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영예의 대상(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가 선정됐다.

올해 10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일상생활 공간을 주민들이 쾌적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이바지 단체와 지자체를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전국의 공공 기관 및 민간단체 등에서 접수한 작품에 대해 서류 심사·발표 심사·현장 심사 등 3단계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총 6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올해 대상으로 선정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는 사람이 빠져나간 옛 도심 일원에 미술가와 예술가가 모여 갤러리, 공방, 문화센터 등을 만들고, 주변의 상인과 연계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도록 만든 공간 문화 프로젝트다. 고즈넉한 거리가 문화·예술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공간으로 변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2015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의 수상작으로는 ▲최우수상(국무총리상) : 경기 화성시 ‘소다미술관’ ▲거리마당상(장관상) : 대구광역시 중구 ‘가객 김광석, 그리며(畵), 그리워하다(想)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누리쉼터상(장관상) : 부산광역시 사하구 ‘회화나무 샘터공원’ ▲ 두레나눔상(장관상) : 서울시 은평구 ‘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서울크리에이티브랩(HUB&SCL)’ ▲우리사랑상(장관상) : 서울시 동대문구 ‘선농단 역사문화공원’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0월 21일부터 10월 25일까지 5일간 열린 ‘2015 대한민국 건축문화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진행했다. 올해 수상작들로 선정된 공간들은 사진, 영상물, 모형 등으로 구성된 작품 전시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전남 순천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전남 순천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전남 순천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순천시,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전남 순천시)

▲대상(대통령상) : ‘순천읍성 천년의 문화를 즐기다. 천(天) 천(千) 희(喜)’

 

소유자 : 전남 순천시

설계자 : (주)앨리스 허명수, 디투문화공동체 이강숙

위 치 : 전남 순천시 향동 일대

 

순천의 옛 도심 일원에서 시작된 ‘천천희’ 프로젝트는 사람이 빠져나간 옛 도심에 미술가와 예술가 여럿이 모여 갤러리, 공방, 문화센터, 체험 학습, 공연장, 작은 도서관 등을 만들고 주변의 상인들과 연계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게 만든 공간 문화 프로젝트다. 문화 소외 지역이었던 골목길과 상점들을 몇몇의 작가들과 주민들이 문화의 공간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거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한 작가들의 공방 그리고 갤러리들의 모습이 어울려 어디에도 없는 문화 예술의 거리가 펼쳐지고 있었다. 여기에는 왠지 봄·여름·가을·겨울, 그 모든 계절에 그 나름의 색을 가지고 책과 음악, 미술이 함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소다미술관’(경기 화성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소다미술관’(경기 화성시)

▲최우수상(국무총리상) : ‘소다미술관’

 

소유자 : (주)슈퍼젤리

설계자 : 권순엽 SOAP 에스오에이피 건축사사무소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707번길 30(안녕동)

 

경기도 화성시 소다미술관은 찜질방을 개·보수해 미술 공간으로 재활용했다. 인구 40만 도시에 갤러리가 하나도 없음을 깨닫고 버려진 찜질방을 문화적 대안 공간으로 상상할 만큼 창의적이고 능동적이다. 소다미술관의 특별함은 다른 공공사업과 견줘 볼 때 분명 새로운 형식의 문화 기획이다. 물론 그 평가는 전적으로 시민들 혹은 사용자의 몫이지만, 전국 도시들이 앓고 있는 문화의식 부재, 개인 자본가들의 공공사업에 대한 무관심 등을 감안할 때 소다미술관 개발 방식은 주목할 만한 기획이다. 또한 그 곳이 비범해 보이는 이유는 미술 공간이 기능을 상실한 다른 시설과 만났을 때 그 특질을 이용하고 공간 프로그램을 기민하게 조립한 방식에 있다. 물을 담는 목욕탕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미술 작업장이 되고 지붕 없이 방치된 찜질방 건물은 하늘과 함께 전시물을 관람하게 한다. 옥상은 이동성을 고려한 컨테이너 갤러리와 함께 야외를 활용한 놀이와 휴식의 장소이다. 소다미술관은 건물의 개·보수의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어 폐기된 수많은 도시 공간의 재생산 가능성을 보여준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거리마당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가객 김광석, 그리며(畫), 그리워하다(想)-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대구광역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거리마당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가객 김광석, 그리며(畫), 그리워하다(想)-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대구광역시)

▲거리마당상(문화체관광부장관상) : ‘가객 김광석, 그리며(畫), 그리워하다(想)-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소유자: 대구광역시 중구

설계자: 장미진, 이정호, 이우열·신범식

위 치: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2224-2(방천둑길 일원)

 

장소와 경관은 다분히 시각 중심적이지만, 오히려 비시각적인(청각적 또는 음악적) 요소가 장소와 경관을 바꾸는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대구시는 최근 수년 동안 낡고 쇠락한 도시 공간들을 재생해 많은 이들이 찾고 즐거운 경험을 하는 장소로 바꾸기 위해 상당한 고민을 해왔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방천시장 근처에서 한국 대중가요 사상 불멸의 음악가인 ‘김광석’이 출생하였다는 ‘과거사’는 사실, 지역에서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으리라. 그래서 지역 예술가들을 모아 담장마다 김광석과 관련된 벽화들을 그리고 또 그리고, 그의 동상도 세웠다. 김광석 ‘보여주기’에서, 시각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어떤 면에서는 얄팍하거나 혹은 실체 없는 과장으로도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기존의 공간들이 보다 창의적인 장소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은, 다분히 청각적인 것과 시각적인 것이 공감각적으로 경험될 수 있는 ‘마을 방송국’과 ‘야외 음악당’과 같은 공간들이 들어선 데 있다. 시간이 지나 ‘김광석의 거리’가 미술과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는‘즐거운 장소’로서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로 가꾸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누리쉼터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회화나무 샘터공원’(부산광역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누리쉼터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회화나무 샘터공원’(부산광역시)

▲누리쉼터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 ‘회화나무 샘터공원’

 

소유자: 부산광역시 사하구

설계자: 풍경이엔지, (주)지에스엔지니어링, (주)정명조경개발

위 치: 부산광역시 괴정동 1244-5번지 일원

 

회화나무 샘터공원은 지자체와 주민의 노력으로 지역의 역사 및 생태 환경을 복원한 사례다. 역사에서 마을 조성의 근원이 된 회화나무를 살리고, 과거의 빨래터를 재현해 지역 주민들에게 쾌적한 쉼터 공간을 제공해 역사와 생태 환경이 통합된 건강한 공동체를 이룬다는 복합적인 의도가 돋보였다. 공간적으로는 좁은 골목길들이 만나는 지점에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소광장을 조성해 현재 개발 중인 마을 외곽의 고층 아파트를 연계하는 지역의 구심점을 만들고, 세대 간 소통을 주도하는 장소성을 가지게 되리라 기대된다. 그러나 역사복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 빨래터 재현, 만화식 벽화 조성 및 구역 보존 조경에 치중한 것은 역사의 현재성을 무시한 기존의 단편적인 문화재 보존에 머물게 할 우려가 있다. 특히 빨래터 복원과 의미 없는 쉘터의 제공 등 미미한 공공적 보완은 이 공간이 가지는 잠재성을 감소하게 하며, 오히려 박물관처럼 죽은 공간으로 만들 우려가 있으므로 앞으로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주거 스케일의 입면과 프로그램, 그리고 동선 등을 좀 더 현재와 주민들의 일상에 맞도록 개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두레나눔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HUB & SCL’(서울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두레나눔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HUB & SCL’(서울시)

▲두레나눔상(문화체육부장관상) : ‘HUB & SCL’

 

소유자: 서울특별시

설계자: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

위 치: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684

 

과거 질병관리본부였던 이곳이 청년들의 창업 준비와 모임 등을 위한 사무 공간, 북 스테이지, 카페 등의 시설을 갖추고 한 공간에서 세미나, 워크숍, 전시 등을 용도에 맞게 변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공간으로 재생되었다. 벽이 있는 듯 없는 듯, 전체적으로 개방적이고 가변적인 공간으로 마련되어 각각의 활용성이 좋아 보였다. 섬세하게 쓸모를 궁리해 낸 자투리 공간들, 그리고 낯선 이들이 구경해도 개의치 않고 일에 열중하는 젊은 사업가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사무 공간은 조금씩 각각 달리 디자인되어, 비록 빌려 쓰는 공간임에도 사용자에게 점유자로서의 경험을 배려한 점도 느낄 수 있다. 이 청년들이 후일에 어엿한 사업을 이룬다면, 열정 가득하게 밤을 지새우고 일하던 이 장소를 어떻게 기억하고 간직할지를 가늠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청년’과 ‘창업’이라는 목표가 분명한 기획, 친절하고 열린 공간 설계, 열정적인 사용자들이 많던 현장을 둘러보고 새삼 더욱 깨달은 것은 ‘공간의 힘’이었다. 즉 청년 일자리, 자살, 실업률 등 그동안 우리가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여겨 왔던 문제들을 ‘공간’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HUB & SCL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마련된 장소가 어떻게 사회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사람들의 집합적 심성과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좋은 장소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우리사랑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서울시)
▲ ‘2015 제10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우리사랑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서울시)

▲우리사랑상(문화관광체육부장관상) : ‘선농단 역사문화공원’

 

소유자: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설계자: (주)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

위 치: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무학로 44길 38

 

선농단은 역사 자원 복원이라는 명제 아래 실현된 작업으로서 지역에 방치됐던 역사 자원을 활용해 주민들 공간 환경을 개선한 사례다. 자칫 역사에 치중해 기존 맥락을 침해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고, 전통문화 축제 및 유적의 복구와 정비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유적을 지형에 부합되는 경관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기존 초등학교와 연계되는 입체적 열린 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즉 역사 전통에서 과거의 과거성뿐 아니라 과거의 현재성을 동시에 충족시킨 사례로서 공간문화대상이 지향하는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장소성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입체적 지형 구조를 활용해 선농단 하부에 역사 문화관 프로그램을 유치함으로써 주민과 학생들, 방문객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 및 구체적인 문화생활에 이바지한 점은 전통과 문화를 토대로 한 지역 공동체의 재코드화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선농단에서 지하로 관통하는 빛 우물의 건축적 표현은 지역에 내포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음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선농단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장소로서 활용도가 부족한 편이므로 마을의 테라스 정원, 또는 열린 공공 공간으로 꾸며 주민들의 일상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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