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명승 제71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경남 남해군 지족해협은 시속 13~15km의 거센 물살이 지나는 좁은 물목이다. 멸치를 대표 어종으로 하는 이 일대의 어로작업은 ‘죽방렴’으로 불리는 고유한 어획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23곳에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통적 어업 경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어업은 어업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에 따라 내수면어업(內水面漁業)과 해면어업(海面漁業)으로 나뉘는데, 죽방렴은 내수면어업과 해면어업에서 이루어지는 어로 형태이지만 지족해협의 죽방렴은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해면어업 중에서도 연안어업에 해당한다.

지족해협 주민들은 통상적으로 죽방렴을 가리켜 ‘발’이라고 부르며, 죽방렴을 경영하는 어장주를 가리켜 ‘발쟁이’라고 칭한다. 또한 죽방렴은 참나무 말목과 말목 사이에 대나무를 주재료로 이용하여 발처럼 엮어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나무 어살’이라고도 하며, 죽방렴은 물때를 이용하여 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가두었다가 필요한 만큼 건지는 재래식 어항이다.

죽방렴의 발달과정을 종합하면 초기에는 강이나 해안 등에서 설치한 그물로 어업을 하거나 함정 어구류를 이용하여 어로를 하였으며, 그 후 함정 어구류를 이용한 대규모 포획 어법인 어량이 발전하였고 조선후기 해면어업의 발달과 더불어 어업규모가 점차 커지고 어로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어전이 성행하였으며 죽방렴은 어전의 여러 형태 중 하나로서 현재의 형태를 견고하게 만들어져 갔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각지에 산재한 어량의 소재지와 그 생산물이 기재되어 있으며,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는 “강이나 해안에 발을 설치하여 잡는 어량(漁梁)이 있었고 통일신라 시대까지 성행했다”고 한다.

조류의 흐름에서 볼 때 외해와 연결되는 사천만에서 서쪽의 내해인 강진만으로 밀물이 밀려들며 이 흐름을 따라 멸치잡이를 위해 국내 유일의 죽방렴(竹防簾)이 만들어져 있다.

삼국시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하게 발전되어 오늘에 이른 죽방렴은 전통성과 역사성에서 뛰어나며, 해안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우리 조상의 슬기로움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뛰어난 명승지이다.

<자료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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