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어느날. 서울역고가공원 만리동광장 쪽에서는 다이빙대회가 열리고, 공원상부에는 지난 시절 서울역고가도로를 달렸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고, 만리동 봉제공장에서 만든 옷으로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서울역 주변에는 가이드를 따라 도보관광에 나서는 무리가 줄지어 있고, 공원일대에서 노숙인 재활 및 기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시에서 실시한 ‘서울역 7017 운영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이디어로 연출한 준공 후 서울역고가공원의 모습이다.

이번 ‘서울역 7017 운영아이디어 공모전’에 총 265건의 시민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이중 심사를 통해 우수상 5개를 비롯해 총 20개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시는 수상작을 비롯해 절반이상인 129건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향후 서울역고가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이들 아이디어는 서울역 7017 운영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접수된 265건의 아이디어는 종류별로 ▲마케팅·홍보방안 63건(24%) ▲고가 상하부 활용방안이 56건(21%) ▲사계절 프로그램 아이디어 55건(21%) ▲노숙인 경감방안 29건(11%) ▲기부 등을 통한 수익창출방안 21건(8%) ▲녹지관리방안 10건(4%) ▲시민주도 운영방안 7건(3%), 기타 24건(9%) 순이었다.

우수상을 차지한 양윤섭씨(취업준비생)는 ‘시간을 걷는다, 과거에서 미래로’에서 서울역고가 준공 즈음에 자동차 회사와 협업, 과거~현재 시대를 대표하던 다양한 자동차들을 걷기길로 변신한 옛 서울역고가 위에 전시하고 중간 중간에 푸드트럭, 버스카페 등을 배치해 재미를 더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 우수상을 수상한 윤나라씨(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서울로드(Soul Road)를 걷다’에선 서울역 주변 역사문화지역을 서울(Seoul)의 가슴(Soul)을 담는 길(Road)로 만들기 위해 도보관광 투어코스를 개발하고, 조사하고 가이드를 육성하고, 운영하는 시스템 일체를 제안했다.

서울역 주변에는 역사적인 지역이 많다. 청파동, 서계동, 회현동, 중림동에는 현재에도 옛 골목의 정취가 많이 남아있다. 도 국립극단, 약현성당, 서소문공원, 손기정공원, 서울역사, 남산, 남대문, 남대문시장 등도 중요한 명소들이다.

양윤섭씨는 “2년 뒤 서울역고가가 걷기길로 조성된다면 훗날 후손들은 차가 다니던 서울역고가의 유래를 잘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윤나라씨는 “서울역고가는 고가에서 머무르지 않고, 주변지역으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각각 전했다.

장려상을 수상한 원상연씨(가천대 조경학과)의 ‘고가수목원, 열선으로 겨울나기’는 고가 위 벤치에 겨울철에 동전을 넣으면 따뜻해지는 히터를 설치하고 돈의 일부를 주변 노숙인에게 사용하는 의미있는 기부시스템을 제안했다. 이는 추운날씨에 주변 노숙인들까지 배려하는 이용객의 따뜻한 마음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받았다.

장려상을 수상한 황세희씨(질병관리본부)의 ‘봉제공장에서 만든 옷으로 서울역고가 위에서 패션쇼 진행!’이라는 아이디어는 만리재길 주변 약 2500개 봉제공장에서 만든 옷으로 멋진 패션쇼를 주기적으로 열자는 내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하다.

특히 심사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평가받은 아이디어는 장려상을 수상한 지승환씨(서일커넥터)의 ‘고가다이빙대회’다. 만리동램프 하부에 약 9000㎡의 서울광장 규모로 조성되는 녹지광장에 한시적으로 인공풀장을 조성하고, 고가상부에서 이곳으로 뛰어내리는 다이빙대회를 열자는 내용이다. 만리동쪽 램프 높이가 약 10m로 다이빙하기에 적당한 높이고 녹지광장에 수심 4m 정도의 풀장을 만들면 충분하다는 것. 유명연예인 등을 섭외하면 충분히 흥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전국의 맛집, 유명 노점을 유치해 서울역고가 한쪽에 푸드빌딩을 설치하자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심사위원단은 전했다.

이번 심사에 참여한 김영준 MP(김영준도시건축 대표)는 “고가 활용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망라돼, 서울역 7017에 대한 기대를 확인하는 장이 됐다”며 “계속적인 시민 의견 수렴과 반영으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은 우수상은 서울시장상과 30만 원 문화상품권, 장려상은 서울시장상과 10만 원 문화상품권을 준다.

선정 결과는 내 손안에 서울 홈페이지(mediahub.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모전을 주관한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서울역 7017 아이디어 공모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서울역고가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역 7017 운영아이디어 공모 수상작
연번 시 상 수상자 아이디어 명 내 용
1 우수상
(5개)
양윤섭 시간을 걷는다, 과거에서 미래로 테마행사로 고가 상부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유행한 자동자 전시. 푸드트럭 등
2 정재우 비영리 민간단체를 활용한 서울역 7017 운영 극대화 방안 서울시에 등록된 약 2500~3000개의 NGO가 서울역 7017 조성 및 관리에 참여
3 윤나라 서울로드(Soul road)를 걷다 서울역 주변 이야기 수집, 지도 제작, 가이드 양성을 통한 도보관광 시스템 구축
4 이주희 삽목기부데이(경매형식) 운영을 통한 노숙자 및 독거노인 지원 삽목(揷木)을 활용한 식물경매행사를 통해 그 수익금으로 사회적 약자(노숙인 등) 지원
5 정경진 Trash + Homeless = Trashless Garden 노숙인을 활용한 쓰레기 없는 고가 운영방안을 통해 노숙인 문제에 관한 해법 제시
6 장려상
(15개)
서은주 한류 문화를 이용한 서울역 7017 고가 상하부에 한류를 상징하는 스타(연예인)를 주제로 한 도시숲 조성 및 관리
7 이해리 서울 꽃 정거장 플라워웨딩, 플라워카페, 플라워콘텐츠샵, 플라워드레스 등 꽃테마거리로 운영
8 황세희 봉제공장에서 만든 옷으로 서울역고가 위에서 패션쇼 진행! 만리재로 주변 2,500여개 봉제공장에서 제작한 옷으로 고가위에서 패션쇼 진행
9 원상연 고가수목원, 열선으로 겨울나기 겨울 고가 벤치에 열선을 설치해 돈을 넣으면 열이 들어오고, 동시에 노숙인기금 적립
10 윤동현 Ride+Enjoy+Feel SEOUL 고가상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보행편의 및 관광상품화
11 이찬주 서울역 7017 테마 푸드빌딩 서울역 7017내 테마 맛집빌딩을 조성하여 요리 챌린지 진행, 맛, 멋, 분위기 제공
12 이동진 서울 수목원, 꽃을 담다 꽃을 활용한 다양한 컨텐츠(휴대폰 케이스, 아크릴 공예품, 압화) 체험 및 판매
13 조용훈 하부공간을 활용한 노숙자 재활 후원 공방 설치 고가하부 공간에 공방을 도입하면서 노숙인의 재활과 연계 운영
14 이종필 고가보행로를 Open-Creative Office로 바꾸는 몇 가지 아이디어 태양광으로 청년들이 노트북 및 휴대폰 충전을 하면서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시설 제공
15 전미숙 잃어버린 한양을 찾아라 한양도성, 한옥을 모티브를 활용해 고가 일부 시설에 옛 한양을 기억할 수 있도록 운영
16 이준희 도전의 고가 프로젝트 서울역 주변 노숙인 자활을 위해 ‘도전의고가’라는 이름의 운영프로그램 도입
17 박승원 서울역 아고레나 고가 하부에 원형극장을 조성해 무형문화재 등 시즌별 문화행사 및 플리마켓 운영 등
18 지승환 서울워터페스티벌(고가다이빙대회) 개최 고가 하부 만리동광장에 풀장을 조성해 고가상부에서 다이빙을 하는 대회(페스티벌)개최
19 방기성 이색적인 공간으로 활성화 방안 트릭아트존, 타임스코프 설치, 프로포즈 무대 설치 등 이색적인 공간 운영
20 문경준 서울역 고가 재탄생을 위한 시민의 제안 고가 외벽에 스폰서기업 광고 및 정부/지자체홍보용 활용을 위한 미디어월 도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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