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와 벡스코가 주관하는 ‘부산조경·정원박람회’의 세 번째 막이 올랐다.

무엇보다 참가업체 부스가 조기에 완판 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부산 조경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박람회들도 쉽지 않은 이런 성과는 부산의 조경 시장이 생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건설경기 악화와 전국적인 대형프로젝트 부재로 인한 산업 침체가 부산광역시라고 왜 없겠는가? 그렇지만 부산지역 조경인들의 탄탄한 조직력과 꿈이 외부요인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두 번의 행사 때는 참가업체 유치에 올인 하면서 부스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지만, 이번 3회 행사에서는 100개 업체가 400개 부스 참가를 일찌감치 마감해놓고, 양이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정성을 가미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에 열리는 부대행사들을 살펴보면 부산지역 1년치 행사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풍성하기만 하다.

2010년 창립한 (사)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가 그동안 이 지역에서 거둔 성과들은 가히 모범적이다. 조경설계지침과 조경공사 실무지침서를 만들어 관에서 사용하게 만들고 매년 체육대회를 열어 조경인들 단합에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을 제외하면 처음이자 유일하게 조경분야 박람회를 해마다 개최한다는 것은 큰 투자이자 모험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산 조경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미래에 투자하는 길을 선택했다. 부산광역시를 설득해 참여시켰으며, 스스로 영업맨이 되어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유치활동을 벌였고,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면 손과 발이 되는 중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쌓은 두 번의 노하우가 전국적인 규모의 행사로 키워내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가 가진 장점은 조경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지역 내 설계와 자재, 시공, 학계, 관계 등 모든 영역이 총망라돼 높은 충성심으로 뭉쳐 있다는 것이다. 부산을 거점으로 인근 경남지역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조경시설물 업체들이 생산공장을 갖추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의 빠른 기술발전의 속도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조경시설물과 자재 분야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제품군들이 속속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의 상당수가 부산항을 거점으로 해외를 향해 있는 것 또한 매력 포인트다. 부산의 조경박람회가 세계 무대의 중심이 되어 해외바이어들을 상대로 해마다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이는 마켓을 갖게되는 일은 그래서 결코 헛된 꿈이 아니다.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울업체들의 참여가 기대보다 부진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산의 성공한 박람회는 이미 전국적인 박람회가 돼 있다. 여기에 부산만의 경쟁력과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면, 거꾸로 박람회를 보기 위해 부산으로 가야 하고,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둘러 벡스코에 전시부스를 꾸리고자 할 것이다.

부산 조경인들은 다음 번에는 야외에서 박람회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보다도 더 크게 추진하겠다는 꿈을 밝혔다. 미래를 위해 새로운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으쌰으쌰 힘을 모아주는 곳, 그것이 ‘부산 조경의 힘’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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