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

가끔 하늘을 보고 싶은데 요즈음은 파아란 하늘 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뿌옇게 퇴색해 버린 무채색의 하늘이 세상을 더 어둡게 한다. 미세 먼지와 중국 황사가 어우러져 태양을 가리고 회색빛의 하늘로 우리를 감싸고 있다. 그 아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영역에서 자기만의 일을 하고 자기 만의 세상을 만들고 자기중심의 사고를 가지고 자기 방식대로 일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각자 목표와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모든 사람 즉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공통된 것은 모두가 자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각기 다른 직장에서 자기 전공이나 소질에 맞게 또는 상관없이 일을 하고 있다. 아마 그것은 수고하여 어떤 소산물을 얻어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고 공부하는 이유도 종국에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일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아니 삶의 전부가 되었다.

조경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신 조경인 여러분은 어떠하신지요? 일을 하고 계시고 또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대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중에는 일을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먹고사는 중요한 요소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일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간다면 세상은 갈수록 사람과의 관계는 친밀함을 가진 아름다운 관계라기 보다는 일을 위한 의무적이고 일을 위한 관계가 되어 세상은 더 삭막한 사회로 모든 것이 힘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일이 목적이 되어 사람을 만난다면 사람과의 관계는 일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을 잘하기 위해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면 사람과의 관계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므로 매순간 관계를 맺더라도 진정한 관계 맺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을 잘하기 위해서 아니면 일을 많이 하기를 원하는 일 중심의 회사대표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저녁에 비싼 일식집에서 고급 식사를 한다 할지라도 더 넓은 초원에서 사업을 위해 골프를 치고 저녁을 먹는 것도 모든 것이 일을 위해 관계 맺는 일이 된다면 그 관계는 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남이 되는 것이다. 언제든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뉴스를 통해 많이 나오는 모기업 성 회장님 같은 경우에도 오직 일중심의 관계로 맺어진 삶에서 나타나는 비참한 인생의 결과가 아닌 가 한다. 일을 목적으로 만나서 관계를 맺는다면 종국에 이르러 성취 결과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비참한 상황을 맞게 되고 그 관계는 깨어지고 다시는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관계중심이 아닌 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런 일 중심의 사회가 얼마나 많은 비리와 범죄와 사건과 불행을 생산하고 있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조경인을 중심으로 일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의 삶으로 살아가 는 사회의 한 분야가 되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우리 조경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랑하는 조경인들이 조경 관련 일이 목적이 아닌 조경인들과의 관계에 더 우리 마음의 중심이 있는 세상을 열어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의 시간들로 채워질까 기대해 본다.

지하철을 타보면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여 하는 것이 보인다.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90%이상의 승객들이 휴대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자기만의 세상에서 자기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전혀 가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제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가정들의 대부분 걱정거리는 자녀문제이다. 자녀와의 소통이 안 되어서 심각함을 토로하는 가정이 많다. 그 자녀들의 소통에 가장 많은 문제가 휴대폰이나 인터넷에 의한 자기만의 세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것들로 인해 관계가 깨어지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부부가 사랑하는 관계가 중심이 되었다면 서로를 위해 무슨 일을 해주든 그것이 힘든 일이 아니라 얼마나 기쁜 일이 되겠는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일로서는 전혀 도움이 안되겠지만 관계를 통해 보듬어 주고 위로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지겠는가?

나도 참 많은 시간을 오직 일 중심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많은 일을 이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보니까 나를 옆에서 그렇게 열심히 도와주었던 직원들이 아무말없이 묵묵히 도와주었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가 생각하고 추진하는 일이 잘 될 때는 관계가 좋아 보였겠지만 일이 잘 안되고 어려울 때는 그 관계가 온전하고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존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관계 맺는 것이 진정한 기쁨이 되고 그 관계를 통해 일을 하든 하지 않든 관계가 중심이 된 만남이 이루어 진다면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운 관계의 사회로 변화될 것을 믿는다.

가정에서 가족과, 직장에서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관계 중심으로 일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려웠지만 상부상조하고 살았던 과거의 아름다운 사회로 거듭나게 되리라 믿는다. 일 중심이 아닌 관계가 중심이 되는 그 세상을 우리 조경인들이 열어가기를 소망해 본다.

2015년 4월 25일자 인터넷 포털 다음의 헤드라인 뉴스 내용을 적어 보았다.

화장품 외판원 살해, 하루 사용 캡사이신 작년 전체의 2.4배 증가, 중국서 인간 유전자 조작 성공, 자유의 여신상 폭파 전화, 성완종 리스트 공방, 미국 시골마을 에이즈 집단 감염 미스터리, 난민선 침몰로 700명 사망, 네팔 지진으로 2000명 이상 사망 등이 이 시대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최신현(객원 논설위원·(주)씨토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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