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착공식이 진행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와 참석자들은 반송에 흙을 날랐고 길원옥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어 반송에 걸었다. <사진 = 박흥배 기자>

“숲과 아름다운 정원을 통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찾아드리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가슴이 벅찹니다”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 공원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한 “이곳이 할머니들을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숲과 정원, 쉼터가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365mc복지재단, 숲 조성 전문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 등은 이날 오후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착공식을 열었다.

현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이렇게 좋은 장소에 우리를 기억하게 해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선호 365mc복지재단 이사장은 “이곳을 누구나 언제든지 찾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며 “할머니들 이야기를 영원히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이 나무는 영원히 자라며 이것을 끝까지 기억하게 만들 것”이라며 “또한 이 나무는 여기에 오는 많은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능을 주고 있다. 그런 기능들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아있는 많은 세대까지 길이길이 남겨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디자인은 영국 첼시 플라워쇼 아티즌 가든 부문 최고상 수상자인 황지해 정원 작가가 맡았다. 황지해 작가는 “꼭 기억해야 하는 것에 대해 설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설계안을 발표했다.

황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열두 살 최연소 가장 어린 소녀가 있었다”며 “이 공간에 열두 살 소녀가 태양 빛이 아주 따스한 어느 뜨락 마루에 걸터앉아서 마당을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그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황 작가는 할머니들이 그린 수채화와 압화 등을 중심 스토리로 정해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행사 중에는 기념사 발표와 음악 공연 등도 진행했다. 이어 길원옥 할머니와 참석자들은 삽으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의 첫 나무인 반송에 흙을 날랐고 길원옥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어 반송에 걸었다.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평균 나이가 90살인 가운데 다음 세대가 위안부 피해 역사를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숲을 조성하자는 목적에서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나무를 심는 사회혁신기업인 트리플래닛에 365mc병원이 사회공헌 차원으로 제안하며 시작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대변해 온 사단법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사회혁신을 꿈꾸는 디자인 회사 ‘마리몬드’가 협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800㎡ 규모의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터를 제공했으며 조성한 숲은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리는 10월 3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조성 프로젝트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8월 13일부터 모금을 시작했으며 365mc병원은 이번 숲 조성을 위해 5000만 원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숲 조성을 위한 모금은 오는 9월 30일까지 계속하며 참여는 온라인 모금 페이지(http://treepla.net/nabi_forest.html)에서 할 수 있다.

▲ 3일 오후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착공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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