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사 가족’ 조형물 작품 앞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던 봄날, 고양꽃박람회장 내 ‘2015 코리아가든쇼’ 현장에서는 국내 최고의 정원 작가들이 연출한 15개의 정원 전시가 한창이다.

4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진행하는 가든쇼 현장에는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방문객들은 각 정원을 돌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고 한 방문객은 기자를 만나 “가든쇼가 제일 재미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김효성 작가가 조성한 ‘사람과 자연이 동행하는 향유원(享有園)’을 둘러보던 한 방문객은 정원을 따라 걸어 올라간 뒤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는 향유원에 대해 “돌아서 걷게 한 것도 아주 좋고 중앙 벤치에 앉아서 편안하게 생각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 여성 방문객은 윤준 작가가 조성한 ‘도시락원(都市樂園)’ 정원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벽이 막혀있지 않은 것도 시원해 보이고 벽돌 안쪽에 식물을 심어 놓은 것도 특이하고 예쁘다”면서 “심겨 있는 식물을 보면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다”고 전했다.

조성희 작가가 조성한 ‘자연빛으로 물들인 정원’ 정원을 보던 한 방문객은 “물가를 조성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라며 정원을 거닐었다. 그는 “테이블 근처에 있는 나무도 눈에 들어오고 잘 가꿔진 것 같다”면서 “항아리가 전통적인 느낌을 주고 위쪽에 더 많은 식물이 심겨 있는 것도 보기에 좋다”고 밝혔다.

15개 정원 둘러보며 ‘정원 문화’ 즐기는 방문객들

▲ 박선희, 박주현 작가가 조성한 ‘In The Garden Hour’ 정원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15 코리아가든쇼’ 현장에선 사진을 촬영하는 방문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정원에 무엇이 식재돼있는지 식물에 관심을 두기도 하고 정원에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김영준 작가가 조성한 ‘정원에 몸을 담그다’ 정원을 보는 사람들은 특히 안쪽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쉬는 것을 즐겼다. 한 방문객은 이 정원에 대해 “느낌이 현대적이고 조형물을 잘 사용한 것 같다”면서 “식물도 난잡스럽지 않고 일관되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년 남성 방문객은 신동석 작가가 조성한 ‘내 집안의 산하’ 정원을 보면서 “주위 꽃박람회장에 꽃이 많다 보니까 이 정원을 보면 단조롭거나 화려함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정원은 은은한 멋이 있다”고 했다.

박선희, 박주현 작가가 조성한 ‘In The Garden Hour’ 정원을 보는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정원 곳곳을 살펴보기 바빴다. 가드너실에 들어갔다 나와 그네에 앉아 사진을 촬영했다. 한 방문객은 “꿈꾸는 정원을 미니 정원 속에 담아 놓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 다른 방문객은 “정원의 톤이 전체적으로 파스텔톤이라 안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에 귀향 이런 사람도 많고 정원을 꿈꾸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와서 보면 나중에 어떻게 해놓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종보 작가가 조성한 ‘Dr. Rabbit project Vol. #1’ 정원을 보는 방문객은 “환상적”이라며 감탄했다. 그는 “거울에 반사되는 모습과 동굴 분위기가 신비롭다”면서 “전체적으로 대단히 아름답고 허브로 둘러놓은 모습은 ‘나도 이렇게 꾸미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내 집 마당에 두고 싶어요”

▲ 정문순 작가가 조성한 ‘家花萬事成(가화만사성)’ 정원 한 쪽에 마련된 놀이 정원에서 아이들이 흙을 가지고 놀고 있다.

정문순 작가가 조성한 ‘家花萬事成(가화만사성)’ 정원 안쪽에 마련된 ‘쉘터’에서 쉬고 있던 한 방문객은 “이렇게 쉘터에 앉아 밖을 내다볼 수 있어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싼 화산석을 보면서 “참 귀한 돌을 구해서 해놨다”0며 “산만한 느낌없이 편안하다. 개별 가정 옥상에 설치해놔도 좋겠다”고 설명을 보탰다.

올해 코리아가든쇼 대상 수상작인 강연주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 정원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은 특히 조형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많은 방문객이 강아지 조형물에서 사진을 촬영했으며 보는 이들은 “아기자기하게 잘한 것 같다”, “내 집 마당에 두고 싶다” 등 소감을 밝혔다. 한 방문객은 “입구에서부터 계단식 조형물이 눈에 띄고 정원에 들어가는 순간 안정감이 느껴진다”면서 “정원과 조형물이 잘 어울린다. 상당히 인상적이고 멋지다”는 말을 전했다.

신은희 작가가 조성한 ‘어느 노부부의 낮잠(한여름 느티나무 풍경)’ 작품을 보는 이들은 “이건 전부 자연이다. 도라지꽃, 금낭화 등 자연으로 채워져 있다”,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옛 고향의 느낌도 난다” 등 연신 감탄했다. 한 방문객은 특히 “아늑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면서 “주변은 다 화려한 꽃인데 갑자기 소박한 보리가 심겨 있는 것을 보니 눈에 탁 들어오면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릴 때 밟았던 보리밭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김현희 작가가 만든 ‘거미줄에 걸린 이슬’ 작품을 보는 이들은 "이거 야생화 같아"라며 발걸음을 멈추고 정원 안쪽에 앉아 정원을 감상했다. 한 방문객은 “깔끔하고 자연스럽다”면서 “자연스럽고 빡빡하지 않아서 아주 좋다. 조용한 느낌이 들고 숲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다. 공기도 맑고 아주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문객들 ‘2015 코리아가든쇼’에도 긍정적 평가

▲ 강연주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 정원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코리아가든쇼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방문객도 상당했다. 김기범 작가가 조성한 ‘나만의 안식처-품’을 보는 방문객은 “삭막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드럼통이나 폐타이어 등을 이용해 예쁜 정원을 만든 게 특이한 것 같다”고 평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코리아가든쇼에 오고 있다. 가든쇼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것을 보니까 기분도 좋고 더 밝아지는 것 같다”고 코리아가든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지환 작가가 조성한 ‘소 잃은 외양간’ 작품을 본 방문객은 “주제가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꽃으로 소 잃은 외양간이라는 것을 표현한다는 게 색다르다”면서 “주제를 생각하면 허름한 나무로 만들어진 외양간의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정원을 통해 이렇게 황량함을 표현한 점이 참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대부분 꽃이 전시돼 있었는데 올해는 작품이 많이 있는것 같아서 훨씬 더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옥경 작가가 조성한 ‘Themed streets 2×17 cells’ 정원에선 입구에서 한 방문객이 “이런 꽃은 본 적이 없는데 특이하다”며 “정원을 둘러보니 포근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가든쇼에 대해서도 “교육적으로도 좋고 정서적으로도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순오 작가가 조성한 ‘Garden Designer’s Green Office’ 작품을 보는 이들은 정원에 들어가 한 바퀴씩 돌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 방문객은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다. 중앙에 조성된 정원이 입구에서부터 중심이 돼 준다”며“작지만 굉장히 울창한 숲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고 정원을 평가했다. 그는 코리아가든쇼에 대해서도 “요즘에는 귀농이나 작은 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꽃박람회장에서 가든쇼를 하고 있으니 눈여겨볼 수 있어서 더 좋다”는 평을 내놨다.

‘정원사 가족’ 조형물 작품, 또하나의 사진촬영 명소로 부상

▲ ‘정원사 가족’ 조형물 작품 앞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원 작품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정원사 가족’ 조형물로 이 작품이 전시된 곳은 행사장 내 사진촬영 명소로 부상했다. 강판을 이용해 만든 이 작품은 문현주 오브제플랜 소장이 만든 것으로 규격은 가로, 세로, 높이 각각 2m×4.8m×1.9m이다.

작품을 살펴보면 아빠는 묘목을 실은 외발수레를 밀고 가고 있으며 엄마가 들고 있는 모종판에는 싱싱한 꽃모종이 올려 있다. 딸은 화분을 손에 들고 가고 아들은 앞장서 달려가고 있다. ‘가드닝을 취미로 갖고 정원을 즐기는 가족들을 표현’한 이 작품을 두고 많은이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국립수목원의 ‘수목원을 통해 정원을 보다’ 정원은 자연스러운 멋을 뽐내며 방문객들 발길을 사로잡았다. 자생식물 모델정원으로 만들어진 이 정원은 국립수목원 정원 연구모임인 ‘휴식원’에 속한 연구원들이 직접 정원 콘셉트를 정하고 설계·시공한 작품이다.

이 정원은 수목원의 역할을 함축하고 있으며 각 공간은 ▲숲(야생의 자연) ▲장비-부산물 영역 ▲증식원 ▲생물서식처로서의 정원 ▲정원사의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숲에는 우리 자연환경에 잘 적응한 유전자원을 조성돼 있으며 장비-부산물 영역에는 유기질 비료를 만들고 정원 관련 장비를 보관하는 곳이 마련돼 있다. 증식원은 유묘용 트레이에 숲에서 채집한 식물을 증식하는 곳이며 증식한 자생식물로 생물서식처로서의 정원을 만들었다. 유리온실로 만들어진 정원사의 작업 공간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코리아가든쇼 행사장 입구에는 정원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여기에선 ‘2015 코리아가든쇼’ 가이드북을 비롯해 ‘2014 코리아가든쇼’ 기록집, 작품 사진으로 만들어진 엽서 등을 3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럽의 주택정원과 테마가 있는 정원 식물, 가든 디자인의 발견 등 정원 관련 서적도 정가에서 1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코리아가든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양국제꽃박람회와 동시행사로 진행됐다. 박람회 입장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이며 휴일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 국립수목원의 ‘수목원을 통해 정원을 보다’ 정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