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역사문화도시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14일 발표한 ‘역사도심 기본계획’에서 한양도성 지역 육성 대상 범위를 기존 ‘사대문안’에서 ‘한양도성 전체지역’으로 확대했다.
이번 계획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역사문화중심지 조성을 위한 실행기반이며 시민의 삶과 역사가 함께하는 도심 실현을 위한 ‘5대 핵심 이슈별 계획’과 ‘공간관리계획’으로 구성된다.
<5대 핵심 이슈별 계획>
‘5대 핵심 이슈별 계획’은 역사, 보행, 주거, 산업, 안전·친환경 등의 5가지 이슈별 도심 핵심 문제에 대한 계획과 문제해결을 위한 15개 전략과 40개 실천과제를 담았다.
5가지 이슈별 계획 중 첫 번째로 ‘역사’ 계획은 삶의 흔적이 쌓여 역사가 되는 도심을 구현한다. 이를 위해 문화재와 한옥에 한정돼있던 역사문화자원 범위를 ▲한양도성 ▲옛길 ▲옛물길 ▲도시평면 ▲역사적 경관 ▲건조물 ▲도시시설물·조경요소 ▲멸실·매장 문화재 ▲생활유산 등의 9개 자원으로 확대·관리한다. 시는 이러한 근·현대 건축자산 및 생활유산 등을 지역재생의 촉매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보행’ 계획은 보행이 편리하고 매력 있는 도심 조성을 목표로 한다. 도심의 역사문화적인 매력을 걸으면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각종 가로시설물을 정비 ▲주요 보행연결구간 횡단보도 추가 설치 ▲세종대로 등 역사적인 주요 옛길 보행로 확충 등으로 보행연결을 원활하게 할 계획이다. 주요 방문 장소 중 보행량이 많은 소가로는 지구 내 교통체계개선을 통해 보행중심으로 전환한다.
‘주거’ 계획은 도심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특색 있고 살기 편한 도심을 구현한다. 내사산·성곽과 어우러지고 역사가 숨 쉬는 마을공동체로 만들어나가고 주거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상업지역의 활력 저하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도성 내 구릉지 주거지는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종합적인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 계획은 쇠락해가는 귀금속·인쇄·패션산업과 전통시장 등을 육성하고 예술문화집적지와 한식·한복 등 전통산업 등을 지원해 활력 넘치는 산업기반을 조성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문화지구 지정을 단계적으로 확대·지원하고, 공공기관 이전 공간은 예술문화시설 설치를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친환경’ 계획은 화재·수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한양도성 내 주요 자연자원을 보호·활용하면서 녹지의 다각적 확보를 추진한다. 백운동천, 흥덕동천 등 청계천 주요 지천을 보행화사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회복해나가고 내사산 및 성곽주변 접근로 정비로 내사산 계곡 내 주요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안내체계를 개선해 시민들의 접근이 쉽도록 했다. 또한 세운상가 남북보행녹지축을 조성하고 보행량이 많은 주요 가로변을 중심으로 휴식공간 및 악취방지시설과 투수성·화단형·생태형 보도를 확대·설치한다.
<공간관리계획>
‘공간관리계획’은 자연과 역사적 골격을 존중하면서 장소의 다양성을 고려한 점진적 재생을 유도하고 주요 공간별 기능 연계를 고려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역특성에 따라 3개지구(특성·정비·일반관리지구)로 구분·관리 ▲내사산 경관 및 역사문화 특성 보호를 위한 높이관리 ▲자원별 관리지침 ▲지역별 관리지침 등을 세웠다.
먼저 ‘도심부 관리범위’는 한양도성 내 전체로 확대하고 관리유형은 특성관리지구, 정비관리지구, 일반관리지구 등 3개 유형으로 조정했다.
‘높이관리’에서는 역사도심을 둘러싼 내사산과 성곽의 독특한 경관적 특성을 살려나가기 위해 건축물 높이를 90m(내사산 높이)로 제한하는 기본원칙을 유지하되, 높이 완화를 지양하고 저층부 건폐율 완화(60%→80%)를 통해 용적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내사산 주변 구릉지는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돌출적인 개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210개 근현대건축물과 더불어 역사문화자원을 9개 요소로 구분하고, 개별 계획과 사업시행 때 해당구역에 있는 자원을 어떻게 관리·활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관리지침을 마련했다.
그리고 역사도심 기본계획에 따른 한양도성 내 전체 지역을 7개로 나누어 지역별 관리방향을 큰 틀에서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세분화해 18개 구역별 공공·민간부문의 관리지침을 함께 제시했다. 7개 지역은 ▲세종대로 주변지역 ▲북촌·인사동·돈화문로 지역 ▲경복궁 서측지역 ▲대학로 주변지역 ▲동대문 주변지역 ▲세운상가 주변지역 ▲남산주변지역 등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시 사대문안 특별지원에 관한 조례’ 등 관련 조례를 개정해 역사도심 내 역사문화자원 보존·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계획의 실현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계획 수립에 참여한 지역주민, 시민참여단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을 통해 평가·조정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계획은 서울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하위계획으로, 2004년부터 적용해온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을 보완·발전시킨 것이다. 시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3도심 중 한양도성 지역을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할 역사문화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역사도심 기본계획’은 그에 맞추어 적용 범위를 ‘사대문안’에서 ‘한양도성 전체지역’으로 확대해 육성키로 한 것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이 600년 고도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그 역사를 간직한 한양도성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통해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 삶과 조화를 이루는 재생을 통해 역사도심을 세계 유수의 역사도시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역사문화중심지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