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 등 기능적인 구실만 하던 평범하고 칙칙한 전봇대가 디자인을 입혀 거리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역사와 젊음이 공존하는 성균관로‧혜화로를 전봇대 디자인 개선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10월 중 92개의 전봇대 및 가로시설물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발표한 ‘인도10계명’의 하나로, 당장 지중화를 통해 전봇대 철거가 어려운 경우 디자인 개선을 통해 도시경관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디자인 전문가를 통해 총 74점의 디자인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주거지역, 주민센터, 학교 등 지역적 특성에 맞게 서양화, 동양화, 사진, 패턴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선정해 전봇대에 부착함으로써 시민들이 거닐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신주 갤러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배움의 역사를 간직한 성균관 주변에는 ‘알아가다’는 주제로 잊고 있던 아름다운 순 우리말 등이 디자인 된 패턴 시트지 34점을 34곳에 제작해 설치한다.

또 올림픽 국민생활관과 혜화초등학교 주변은 ‘품다’는 주제로 시원하고 따듯한 풍경, 소박한 동양화, 귀여운 동물 그림 등 작품 24점을 주민과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25곳에 설치한다.

장면가옥 주변에는 ‘느끼다’는 주제로 가옥과 가로수에 어울리는 한옥풍경, 나무세밀화 등 작품 16점을 33곳에 설치한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인도 위 전봇대는 보기에 칙칙하고 보행을 방해하는 시설물로 여겨왔는데, 디자인 개선사업을 통해 거리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됐다”며 “앞으로 시민 호응에 따라 북촌로 등 여러 지역에 ‘전신주 갤러리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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