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림의 고장 하동 섬진강변에서 바라본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의 원경(2012, 4월 촬영)

혼돈 임금은
눈도
코도
귀도
입도 없는
칠삭둥이지만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두루뭉술한 혼돈 임금에게서
무한한 혜택을 받은 보답으로
사랑한다면서
그들의 자질구레한 지혜를 모아

매일
한 구멍씩
눈을
코를
귀를
입을 뚫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혼돈 임금은
마지막 입이 뚫리는
칠일 만에
악~
소리치며 죽었습니다.

 

※ 6월 5일 ‘환경의 날’에 즈음하여 자연과 인간의 함수관계를 장자(莊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인 ‘혼돈이란 임금의 이야기’를 시상으로 인용해 보았다. 원문 내용은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는 눈, 코, 귀, 입이 없는 두루뭉술한 혼돈 임금이 살고 북쪽에는 숙(儵) 임금이 남쪽에는 홀(忽)임금이 살았는데, 어느 날 숙과 홀이 혼돈의 땅에 와서 매우 융숭한 대접을 받고 그 보답으로 혼돈에게 매일 한 구멍씩 눈, 코, 귀, 입을 뚫어 주었는데 마지막 입이 뚫리는 칠일 만에 혼돈은 죽고 말았다(원문:七日而渾沌死)”는 우화(寓話)로 여기서 혼돈은 순수한 자연의 도(道)를 의미하며 숙은 민첩하게 나타나고 홀은 민첩하게 사라지는 재주를 가진 물고기로 즉 인간의 하찮은 자질구레한 문명이 자연을 훼손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원저: 노장의 철학사상, 김성원 편저, 명문당 발행,1988)

서원우(한국조경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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