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블리츠(BioBlitz)란 생물번개란 뜻으로 일정 기간에 생태자원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생태자원조사 게임인데 주로 24시간동안 생물 전문가와 함께 탐사현장의 생물종을 찾아 목록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이번 주말에는 수락산 노원골에서 바이오블리츠대회가 열리는데 유감스럽게도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때는 이미 행사가 끝난 뒤가 된다. 그 이전에 제 1회 바이오블리츠 서울 대회가 지난 주말에 강동구 일자산 도시자연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생물이 얼마나 많은지 찾아보고 만나보고 기록하는 서울 생물 다양성 탐사의 장이 되었다.

 생태보전시민의모임에서 발표한 서울의 생물은 인간을 포함해서 5,267 종이 존재한다고 한다. 현재 지구에서 존재하는 생물은 1천만에서 1억 종으로 추정되지만 그 중에 겨우 175만 종만 확인된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는 39,150종(2012년 환경통계연감 기준)으로 밝혀졌다.

현재 지구상의 종들은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데 조류의 1/8, 포유류의 1/4, 침엽수의 1/3, 양서류의 1/3에 해당하는 종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농작물의 유전적 다양성 중 75%가 손실되었고 세계 어장 중 75%가 손실되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세계 어장 손실 책임에 대한민국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없어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꿀벌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인데 지금 꿀벌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지구의 멸망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구에서 생산되는 작물의 1/3 가량이 곤충의 수분 활동으로 열매를 생산하는데 그 중 80%가 꿀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꿀벌이 수분을 못하게 되면 대부분의 식물은 과실과 열매를 맺지 못하여 번식이 안 되고 그렇게 되면 초식동물이 줄어들고 종국에는 잡식성이나 육식성 동물이 먹을 것이 없어져서 모두가 멸종하게 되는 시간이 겨우 4년이라는 것이다.

 꿀벌의 예를 들었듯이 생물다양성이 유지가 안 되면 인류의 존재가 위협받지만 반대로 생물다양성이 유지가 잘되면 음식뿐만 아니라 의약품, 재해방지, 관광 등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혜택이 인류에게 주어진다. 뿐만 아니라 생명다양성이 주는 잠재적 혜택은 가치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공기와 같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공기의 존재가 생물다양성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번 제1회 바이오블리츠 서울 행사에는 많은 이벤트가 있었다. 사라져가는 우리 꽃을 찾아보는 행사를 비롯해서 제비찾기, 꿀벌관찰, 반디불이 관찰 등의 전시가 있었고 바이오블리츠 활동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전문가와 함께 탐사하며 찾아본 생물이 1006종이나 되었다.

 어린이들이 생물의 다양성을 찾아보면서 느끼는 감수성과 EQ의 움직임은 게임 방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감정이며,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해주는 뜻있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른 생물들의 생명을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사고가 어릴 때부터 커지는 숭고한 체험이 된다.

실제 행사에 함께 참여한 엄마들은 벌레가 무섭다고 밟아 죽이고 말지만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어린이들이 벌레를 손으로 만지고 이름을 불러 준 후 놓아주는 행태는 생명존중사상이 저절로 잉태되는 것이 된다. 바야흐로 생명공존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어린이들이 성장해서 무슨 범죄를 저지르고 어떻게 다른 생명을 해치겠는가 말이다. 인류의 안녕과 발전을 위하는 첫 걸음은 생명존중이다. 이번에 처음 행해진 ‘바이오블리츠 서울’ 행사는 그런 정신을 키우는 행사라고 느껴졌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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