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전남 순천시가 그동안의 간절한 바람대로 ‘국가정원 1호’로 지정받았다.

‘정원박람회 개최-정원정책 법제화-국가정원 지정 추진’ 등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역대 녹지분야 현안 가운데서 이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속하고도 원안 가깝게 처리 되었다. 좋은 징조다.

지난 5일 시민들과 함께 성대하게 치러낸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을 지켜보면서 순천만정원이 가진 잠재적 가치와 순천시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지정 ‘1호’라 함은 지역을 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으로 순천만정원을 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개정된 법령에 따라 ‘국가정원’ 지정이 끝났지만, 일부에서는 개념과 정의에 대해서 못마땅해 하는 이들이 있다. 기능과 형태면에서 정원이 아닌 공원이라는 주장으로 국가정원 지정 자체가 모순된 것이라는 것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공원이라 불리는 게 합당할 수도 있겠으나, 현행 공원정책 체계에서 순천시가 정원이 아닌 공원을 선택함으로써 인센티브를 얻을 확률은 거의 없다. 지역마다 보유한 자산이 다르고 이들의 차별화된 경쟁력 또한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분류에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할 사안은 아니다.

순천시가 도시의 개발압력을 막고 천혜의 자원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 개최한 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을 거뒀고, 이후 일관되게 정원도시 브랜드를 내걸며 도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것은 순천시가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한 것이며,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결과물들이다.

이처럼 순천시는 도시경영 전략의 전면에 정원도시를 내걸고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한 전면적인 운영전략을 짜고 있다. 최근에는 정원도시 마스터플랜을 발표해 도시재생의 중요한 지렛대로 삼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가정원산업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정원산업 특성화대학에서 인재가 배출될 것이며, 시민들의 가드닝 교육도 폭넓게 전개되고 있다. 순천시는 도시 곳곳에 정원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가든센터 및 소재산업 전시장을 개설하면서 정원산업 중심에 서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순천시는 그동안 독립적으로 정원산업 진흥과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해 힘써 왔을 뿐만 아니라, 국가 정원정책이 시행되기도 전부터 독자적인 기반을 쌓아왔다.

우리 국민의 정원 수요는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정원정책은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고 산업은 뒤를 쫓기에 정신이 없다.

순천만 국가정원 지정은, 단지 그 선언적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순천시 나름대로 정원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경주한 결과 누구보다 선두에 서게 됐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원은 순천시의 그것과, 아닌 나머지 것으로 구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편차가 커지고 있다.

내세울 거라곤 쥐뿔도 없었던 지방 소도시에서 강력한 개발압력을 막아내고 천혜의 자원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정원박람회를 창안해 성공적으로 치러낸 순천시의 사례는 세계적 성공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순천시가 좋은 모델로 성장하면서 다른 지자체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건강하게 견인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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