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건물 옥상에 인공습지를 쉽게 만들고 생물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인공습지의 가장자리인 수변 부분을 조립형 구조물로 구성하고 여기에 미리 재배한 습지식물을 심어서 습지 내에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게 하는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은 물을 통과시키는 토목용 섬유소재 등으로 제작된 상자 모양의 구조물(식생플랜터)에 인공토양을 채워 넣고 습지식물을 심어서 인공습지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 인공습지 단면도<자료제공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기존에 흙을 쌓아 인공습지를 만드는 기술은 가장자리 토양이 침식되고 그로 인해 습지가 육지로 변하는 육화현상이 일어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남에따라 단일 식물종이 습지식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점종 현상도 일어났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공사 기간이 짧고 간편한 것은 물론 잡초 제거 및 습지식물 관리도 용이한 강점이 있다. 조립식 구조물을 이용하여 습지를 만들기 때문에 가장자리 침식 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미리 마련된 구성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

환경산업기술원 분석 결과 개발된 기술을 적용할 때 조성비는 3.3㎡당 43만 원으로 이전 방식의 85% 수준이고 연간 관리비용도 186만 원으로 50% 정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양한 단위구조물과 인공토양에 미리 재배된 습지식물을 심어서 계획한 식물종을 효과적으로 유지·관리하며 습지식물도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다.

최고 수심은 35㎝로 10~15㎝는 급수로 유지하고 그 이상은 빗물을 활용한다. 겨울철에는 물을 채워 썰매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유용생물자원연구단(단장 박종욱 서울대 교수)의 세부과제 연구기관인 (주)한국도시녹화(김철민 대표)에서 연구했으며 2011년부터 2016년 3월까지 환경정책기반 공공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 잠일초등학교 인공습지<사진제공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연구팀은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인공습지를 조성해 조름나물·낙지다리 등 총 15종의 습지식물을 심은 결과 수질은 ‘매우 좋음~좋음’을 유지했고 소금쟁이 등 14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통한 습지 조성은 옥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김철민 (주)한국도시녹화 대표는 “이번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적용한 포항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가 다음달 중순이면 완성될 것”이라며 “이밖에도 환경부 생태보전협력금 사업, 옥상녹화사업 등에 이번 인공습지 조성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은 도심 지역에서도 습지 생태계를 접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이번 도시형 인공습지 조성기술은 녹지가 부족한 도심 지역에 더 많은 습지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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