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이후 달라진 정원도시 순천의 위상과 새로운 도시 비전을 마련하고자 서울대 산학협력단 성종상 교수팀에 용역을 의뢰해 순천형 정원의 도시 청사진을 마련했다. <자료제공 순천시청>

전남 순천에서 국내 첫 ‘정원도시’ 구상안이 나왔다. 순천시는 2045년까지 시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걸어서 5분이면 정원과 만나는 행복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기존 도시 계획 방안과 차별되는 것은 물론 21세기형 새로운 도시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는 11일 오전 순천시청에서 ‘정원의 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 결과를 직원들에게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는 박재민 한경대 건설공학연구소 전임연구교수의 발표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현장에는 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순천시는 정원박람회 이후 달라진 정원도시 순천의 위상과 새로운 도시 비전을 마련하고자 서울대 산학협력단 성종상 교수팀에 ‘정원의 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해 순천형 정원의 도시 청사진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21세기 미래지향적 정원도시를 추구하는 순천형 정원도시 모델 제안 및 2045년을 목표로 한 순천시 정원의 도시 비전 등이 담겨있다.

연구 결과를 통해 제안된 10대 역점 과제는 ▲습지 식물원 사업 ▲정원지원센터 건립 ▲정원문화의 확산과 관리를 위한 순천정원협회 설립 ▲녹색정원 연결(커넥터) 시범 사업(녹색 다리 등) ▲공공건물 등 활용한 시범정원 ▲한마을 한 숲 정원 가꾸기 ▲동천 해변 조성사업 ▲생애 주기를 고려한 시민정원사 양성 ▲시민정원 등록제 등이다.

▲ 도시 공간 종합 구상도<자료제공 순천시청>

용역에는 도시 구역별로 나눠 정원의 도시 공간 조성 방안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순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복원하고 물길정원을 만드는 ‘역사문화 정원지역’ 조성을 비롯해 열린정원과 테라스 거리 등 핵심 구역인 ‘봉화산과 조례호수공원지역’, 순천만정원과 저류지공원을 연결해 정원과 주거문화의 핵심 거점인 ‘순천만정원지역’, 생태정원 핵심 구역인 ‘순천만자연생태공원지역’ 조성 방안 등이 제안됐다.

아울러 연구진은 도심 공간을 생태축과 보행축으로 연결하고 도시 전역으로 정원을 확장하는 ‘그린가든 커넥터’, 순천만과 순천만정원 관광객을 도심으로 유입시키는 ‘파란정원 통로(블루가든 코리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부터 순천대 사이의 남북방향의 도로(10km)를 중심으로 중소규모 정원을 집중해 조성하고 연계하는 ‘열린정원띠(오픈가든벨트)’ 등 조성 방안도 제시했다.

순천이 ‘정원도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행복과 건강’

▲ 순천시는 11일 오전 순천시청에서 ‘정원의 도시 종합계획 수립’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용역 결과 설명회를 맡은 박재민 한경대 건설공학연구소 전임연구교수는 ▲정원도시가 무엇인지 ▲왜 순천이 정원도시인지 ▲순천이 정원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우선 정원도시에 대해 ‘복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정원도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도시계획가 에버니저 하워드(Ebenezer Howard)의 도시계획을 시작으로 정원도시의 등장 배경 등을 볼 때 정원도시의 목표는 녹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복리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 행복하고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왜 순천이 정원도시’인지에 대해 세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순천이 오랜 정원 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전원 풍경을 지니고 있는 점, 순천만을 간직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담고 있는 점, 최초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고 국가정원 1호 지정을 앞둔 점 등을 들어 순천이 정원도시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순천이 정원도시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선 순천을 정원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징, 기능, 실천 등 세 가지 큰 열쇳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도시를 만들기 위해 첫 번째는 상징물을 만들어야 한다”며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그는 기능과 실천에 대해서는 도시를 연결하는 ‘기능적 오픈 스페이스’ 체계를 만들고 시민들의 주도하에 정원 문화가 실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법 이용 및 전문가 유입, 순천정원협회 조직 등 제안
“질 높은 정원 만드는 것 중요하다” 강조

정원도시를 만들기 위한 10대 역점 과제를 추진하면서 필요한 과정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그는 우선 ‘기존의 관련법 및 조례를 잘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정원법과 조경진흥법을 연계한 정책 및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원도시를 가꾸기 위해서는 ‘전문가’ 유입 및 육성이 중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는 정원도시의 정책 발굴 및 세부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질적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정원 관련 부서에 조경, 정원 전문가를 선발하거나 정원도시의 비전과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총괄정원가(MP)를 도입하는 등 방법도 나왔다.

그는 또한 정원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문화의 결정체’인 점을 고려할 때 시민 스스로 정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순천 시민 모두가 정원사가 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관리·확산할 수 있는 기관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 주도의 정원 협회인 순천정원협회 SGS(Suncheon Garden Society)를 조직하여 체계적이면서 조직적인 정원 문화를 창출하는 등 방안도 그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연구를 통해 정원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원 소재와 용품 생산, 정원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유통, 순천습지식물원 조성을 통한 연구 거점 마련, 벤처를 통한 정원관광 육성 전략 등도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100~200년을 고려한다면 순천 정원도시는 역사 유산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질 높은 정원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정원도시 조성은)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고 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존 모델과도 달라 많이 힘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단히 성공적일 것 같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