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소강당에서 신림청이 주최하고 (사)한국무궁화연구회가 주관한 제7회 나라꽃 무궁화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이춘강 무궁화연대고문은 시민과 함께하는 무궁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박흥배 기자

나라꽃 무궁화. 어떻게 하면 좀 더 친숙한 꽃이 될 수 있을까?

산림청은 우리 국민이 진심으로 나라꽃 무궁화를 좋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해마다 전문가와 시민을 초대해 나라꽃 무궁화 심포지엄을 여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듯 보인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나라꽃 무궁화 대중화 방안’. 지난 17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소강당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을 계기로 쏟아진 이모저모 생생한 발언을 모아 무궁화와 가까워지는 방법에 대해 가늠해본다.

“우리집 앞마당 핀 무궁화, 가장 예뻐”
“제가 무궁화를 전문으로 연구하니까 가끔 제게 문의해주시는 분들 얘기가 그겁니다. 애국가에 나오는 무궁화가 뭐냐, 국가상징에 더 가까운 무궁화개체를 추천해 달라고 하시거든요. 그러면서 가장 좋은 무궁화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전문가들 의견도 좋지만 어린 시절 저희 집 앞마당에 무궁화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 든 개미를 잡고 꽃 끝을 입으로 빨면서 저도 다녔는데요, 바로 그 무궁화가 제가 본 무궁화꽃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좋은 품종도 좋지만, 특별히 이름 붙여지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우리 집 앞마당에 핀 무궁화’가 제일 아름다운 무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권해연(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인태 서울 길원초등학교 교장, 이춘강 무궁화연대 회장, 김기선 서울대 원예생명공학과 교수, 권해연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박흥배 기자


“애국심보다 호기심으로 감동 줘야”
“경기도 안산의 자원봉사로 가꾸는 무궁화동산은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조성된 최초의 나라꽃 체험학습장이에요. ‘무궁화가 나라꽃이니 사랑해야 돼’식의 주입식 접근은 우리 아이들이나 시민들한테 감동을 줄 수 없어요. ‘무궁화 꽃 한 개 따가지고 이렇게 돌리면 바람개비도 될 수 있어.’ 이렇게 말하면 호기심을 갖고 아이는 무궁화를 바라보게 돼요. 처음부터 애국심 운운할 필요가 없어요. 아, 이게 내 나라의 꽃이구나. 애국심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죠” - 이춘강(무궁화연대 회장)

“무궁화 길러봐야 아이들도 애정 생겨”
“무궁화는 잘라야 된다는 인식, 이거 우리나라 정원방식이 아닌데 그걸 참 바꾸기가 어려워요. 저는 우리 학교 아이들과 함께 무궁화를 심어봤어요.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무궁화를 심고 기른다면 저렇게 함부로 꺾거나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요. ‘정말 싹이 날까?’ 처음엔 의아해한 아이들도 진짜로 싹이 나자 몰려드는 거예요. 아이들은 화분에 주는 물도 집에서 가져온 자기들 먹는 물로 줘야지, 수돗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진딧물이 번지면 옆에 가지도 않을 것이다, 했는데 안 질려하더라고요. 그럴수록 오히려 더 보살펴주고, 얼마 전에는 하얀색 무궁화가 처음 나왔는데 다들 거기로 몰려가더라고요.(웃음) 다른 학교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김인태(서울 길원초등학교 교장)

“진딧물, 1년에 1~2번 약 치면 해결”
“무궁화 연구하는 분 사모님이 교편생활을 했는데, 한 학교에 갔다가 멀쩡하던 무궁화 가지를 잘라버리는 것을 본 거예요. 관리하신 분들께 이유를 묻자 진딧물이 끼고 지저분하니까, 에잇 그냥 잘라버리는 거라고. 무궁화를 심은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관심과 무관심 차이인 것 같아요. 나라꽃이라고 하면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진딧물 끼는 때가 일 년에 한두 번 대부분 정해져 있어요. 이럴 때 약 한두 번만 치면 되거든요. 무궁화는 정원이나 가로변에 심는 것 외에도 분재나 분식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어요. 하지만 무궁화 본연의 자태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원이나 가로변에 심기를 권장합니다” - 김기선(서울대 원예생명공학과 교수)

▲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소강당에서 신림청이 주최하고 (사)한국무궁화연구회가 주관한 제7회 나라꽃 무궁화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이춘강 무궁화연대고문은 시민과 함께하는 무궁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박흥배 기자

이날 전문가들이 발제한 심포지엄에 앞서 이종석 (사)한국무궁화연구회장은 축사를 통해 “7월이 오면 무궁화 꽃은 어김없이 피어나기 시작한다”며 “여름철 정원에서 피어나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이자 나무랄 데 없는 정원식물”이라고 자신했다.

행사가 끝난 뒤 무궁화를 담당하는 산림청 박승규 사무관은 “생활주변에서 무궁화를 많이 볼 수 있도록 식재 보급 및 사후관리에 노력하겠다”며 “일각에서는 무궁화를 애국심에 기초한 엄격한 꽃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그것보단 친숙한 꽃, 예쁜 꽃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무궁화 대중화에 중요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용하 산림청 차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2020년까지 전국 지자체별로 1개소 이상의 대규모 무궁화동산 조성 및 관리와 무궁화 선양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 확충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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