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덕석 K-water 시화본부 도시경관팀장

약간 뒤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2014년 우리나라 생태・환경분야 가장 큰 이슈는 ‘생물다양성’이었다.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었고 인천 송도에서는 URBIO(도시 생물다양성과 설계) 총회가 개최되는 등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생태학적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와 함께, 미래세대를 위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 또한 제3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계획(NBSAP)이 수립되었는데, 여기에는 생물자원의 선점경쟁,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문화, ‘보전’에서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생태서비스에 대한 국민인식 변화 등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담겨있어 눈여겨 보인다.

생물다양성협약(CBD)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란 '모든 자연에 존재하는 유기체 간의 다양성과 그들이 이루고 있는 생태적 복잡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하고 있는 생태계를 다루는 개념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높아질수록 생태계서비스 또한 다양해져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생물다양성의 가치 제고를 통해 이를 보존・이용하기 위한 생태적 전략을 세우는 일과 이를 선도하는 일이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생태계서비스는 인간이 생태계에서 얻은 혜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공급서비스, 조절서비스, 서식지서비스, 문화 및 어메니티 서비스로 구분이 되는데, 조경 측면에서 공원 및 녹지조성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서비스인 공급서비스는 도시에 나무를 심고, 습지 조성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연의 일부분인 산소와 물 등의 자원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두 번째 서비스는 조절서비스로 도시숲과 연결녹지, 완충녹지 등 녹지의 기능적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주위의 온도를 낮추어 열섬현상을 완화시켜 주고 대기오염물질 등을 흡수하여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서비스는 서식지서비스로 공원 및 녹지를 통해 조성된 비오톱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 생물들을 위한 먹이터, 휴식처, 산란처 등의 서비스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및 어메니티 서비스는 공원 및 녹지 조성을 통해 그곳에서 새로 창출되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경인아라뱃길의 친수공간 조성을 통해 요트, 해상관광, 콘서트 등 다양한 축제를 즐기고 체험하는 행태를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 방법 중 여행비용 접근법(특정지역을 여행하는데 지불 가능한 비용을 기반으로 가치 평가)을 통해 순천만의 생태복원 가치를 평가한 논문이 최근에 발표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여행비용 증가에 따른 방문자 수요곡선을 도출하여 생태관광에 대한 가치를 연간 약 1747억 원의 편익을 가져다주는 가치로 평가하였다(황민섭, 이명균, 정태용(2014), 순천만 생태복원에 따른 경제적 가치평가,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지).

문제는 이러한 조경・생태적 측면에서의 유익하고 다양한 생태계서비스 가치에 대한 평가 툴이 부족하여 우리분야에서는 도입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지금도 경제적 편익이 계량화 및 정량화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설득력이 약화되어, 기획 및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성하는 공원 및 녹지 등의 공간이 이러한 정량적인 가치평가를 통해 경제적으로 편익이 발생하는 공간임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도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조경계 업역 확보와 위상 정립, 국민들 인식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양덕석(객원 논설위원·K-water 시화본부 도시경관팀장)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