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마을박람회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가 막을 내렸다. 함께 손을 잡고 공동으로 행사를 연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 참가자 일동은 행사 주제인 ‘마을을 잇다 세상을 짓다’처럼 마을을 잇고 세상을 지었을까. 행사와 얽힌 숫자를 통해 가늠해본다.

 

30~40

12일 오후 1시 서울 은평구 혁신파크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올해 서울마을박람회와 마을만들기전국대회 폐막식에 참여한 인원수다. 대략 그렇다고 전해준 이는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홍보 담당자. 원래 폐막식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전날 한 시간 앞당겨졌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기자는 보지 못했고 뒤늦게 알았다. 폐막식 행사 시간에 맞춰 갔을 때는 이미 끝나고 난 뒤였다. 인원 수가 말해주듯 폐막식은 기대했던 것보다 초라한 모양새로 마무리된 듯했다. 행사 1일차였던 지난 10일 어림잡아 200여 명 안팎이 모여 앉은 개막식 장면과 대비된다. 당시 개막식 주변으로 퍼져있던 마을기업존 등 행사장 인파까지 합하면 넉넉잡아 500여 명 안팎이 개막식 흥을 돋운 바 있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전국대회 참가자 등이 개막식 이후 주요 토론을 마치고 그날로 내려간 경우가 많아 쓸쓸함을 더했다.

▲ 서울마을박람회에 참가한 40개 마을명이 적힌 상자가 개막식 전시를 장식하고 있다.

25·40·20

서울마을박람회 행사로는 25개 자치구 이야기가 하루 동안 혁신파크에서 진행됐다. 구 자랑 관련, 김소라 노원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담당자는 “노원은 민간 거버넌스 구축이 잘 되어있다”며 “김성환 구청장의 안녕하세요 캠페인을 비롯해 공릉동 꿈마을처럼 주민 중심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돼 있다”고 소개했다. 최순옥 은평구 마을지원센터장은 “은평구도 김우영 구청장이 재개발 대안으로 도시재생 공약을 내건 이후 주민들 안에서 두꺼비하우징 등 공익사업이 활발히 일어났다”며 “덕분에 2년 연속 최우수마을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 때는 강서구 정익는마을, 양천구 지양숲속마을, 종로구 달빛아래 생생마을, 성북구 참길음마을 등 관할 40개 마을이 활동방향을 다짐하는 서울마을의 약속 및 마을인연맺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주변 마을기업존에서는 정읍시공동체협의회 등 전국 20여개 마을기업팀이 참가해 행사 기간을 활기차게 달궜다. 이중 광진구에 있는 김동와 사회적기업 희망을심는나무 대표는 “맞춤형 프린터 화분과 마술제품 판매 등을 통해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며 “민관이 함께 노력한다면 소외 계층도 더불어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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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전국대회는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이번에는 서울마을박람회와 함께 출발했다. 권상동 마을만들기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강릉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은 개막식 무대에 올라 이렇게 떨리기는 처음이라면서도 올해 회차가 갖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차분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2007년 진안에서 출발, 창원·수원 등을 거쳐 서울서 8회를 진행한다. 이번에는 서울시 마을박람회와 공동 개최한 첫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처음으로 시작한 게 또 있다. 마을 선언이다.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제안되고 논의되고, 다양한 자유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사이)우리는 주민으로서 살고 있다. 주민이기 때문에 활동가일 수 있다.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 서울마을박람회·마을만들기전국대회 개막식이 혁신파크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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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위원장이 예고한 마을만들기전국대회 선언문은 폐막식서 선포됐다. 또한 참가자들의 생각을 모아 4개결의문으로 갈무리됐다. 한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애초 초안에서 여러 번 수정됐다. 1일 차 때 가진 기획콘퍼런스 등에서 선언문 유의미성을 둘러싸고 내부 구성원 간 파열음이 적잖이 일어났다. 이 같은 진통을 거친 끝에 나온 선언문은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를 상징하듯 주최 주관 측 8명이 돌아가며 한 단락씩 읊어나갔다.

선언문 선포는 김소연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대외협력팀장, 마상헌 전국마을만들기네트워크 협동사무국장, 이동준 당진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류민수 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 사무국원, 홍아민 서울시마을공동체담당관 주임, 유지연 서울마을기업연합회원, 최현정 일상예술창작센터사무국장, 조옥분 은평구마을지원센터 사무국장 순으로 진행됐다.

전체합창에 앞서 이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우리는 믿는다. 마을은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들이 공존하는 우리의 삶터이며, 우리라는 이름으로 소외되는 사람들과 생각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마을은 자치의 토대 위에 안전하고 굳건하게 서야하며, 마을민주주의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방법론은 각자의 상황과 선택의 바탕 위에 이루어져야함을. 우리는 믿는다. 공무원, 활동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함께 협력해서 주민이 중심 되는 마을만들기를 돕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미래와 현실에 마주한 사명임을. 우리는 믿는다. 우리가 꿈꾸고 공유하는 마을만들기의 철학과 가치는 단순히 세상에 유행하는 그 어떤 것도 아니며, 함께하는 모든 이가 가장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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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관끼리 뭉친 마을만들기지방정부협의회 출범식이 개최됐다. 전국 51개 기초지자체와 4개 광역지자체 등 55개 지방정부가 첫날(10일) 오후1시 혁신파크1층 다목적홀에서 공식 출범을 알렸다. 그렇다고 모두 온 것은 아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지방정부협의회 상임회장 지자체장을 맡은 엄태영 수원시장, 김생기 전북정읍시장, 이항로 전북진안군수, 박우섭 인천남구구청장, 민형배 광주광산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진선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것을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출범식이 끝난 뒤 개막식 축사를 통해 “마을공동체 정책을 선언한 이후 3000개가 넘는 다양한 마을공동체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마을만들기가 열풍이다. 마을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 마을만들기는 과거 새마을운동과 다른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운동”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스스로 마을 행복을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달 열릴 마을만들기네트워크 대화모임(46회)은 고양시에서 열린다. 송기섭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위원장은 “주민이 많이 참여하는 대화모임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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