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라남도 담양군 소쇄원에서 드라마 ‘설련화’ 촬영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소쇄원 진입도로 일부가 훼손되고 특수 효과를 내기 위해 화학 물질이 정원 곳곳에 뿌려졌으며 크레인 등이 동원되면서 일부 식물이 훼손됐다.

촬영팀은 새벽까지 대낮처럼 조명을 밝혔으며 스텝들은 광풍각 마루에 신발을 신은 채 올라가 누웠다. 후손이 지내는 사랑방 문은 무단으로 열렸으며 자사호가 파손·분실됐고 그 안에 조명이 설치되는 등 무분별한 촬영은 이어졌다. 소쇄원 진입로 일부가 훼손되고 수목이 뽑혀 나갔다.

결국, 인근에 거주하며 소쇄원을 지키고 있는 양재혁(‘소쇄원’을 만든 양산보의 15대 종손)씨는 이를 보다 못해 항의했다. 그러나 촬영팀은 ‘사전에 담양군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촬영을 계속했다.

   
▲ (왼쪽)훼손된 소쇄원 진입로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촬영때 특수 효과를 위해 사용된 눈이 치워지지 않은 모습, 드라마 촬영팀이 마루에 누워있는 모습, 깨진 자사호<사진제공 양재혁씨>

이후 경찰까지 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문화재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신 오히려 후손이며 소쇄원 지킴이인 양재혁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수갑까지 채워 연행했다. 양 씨는 다섯 시간이 지나 촬영팀이 모두 철수한 뒤에야 풀려나올 수 있었다.

촬영을 허가해 줬다는 담양군은 국가명승에서 새벽까지 무분별하게 촬영이 진행되며 시설이 훼손되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담양군 문화체육과 담당자는 “문제 삼을 만한 훼손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특수효과 인공물이 정원 곳곳에 뿌려지고 진입로에 돌이 빠지거나 한 부분은 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자나 건축물이 파손됐으면 제작사에 손해배상 청구라도 하겠지만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

소쇄원은 조선 중기 양산보 선생이 조성한 별서정원으로 국가명승 제4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으뜸 민간정원이자 전통조경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국가지정문화재에서 몰지각한 촬영으로 물의를 일으킨 드라마 ‘설련화’는 2부작 사전제작 드라마 형태로 촬영됐으며, 송현욱 감독 연출에 HB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아 방송을 준비 중에 있다.

   
▲ 소쇄공 양산보의 15대 종손 양재혁씨가 소쇄원을 돌며 훼손된 구역을 가리키고 있다.


<인터뷰> 양재혁 - 소쇄공 양산보의 15대 종손

“촬영도 문제지만 소쇄원 원형 훼손 심각하다”

군청 담당자 바뀔 때마다 일관성 없는 복원도 문제
문화재청 나서 제대로 고증하고 복원계획 수립해야

촬영팀 훼손 상황을 설명해 달라
2일 병원 치료와 모임 등으로 외부에 있다가 자정이 되어서 들어왔는데 소쇄원이 대낮같이 밝혀져 있고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더라. 3일 새벽까지 촬영했는데, 50여 명이 와서 시끄럽게 하는 것이다. 사전에 촬영 소식도 듣지 못해서 무슨 일인가 했다가 촬영을 하나보다 했다. 그런데 와서 보니까 정자에 문을 잠가뒀는데 자물쇠가 열려있고 그 안에 조명이 설치돼 있더라. 스텝들이 마루에 신발 신고 올라가고 방에 들어가 있고 하더라. 방안에 둔 지갑이 없어지고 자사호(발효차를 우려낼 때 쓰이는 다기 중 하나)가 깨져있고 고가의 자사호 1개는 도난을 당한 상황이었다.
화학약품으로 만들어진 눈을 여기저기 뿌려놓고. 기왓장이 깨져있고 대밭에서 노상방뇨도 하고 그러더라. 저희 어머님이, 80세 노인네가 밤 12시가 넘었는데 잠도 못 자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오기 전에 일단 책임자를 불렀다. 그랬더니 “담양군에서 허락해줬는데 당신이 왜 그러냐?”라고 하더라. 명함을 주고 내가 종손인데, 소쇄원을 지키기 위해서 살고 있는데 이렇게 훼손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새벽 1시쯤 경찰이 와서 상황을 설명하니 “여기는 문화재라서 담양군 소속이라 관여할 수 없다”면서 도난 사건만 경찰에서 처리한다고 하더라. 그리고는 “철수하라고 했으니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계속 촬영하더라. 내가 항의하니까 막무가내로 나에게 비키라고 하더라. 이번엔 제작사 쪽에서 경찰에 신고했고 강력계 형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나를 연행했다. 새벽 3시 좀 넘어서 체포해놓고 7시30분에 풀어줬다. 촬영을 다 마친 후에야 풀려난 것이다. 공권력이 나서서 촬영을 도와준 것이나 다름없다.

제작사나 군청에서 사과는 없었나?
전혀 없었다. 촬영을 마친 뒤에 정리도 하지 않고 갔더라. 제작사는 소쇄원이 지저분해져 있어도 ‘군에서 허가받았으니 괜찮다’는 식이었다. 촬영허가를 받았으니 문화재 훼손이나 불법행위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문화재를 훼손하면서까지 촬영이 우선되는 것은 잘못됐다. 더군다나 이곳은 거주자가 있는 곳이다. 문화재가 아니라 일반 지역 촬영의 경우에도 제작사는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촬영해도 되는가? 내가 제작사 말을 들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고 ‘군에서 허가받았다’며 책임을 미루는 행태는 잘못됐다.

상황을 통제하는 군청 관계자는 현장에 있었나?
개방시간까지 어겨가며 새벽까지 촬영을 허가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담양군청에서 담당자 한 명도 안 나와 있었다. 무방비 상태로 소쇄원에서 무슨 행위를 하든 제약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던 것이다. 경찰은 뭔 죄가 있겠나. 공권력이 악용된 사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가?
외국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서 벌어진 사건을 봐도 그렇고… 박물관에서 사진 한 장 찍으려 해도 함부로 못 찍게 하고 그러지 않는가? 담양군청은 소쇄원을 보호하는 상황이 아니라 어떻게든 소쇄원을 돈벌이와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고만 한다.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훼손되면 책임지려고 하는 게 없는데 그 말을 어떻게 믿겠나?

촬영 시 훼손 문제가 처음인가?
그전에도 드라마 촬영이 있었다. 그때는 낮에 이뤄지긴 했는데 훼손 위험이 있어 몇 번 항의했다. 촬영을 이유로 문화재가 훼손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했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소쇄원 훼손의 정도는 어떤가?
이번 촬영에 소쇄원이 훼손 위험에 노출된 것도 있지만, 그동안 담양군청에서 제대로 안내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면서 훼손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석축도 계속 무너지고 나무의 뿌리가 올라오고 바위가 쪼개지고 있다. 정자도 지금 많이 기울었다. 많은 사람이 와서 방치 수준의 허술한 관리가 되는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이용하다 보니 무너지고 있다. 일괄적으로 지자체에서 관리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원형이 변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담양군청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원래 여기를 만든 분의 뜻이 있는데 담양군청은 그 뜻을 고려하지 않는다. 소쇄원은 선비들이 자기 수양을 쌓던 곳이다. 자연의 가르침을 받아 자기의 역량을 키우던 곳이다. 담양군에서는 불나면 소방차도 들어오고 사람들도 다녀야 한다면서 억지로 도로를 확장했다. 소쇄원은 입구에서부터 뜻을 가지고 만들어진 곳인데 그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 이곳에는 바위 하나도 그냥 놓인 법이 없다. 돌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석축이며 청색 돌을 쌓은 것이며 다 뜻이 있다. 담양군청은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마구 떼어버리고 잘못된 공사를 하고 있다. 성리학의 우주론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소쇄원을 만들었는데 관광 위주로 편리해지고 보기 좋게 해놓으려고 하는 게 철학적인 정원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변형되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다.

변형 사례를 구체적으로 든다면?
과거에는 제월당에서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바라보면 소나무 두 그루가 보였다. 이것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므로 선비의 절개고 변치 않는 마음이다. 절개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고. 그래서 ‘날마다 자신을 낮추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고 변치 않는 마음으로 자기를 각성하라’는 의미로서 쌍송을 심어놓았다. 그런데 담양군청에서는 수목복원을 한다면서 한꺼번에 많은 거름을 준 적이 있다. 주변 환경이 암반이고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왔는데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양의 거름과 영양분을 주니까 환경에 민감한 500년 넘은 수령의 소나무가 죽어버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시에 내가 공사하는 사람한테 이러면 안 된다고 말렸다. 그런데 괜찮다며 강행했고 결국 소나무는 죽어버렸다. 담양군청에서는 죽어버리니까 책임지는 사람 한 명이 없더라.

소쇄원이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는?
과거 ‘일본놈’들이 소쇄원을 못살게 굴었다. 정유재란 때 불내버리고 일제강점기에 소쇄원의 살림집인 창암촌에 불을 내기도 했다. 소쇄원은 남도 선비들 정신의 뿌리다. 그걸 없애기 위해 그렇게 소쇄원을 못살게 굴었던 것이다. 현재 소쇄원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만행보다 담양군이 더 악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명승이라는 이유로 경관을 좋게 한다면서 사소한 것을 고쳐버린다. 하지만 결국은 사소한 것이 좀먹듯이 바뀌어버리면 나중에는 원형이 엄청나게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소쇄원에 있는 하나하나가 다 각자의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데 너무나 안타깝다.

그동안 문제 제기는 안 했나?
원형 복원 제안을 수시로 했다. 공문을 보내면 ‘왜 공문을 보내느냐, 말로 하지’ 이러더라. 전통대로 복원해야 주장하면 군청 쪽에서는 자기들이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 엉뚱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반복됐다. 담양군에 이런 상황을 이야기해도 신경도 안 쓰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올까’ 생각만 하는 것 같다.

군청은 ‘원형 복원’ 입장을 주장한다.
소쇄원에 공원까지 지으려고 하는 게 담양군청이다. 원형을 복원하겠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담양군청은 과거에도 이곳에 ‘죽녹원’을 만들자고 제안하더니 최근에도 공원화를 추진했더라. 얼마 전 담양군청에서 경관을 좋게 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국토부에 자금을 신청했다고 하더라. 나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달이 돼서야 알았다. 군청에서 예산을 신청해서 문화재청에서 사람까지 왔었다. 문화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문화재위원 3명이 반대해서 안 됐다고 하더라.

   
▲ 소쇄공 양산보의 15대 종손 양재혁씨가 소쇄원을 돌며 훼손된 구역을 바라보고 있다.

군청과 수십 년간 갈등 배경, 설명해 달라
담양군청과 처음부터 이런 관계는 아니었다. 그간 담양군청이 약속을 안 지키고 계속 부딪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소쇄원은 종가가 대대로 내부에서 지내며 관리를 해 오다가 개인으로 놔두면 소쇄공의 유훈(절대 남에게 팔지도 말며 남에게 양도하지도 말고 어리석은 후손에도 물려주지 말고 대대로 잘 지켜라)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혼자 단독명의로 있으면 유훈을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 일제강점기 당시 문중을 인정하지 않아 이곳을 42인 명의로 해놓고 아무 탈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소쇄원이 문화재 지정되고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돈이 될 법하니까 담양군청이 달려든 것이다. 1985~86년도에 복원 발굴조사를 한다고 해서 이곳에서 지내며 관리를 하던 우리에게 나가라고 했다. 당시에는 연구 조사하고 원형을 복원한다고 하니까 반겼다. 또 조사를 마친 뒤 창암촌을 복원하면 다시 들어가서 살게 해 준다고 했기에 86년께 제월당 옆에 있던 집에서 나와 지금 근처에 임시로 집을 지어놓고 살면서 관리를 해왔다. 그때 담양군은 지금 사는 집도 담양군 예산이 들어가니까 군 앞으로 명의를 해놓자고 했다.
그런데 그동안 담당자는 바뀌고 30년이 다 되도록 복원은 안 되고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담양군청은 협조적인 일부 유사문중 관계자들과 일을 진행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종가를 배제하고 있다. 지금 지내고 있는 곳도 담양군 명의로 되어 있으니 나가라고 하는 상황이다. 나는 자부심을 가지고 선조들의 유훈을 받들고 싶다. 15대에 거쳐 정원을 지켜온 것은 세계적인 기록이고 외국 사람들도 깜짝 놀란다. 500년 동안 정원을 지키며 살아오고 대를 이어왔다는 것에 나는 상당한 자부심이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도 그렇고 담양군청에서는 어떻게든 나의 꼬투리를 잡으려고 쫓아내려고 하고 있어 억울하고 답답하다.

군청은 “종손 아니다”고 하던데
내가 양산보 15대 종손이 아니라고 하는 건 논점을 흐리려고 하는 말밖에 안 된다. 큰 형님이 계셨는데 돌아가셨다. 형님이 계실 땐 형님을 지원하며 함께 소쇄원을 지켰지만 돌아가신 뒤에는 종손의 역할을 내가 하고 있다. 그 역할을 당시 세 살배기 아기가 하겠나? 아버님도 나에게 종손을 하라고 말씀하셨었고 문중에서 종손이라고 제사도 지내고 있다. 종손이 맞든 아니든 종갓집 후손이고 종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개인적으로 수많은 영달의 기회가 있었지만 소쇄원을 지키기 위해서 다 포기했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그동안 나는 양보하고 또 양보했는데 이제 한계점이 온 것 같다. 이번에 담당 계장이 바뀌었다. 그간 나는 군청에 수차례 양보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 온 사람은 지금 상황에서만 보기 때문에 더 양보할 것을 나에게 요구한다. 이러다가는 우리 소쇄원이 큰일 나겠다 싶었다. 내가 유훈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수많은 시련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큰 시련은 없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이다.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것은?
국가에서 전체적인 연구조사를 해야 한다. 여기 복원된 것도 전부 잘못되어 있다. 소쇄원은 제대로 된 복원을 하게 되면 할 것이 많다. 그러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휴식년을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연구를 하고 복원을 해야 한다. 소쇄원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자료는 모두 우리 집에서 나온 것이다. 종갓집에서 아직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많다. 지금도 왜곡된 것이 많은데, 제대로 된 복원을 우선에 두어야 한다. 이후에는 안내자에 따라 관람을 해야 하고, 담양군청은 근시안적인 행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쇄원의 가치를 높일지 고민해야 한다.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씨는 화장실 하나 지어놓고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 게 아니다. 거기에는 스토리가 있다. 소쇄원은 느끼는 정원이고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사실 이건 소쇄원뿐만 아니라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모든 분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소쇄원이 그 대표 선에 있다 보니까 많은 지자체에서 ‘소쇄원도 이러는데 당신들은 왜 그러냐’ 할 수 있다. 그럼 그게 표준이 돼 버리지 않겠나? 이런 현상 때문에 일부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분들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한다. 여기는 문이 없으니까 잠글 수도 없다. 관계자는 물론 국민까지 문화재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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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촬영 훼손과 관련한 담양군 의견
 

“문제 삼을 만한 훼손 없었다”

담양군청 “문제제기 양재혁 씨, 엄밀히 종손 아냐”
소쇄원 복원, 고지도 따라 문화재청 승인 하에 추진 중


지난 2일 드라마 촬영 중 ‘소쇄원’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 담양군청 관계자는 15일 ‘한국조경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볼 때 훼손 부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촬영하면서 담장 위 등에 특수 효과를 위해 사용된 인공물이 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진입로에 돌이 빠지거나 하는 부분 등은 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자, 건축물’ 등이 훼손됐을 경우 제작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겠지만 그 정도의 훼손은 없었다는 것.

현장에 담양군청에서 나온 담당 직원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소쇄원 근무자 또한 군청 관계자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는 “소쇄원 근무자 11명 중 안전관리원이라고 야간 근무자가 있다”며 “그 사람은 군에서 보수를 받고 일하니까 군청 관계자”라고 했다. 이어 “그 사람이 (광풍각) 문도 열어줬고 촬영 내내 옆에 있었다고 하더라”라며 “담양군청에서 직원이 안 나왔다고 해서 관리자가 없었다는 것은 억측이다. 문도 열어주고 불도 켜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담양군청에서 제대로 된 원형복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고지도를 바탕으로 원형복원을 하고 있다”며 답했다. 이어 “문화재청에서 전문가 조언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면서 “문화재청의 승인을 얻어서 하는 일인데 담양군 임의대로 할 수는 없다”고 문화재청의 조언과 허가 하에 소쇄원의 원형복원이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소쇄원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공원화’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줄였다. 그는 “문화재이기 때문에 주변 정비를 하겠다는 것이고 문화재 주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경관 좋게 정비하려는 것”이라며 “확정된 것도 아니고 다른 부서에서 맡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양재혁 씨의 문제 제기와 관련 “양재혁 씨는 종손도 아니다”라며 관계를 설명했다. 원래 종손인 형이 돌아가셨고 그 분 아들이 있는 걸 나중에 알았으니 양씨는 종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양씨 측이 소쇄원 관련 업무에서 본인을 배제한다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종손의 가족으로 소쇄원에 애착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소쇄원은 문중 명의”라며 “문중과 협의해야지 양재혁 씨 개인과 협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소쇄원 보존을 위한 휴식년제 도입 등 조치와 관련해서는 “그런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현행 운영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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