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 청산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나선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광복 70주년 및 을미사변 120주년을 맞아 계룡산 중악단 앞에 심겨진 일본산 가이즈카향나무 2그루를 제거, 그 자리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반송을 심었다고 7일 밝혔다.

을미사변은 1895년 10월 8일 경복궁에서 조선 주재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가 지휘하는 일본 낭인에게 명성황후가 시해된 사건으로 8일이 을미사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계룡산 중악단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사처로 현재 조선시대 삼악(상악 묘향산, 중악 계룡산, 하악 지리산)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김대현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 과장은 “중악단은 소규모임에도 화려하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조성돼 건축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조선말기 전통건축물” 이라며 “중악단 대문간채 앞에 가이즈카향나무가 심겨 있어 경관과 민족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가이즈카향나무는 일본의 신사 등에 주로 심겨 있는데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을 앞둔 1909년 1월 이토 히로부미가 대구에 방문했을 때 달성공원에 두 그루를 기념 식수한 것을 계기로 일본인 거주지와 행정관청 및 학교 등에 집중적으로 심겨졌다.

정석원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소장은 “이번 가이즈카향나무 제거는 단순한 외래수목 제거가 아닌, 국립공원과 사찰의 전통경관을 개선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한 민족 정체성 확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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