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세월호 1주기 기억의 숲
[김부식 칼럼] 세월호 1주기 기억의 숲
  • 김부식
  • 승인 2015.04.16
  • 호수 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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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월을 관용구처럼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사용한다. 이 말은 영국 시인 T.S 엘리어트가 1차 대전이 끝나고 지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나온 말이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다.

위 시에서의 ‘잔인한 달’ 4월은 우리의 4.19혁명의 아픔이 오버랩이 되고 세월호 참사가 더해져서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요즘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다시 한 번

더 잔인한 4월에 엮였다. 다음은 중앙일보에 실린 글이다.

“4월이 무슨 달인 줄 아세요?”(새누리당 민병주 의원)

“잔인한 달 아닙니까? 저에게는 잔인한 달입니다.”(이완구 국무총리)

“4월은 과학의 달입니다.”(민의원)

국회 본회의장에 웃음이 터졌고 이 총리는 쓴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여당의원의 다른 사안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보여 지는데 본인이 뇌물과 관련하여 이름이 오르자 예민해진 본인에게는 잔인한 4월로 여겨진 모양이다.

이번 주 대한민국의 큰 키워드는 ‘성완종 리스트’와 ‘세월호 1주기’다. 정치 얘기는 신물이 나니 그만두고 세월호 1주기에 생긴 미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국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아들인 션 헵번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있다.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로 오스카상, 골든 글로브상 등을 수상한 오드리 헵번의 영화는 한국의 장년층은 누구라도 한 두 번은 보았을 것이다. 그가 말년에 대장암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유니세프에 기부도 하고 아프리카, 남미, 아사아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를 했다고 한다. 그런 엄마의 뜻을 따라서 그 아들이 세월호 사건 희생자를 기억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위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전라남도 진도군 백동 무궁화동산에 션 헵번이 첫 번째 은행나무를 심었고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군중 모금)을 하고 있는데 1억 원 모금 목표가 달성되면 무궁화동산에 은행나무 300여 그루와 희생자 가족의 메시지가 담긴 기념물이 설치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오드리 헵번 상품으로만 기억하는 신세대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오드리 헵번의 단아하고 아름다운 외모만큼 아름다운 마음씨 가족에게 전수되어 바다건너 먼 나라에서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을 위해 날아왔다. 우리 중의 일부는 이제는 잊자고 하는 사람도 있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는데 고맙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세계 각국에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그 곳은 사랑하는 사람을 추모하고, 남은 이들이 스스로 위로를 받는 공간이 된다. 얼마 전까지 노란 리본을 달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세월호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말보다 국민의 상처 치유 차원에서 추모공원 조성에 나서야 될 때다.

션 헵번을 따라하는 것처럼 비쳐질지 모르겠지만 조경계에서 이 일을 추진해보면 어떨까? 추모공원 계획안을 가지고 소셜 펀딩도 가능하다고 본다. 민관이 합동프로젝트로 기획을 해도 좋은 것 같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치유는 잊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관심이다. 치유를 위한 관심의 중요한 행동의 하나는 추모공원 조성이라고 본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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