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성남시가 2016년 개최되는 ‘제4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유치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초록정원도시 성남 선포식’을 열고 새로운 공원녹지 정책 추진을 선언함으로써 ‘정원도시’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도시간 경쟁에도 불을 당겼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2010년 시흥시 옥구공원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정원박람회의 효시이자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4번째 개최도시 성남시의 잰걸음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 여러 도시들이 정원문화에 관심을 갖고 정원도시, 가든시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코리아가든쇼에 이어 서울시도 올해 처음 정원박람회를 열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또다시 ‘정원박람회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시와 성남시민들이 그동안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준비해 온 후일담도 훈훈하다. 성남시는 일찌감치 2016년 개최를 목표로 잡고 공원녹지 발전방향을 새롭게 정비했다. 작년 7월부터는 시민과 NGO, 기업, 유관단체 등과 협력하여 ‘Green 행복 추진단’을 구성해 매월 2회씩 정례 모임을 가지며 민관 협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을 대목이다.

성남시는 정원문화박람회를 유치함으로써 도시의 여러 과제들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드닝을 통한 사회적 치유 기능과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비용 절감,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 지역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소외계층 생활형 일자리 제공 등의 목표가 그것이다.

그러고 보면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도 산하 출연기관인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선도적으로 기획하고 미래비전을 담은 정체성을 세워 추진함으로써 그동안 우리나라 정원문화산업을 견인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시민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도시의 공공공간 ▲‘공원 리모델링’의 질적 향상 ▲오픈스페이스를 통한 ‘도시재생’ ▲새로운 공공정원의 가능성과 ‘도시정원문화’ 확산 등이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설정한 근본적인 정원박람회의 목표였다는 점을 따져본다면 그 칭찬은 과하지 않다.

아쉬운 점은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가 31개씩이나 되지만 격년제로 추진함으로써 다시 그 기회를 잡으려면 62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고밀화된 수도권 지역의 특성과 최근 정원문화산업의 빠른 확산, 가드닝이 주는 순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이 행사를 격년제가 아닌 매년 치르는 게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독일의 정원박람회와 같이 지역재생을 목표로 도시 순회 방식 또한 미래 트렌드와 맞고 우리나라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유일하면서도 단연 선도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중심이 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불모지였던 이 땅에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기획해서 제안하고 그때마다 서로 다른 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이 행사를 추진해왔던 경기농림진흥재단이 흔들리지 않고 매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역할과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1개 시군을 다 순회하기도 전에 매번 엉뚱한 고지를 향해 달려가게 되고 결국 단명할 우려가 커진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가지는 정체성은 반드시 존중해 주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기도의 자산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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