를 다른 식물들 보다 더 높게 자란다. 어떤 식물들은 토양수분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하여 뿌리를 깊숙이 뻗어 나간다. 어떤 식물들은 외부 침입자의 견제를 위해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식물 곁에서 서로 피해를 주지 않고 서로 도우면서 더불어 살아간다. 어떤 식물은 뜨거운 태양, 냉혹한 찬 기온, 거친 태풍 등의 거친 환경으로부터 보호 받기 위하여 키 큰 식물 아래에 보금자리(habitate)를 잡는다. 어떤 식물들은 다른 식물들과 자원을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조경산업분야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들과 협력하여 상호 간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공생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고객의 욕구와 수요가 변화하는 것을 고려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조경산업분야가 여러 분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작금에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끊임없는 산업구조의 개선과 역량이 필요하다. 산업구조가 경쟁 상태를 결정 지으며, 기업생존 전략의 배경이 된다(Teece et al., 1997). 기업이나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산업을 선택하여 그 안에서 매력적인 경쟁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분야 또는 사람들만이 적응하거나 생존할 수 있다. 만약 조경이 다른 분야처럼 어느 특정 부분만 업역으로 다루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조경은 경쟁력이 떨어져 오늘날 조경의 역할과 지위(niche)를 차지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조경은 어쩌면 다른 분야들이 소홀이 한 것들을 귀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학문으로 그리고 일상생활에 유용하면서도 기능적으로 우수하고, 아름다우며, 지구환경을 건전하게 가꿀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해 왔다. 때문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조경인을 인정하고, 조경인이 이룩한 업적들을 칭송하며, 그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조경인 스스로도 누군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자신과 자신의 동료들이 함께 이뤘다는 자기 실현감을 갖게 되지 않나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경분야는 조경, 그 자체가 뚜렷이 ‘이것이다’ 아니면 ‘저것이다’라고 명료하게 정의하거나 개념화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빛’과 ‘소금’ 같은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현대에 들어서 경제 환경은 다변화 하고 있고, 고객의 수요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조경산업 분야는 조경 고유의 영역을 잘 지키기 위한 경쟁우위의 전략 실천대안으로 ‘역량강화’를 해야 할 것이다. 역량이란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역량이 있으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고, 갖은 환경변화에서도 적응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업이나 조직경영에서 수많은 환경요인들이 변화무쌍하게 변하고 있고, 수많은 신규 진입자들이나 경쟁분야들이 호시탐탐 업역을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기업이나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조경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산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다양한 외부환경요인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경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유 영역를 개발하고 역량 강화를 통해 조경 산업만의 확고한 지위(niche)를 갖고 안정된 산업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도균 (객원 논설위원·순천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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