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무늬만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 중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막대한 국비를 쏟아부어 도마에 올랐다. 생태관광을 위한 생태공원을 조성하고자 하천 복원 사업을 실시한 거였지만 결국 생태 환경 훼손, 돈 낭비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경기도 및 경남 등 9개 광역자치단체 관련 34개 시·군·구는 6019억 원을 들여 42개 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수 절차를 무시하고 졸속 공사를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 3월 30~5월 1일까지 20일 동안 감사인력 32명을 투입해 감사했고, 9월 3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한 결과다.
결과에 따르면 양산, 남원, 장수, 김제, 익산 등 34개 지자체는 2014년 말 기준 6019억 원을 들여 42개 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애초대로라면 지자체는 하천관리청이 수립한 하천기본 계획을 설계에 반영해야 했다. ‘하천법’ 25조 등에 의하면 하천관리청은 10년 단위의 하천 기본 계획을 수립하되 4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고 필요한 때 계획을 변경한 후 범위 내 하천 공사를 시행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지자체는 생태 하천 복원 사업을 추진 때 홍수가 발생해도 설치한 시설물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폭 넓히기, 제방 높이기 등 하천 기본 계획을 실시 설계에 반영하고 공사를 시행해야 할 것. 이는 지난 2011년 1월 기준 환경부 생태하천복원사업 추진 지침에 나온 하천복원사업 때 하천법을 준수해 추진토록 한다고 나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34개의 지자체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졸속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환경부는 일부 지자체들이 무시한 절차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수천억 원의 국비를 낭비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생태공원 공사에 245억 원(양산시 경우 159억)을 투입한 데 이어 향후 3655억 원마저 투입할 예정이라 결과적으로 4000억 가량의 예산 낭비를 자초할 상황인 것. 더욱이 전국 곳곳에서 조성 중인 생태공원과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은 홍수 피해에 취약해 전면 재공사해야 할 상황에 놓여 수해 위험 및 막대한 손실이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제69조의 규정에 따라 지자체에 국고를 지원해 양산시 회야강 등 126개 지방하천을 대상으로 수질과 생태를 복원하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총 사업비 1조9525억 원, 국비 1조2415억 원)을 추진하다 이런 우를 범했다.
현재 감사부는 환경부에 생태하천복원사업 전면 개선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관련 통보는 ▲환경부장관은 앞으로 하천기본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국고를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양산시 등 34개 지자체(42개 지방하천)로 하여금 하천기본계획을 반영해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 등이다. 또 하천기본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경기도지사 외 7개 지자체장에 대해서는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지방하천 관리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2월 국토부와 함께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할 시 하천기본계획을 설계에 반영토록 하는 MOU를 체결해 제도개선을 마련한 상태”라며 “이번에 감사원에서 지적한 것은 2014년 이전에 일어난 경우”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공사가 착공 중인 곳은 지자체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검토 중에 있다”며 “설치된 시설물에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노력을 갖추겠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하천기본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34개 지자체 42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다음과 같다. 오산시 오산천, 고양시 벽제천, 고양시 대장천, 남양주시 홍릉천 왕숙천, 광주시 목현천, 양주시 신천 덕계천, 정선군 지장천, 영월군 쌍용천, 홍천군 홍천강, 인제군 북천, 양구군 양구서천, 음성군 응천, 청주시 용두천, 옥천군 구일천, 예산군 무한천 탄방천, 당진시 역천, 아산시 매곡천, 서천군 판교천, 서산시 기포천, 김제시 마산천 신평천, 익산시 익산천, 영광군 불갑 삼학천, 나주시 월산천, 순천시 평곡천, 고흥군 고읍천 대강천, 보성군 보성강, 성주군 백천, 성주군 신천, 경주시 신평제, 문경시 금천, 청도군 풍각천, 영천시 대창천, 안동시 미천, 양산시 회양강, 대석천, 대구 달서구 대명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