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사)한국조경사회(회장 황용득)가 주최한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2011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조경기사 시험과목을 6개에서 5개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전통조경학회 등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조경사’ 과목의 흡수 통폐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자 전통조경학회는 ‘조경사’ 과목 존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실시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그해 조경기사 시험과목 축소 논의는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대부분 국가자격 시험과목은 4~5개 과목인데 비해 조경기사는 6과목을 채택하고 있으며, 조경기사 평균합격률이 다른 자격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시험과목 조정에 대한 요구는 십 수 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과목별 이해관계로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2014년 조경기사 필기합격률이 6.1% 라는 최저합격률을 기록하며 조경기사 시험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부상했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18일 (사)한국조경사회(회장 황용득)는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과목 수 조정을 핵심사안으로 제안했지만, 과목 수 축소에 대한 공감대를 얻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어떤 과목을 어떻게 조정 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과목 수 조정 외에 난이도 조절 필요, 학교교육과 실무교육간 미스매칭, 조경기사의 설계와 시공분야로 세분화 등 조경기사 시험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제안과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조경기사 자격시험 개정을 위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모여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토론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황용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공청회는 특정과목 폐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6개 과목 수가 적합한지에 대해 논의 하는 자리이며, 아울러 많이 지적하고 있는 난이도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라며 “국가기술자격시험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개편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학교육과 현장실무간 미스매칭
이날 토론회는 대학교육과 현장실무간 미스매칭, 대학교육과 기사시험간 간격, 난이도 조정, 과목수 조정방안, 조경기사의 세분화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대학교육과 현장실무간 미스매칭과 대학교육과 시험문제간 괴리감을 지적하며 대학교육이 현장실무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김규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NCS의 도입과 신자격제도가 시행되면 자격시험은 실무중심으로 변경될 것”이라며 “현재 대학교육은 실무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대학교육의 변화를 주문했다.

전효중 (주)한국조경기술평가사무소 박사 역시 “대학교육과 현장실무간 미스매칭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뒤 “자격시험은 무조건 현장실무 중심으로 가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실무에서 적용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으로 학교교육을 끌어들여야 한다”며 실무중심 자격시험으로 변화를 주문했다.

이에 비해 신지훈 단국대 교수는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신 교수는 “학교 커리큘럼과 자격시험 간 갭이 있고, 대학 교육과 현장실무간 차이가 크다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며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대학이 직업학교 혹은 실무자를 배출하기 위한 곳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이론적 학문을 연구하는 게 대학교육의 지향점 중 하나라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기사, 과목선택제 그리고 세분화
탈락시키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실무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 박명권 (주)그룹한어소시에이트 대표는 과목 축소 방안으로 선택적 시험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박명권 대표는 “특정과목을 폐지하거나 통폐합하는 방식의 과목 수 조정보다 기존의 6과목 중 4~5과목을 선택해서 시험을 치르는 방안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향후에는 설계, 시공이 전문분야로 세분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규섭 선임연구원은 “과목 선택제 시험은 현 체계에서는 도입이 불가능하며, 난이도 조절 역시 당장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전한 뒤 “조경기사를 조경설계기사와 조경시공기사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자격시험의 세분화를 주장했다. 아울러 학계, 산업계, 관계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 자리를 통해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경기사를 설계와 시공분야로 세분화한다는 의견에 대해 주신하 서울여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공감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활용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놨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학생들은 공무원시험에서 가점을 받기 위해 기사자격을 취득하는 게 현실”이라며 자격증 활용과 역할에 대해 업계와 학계에 주문하면서 “필기는 기본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실기는 실무중심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청회의 개최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발표한 김태경 강릉원주대 교수는 조경기사 문제의 핵심은 시험과목 수 조정에 있다고 강조하며,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03명(학생 325명, 일반 78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서 시험과목 수 조정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73%가 찬성했으며, 실무적합성을 묻는 질문에는 조경사와 조경관리가 낮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난이도 조절, 실무위주 과목으로 조정, 중복유사 과목 통합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 (사)한국조경사회(회장 황용득)는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18일 개최했다.
▲ 지난 18일 열린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지난 18일 열린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전효중 박사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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