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해, 각 단체들의 연례 정기총회 행사가 한창이다.

정관에 따라 소정의 목적을 가진 각 단체가, 일반회원들에게 지난 해 사업 보고와 새해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중요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정기총회이다. 몇몇 단체들은 이번 정기총회와 함께 앞으로 이끌어갈 신임 회장의 취임식도 예정돼 있어서 어느 때보다 의미가 각별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한국조경의 위기’라는 말이 쉽게 나돈다. 풀리는 일은 적고, 가로막는 장벽들은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빈번히 정책 소외와 영역 침범이 자행되고 있어 건강한 조경업 육성과 정체성 회복을 위한 전환점 마련이 절실하다.

단적인 예로 조경직제는 신설되었지만, 국가직 조경공무원은 올해도 뽑지 못하고 있으며, 지방직 조경공무원 채용도 처음 시행됐던 작년 78명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제주도는 여태 한명도 채용공고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전국 232개 시군구까지 따져보면 가야할 길은 하염없이 멀기만 하다.

산적한 과제가 어디 ‘조경공무원’ 뿐이겠는가? 각 단체마다 처한 고유의 상황에 따라 당면과제가 다를 뿐이지, 속을 들춰보면 비슷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조직과 업계의 발전을 위해 비전을 정하긴 했지만 제도적인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도 있고,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다른 집단의 수구적인 태도가 벽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미래를 내다보고 더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했던 내부의 원인도 찾아볼 수 있다.

어느 것이든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여태 걸어왔던 관행의 길을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 단체장들이 제시하고 있는 비전에 귀를 기울여보라.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한 때가 오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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