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야구장 공원의 정경                                             박흥배 기자 phb7439@latimes.kr

야구장 공원에는 물푸레나무가 안 보인다.
아마도 모두 야구경기 하러 갔나 보다
야구장은 늘 함성과 향연의 도가니
미국물푸레나무 vs 한국물푸레나무
스코어 3 : 0
9회말, 만루, 2O. 2S. 3B.
딱∽
한국물푸레나무가 피운 꽃이 앨버트로스가 되어
치어걸들의 황홀한 꽃 춤이 만발하고
스탠드엔 네로황제들이 열광하는데, 실은
야구의 꽃은 물푸레나무가 피운 것을
모두들 망각한 짜릿한 역전승의 도가니.

야구장 공원에는 물푸레나무가 안 보인다.
오늘도 모두 야구경기 하러 갔나 보다
야구장은 늘 함성과 탄성의 도가니
한국물푸레나무 vs 미국물푸레나무
스코어 3 : 0
9회말, 만루, 2O. 2S. 3B.
휙∽
미국물푸레나무가 허공을 가르며, 아웃!
치어걸들의 허탈한 나비춤이 너울지고
스탠드엔 네로황제들이 탄식하는데, 실은
허공에 진 꽃도 물푸레나무가 피운 것을
모두들 망각한 아쉬운 탄성의 도가니.

 

※ 삼복더위도 지났지만 프로야구의 열기는 식지를 않는다, 과거에는 야구가 남성 팬들만의 관심사였으나 이제는 젊은 여성 팬들이 더욱 열성이다. 야구의 꽃 홈런이 필 때 마다 야구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이열치열의 열도(熱都)이다. 이는 야구경기의 규칙과 내용을 터득하면 인생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런도 안타도 모두 물푸레나무방망이에서 비롯된 것을 망각하고 있다. 과거 서당에서 물푸레나무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회초리로 삼정승 육판서를 길러 냈고, 또한 농가에서는 농작물을 타작하는 ‘도리깨’로 유용했기에 지난날 농경의 원물(元物)인 물푸레나무를 오늘의 야구와 연계하여 보았다.

서원우(한국조경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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