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연 작가의 '일상이 시가 되다' 

 

▲ 김수연 작가

참가계기는?

원래 조경설계를 전문으로 한다. 그러나 정원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 정원문화가 조금씩 대중화되고 있는 요즘 조경분야와 정원은 아직 동떨어져있다. 스케일감이 너무 다르다. 그러나 최근 공공주택아파트나 리조트 공사할 때 정원스케일의 초화류 식재나 시설물디자인들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정원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이 생겼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현상설계가 작년 6월에 있었으나 행사가 취소되면서 1년 뒤로 연기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다. 덕분에 정원작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작품 콘셉트는?

모델정원의 주제가 ‘일상의 문화를 정원에 담다’인데, 정작 일상을 즐길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일상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 먼저 떠올렸다. 현대인에게 일상은 분주하고 반복된 시간으로 그친다. 그런 의미에서 온전히 마주할 수 없는 일상은 어쩌면 시와 같다. 쉽게 누릴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돼 버렸다. ‘일상은 시가 되다’라는 제목은 그렇게 탄생했다.

나만의 공간으로서 정원이자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하기 위해 위요되고 차폐되는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를 위해 철소재로 벽을 만들고 벽면 안쪽 지형을 마운딩으로 표현해, 앉아서 식물을 마주보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어진 대지는 박스형이었는데 정원에 난 길 뿐만 아니라 마운딩도 수조도 벽면도 모두 삼각형으로 분할돼 전체적으로 기하학적 이미지를 낳고 있다. 이로써 정돈된 정원의 느낌을 주려 했다.

그리고 단풍나무로 삼각형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려 했으며 더불어 위요감도 의도했다. 정원에 계수나무도 보이는데 성목이 되면 서향의 빛을 가려주도록 식재했다. 정원수들이 훌륭해 활착이 잘 됐다.

마운딩 형태를 띤 정원 하부에는 초화류 50여종을 식재해 사계절 두루 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설계단가는 낮아지는데 요구사항은 점점 높아지는 조경설계에 회의가 들기 시작할 즈음 정원을 디자인했다. 정원디자인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정원이 완성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도 생겼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인데 정원 주제가 작품의 성격을 좌우하는 것 같다. ‘일상의 문화를 정원에 담다’라는 정원의 주제였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의 안정된 정원 작품이 가능했다.

향후 작품 계획은?

내 의지대로 작업하기 힘든 조경 설계와 비교하면 퍼걸러나 시설물 하나하나 콘셉트에 맞게 구현할 수 있었던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정원문화박람회 출품을 위한 활동과 기존의 조경설계사업과 현실적으로 병행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정원봉사와 장미연구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 출품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정원 작품 활동을 할 것이다.

정원문화발전에 필요한 것은?

아직까지는 정원이 일반인들에게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기에 이르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조성 지원금 4000만 원을 들여 만든 것이다. 그러나 돈을 많이 들여 정원을 만들기보다 주변의 자투리 공간이나 공동주택에서의 가드닝 문화가 일반화됐으면 좋겠다.

▲ 김수연 작가의'일상이 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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