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운해 한국토지주택공사 도시경관처장
 

▲ 백운해 LH 도시경관처장

“일이 줄어들고 있다. 조경분야도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영역확보가 꼭 필요하다” 백운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도시경관처장은 침체되어 있는 조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역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조경 관련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생아이디어공모전’을 신규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해 처음 실시한 ‘젊은조경가 설계공모’는 지속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입사 30년차를 맞은 백운해 처장은 1월 12일자로 조경을 총괄하는 도시경관처장으로 발령받았다. 입사 30년차에 퇴직해야 한다는 규정에 의해 올 한해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백운해 처장을 만나 LH의 조경분야 추진사업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글·사진 배석희>

도시경관처를 소개해 달라?
도시경관처는 LH의 조경을 총괄하는 부서다. LH로 통합되면서 조경을 총괄하는 녹색경관처가 신설된 이후 경관설계처를 거쳐 올해 도시경관처로 변경됐다. 도시경관처는 조경 관련 부인 공간환경부, 도시경관부와 공공건축부를 포함해 3개 부서로 구성됐으며, 총 21명이 근무하고 있는 규모가 가장 작은 처다. 업무는 신도시·주택단지·산업단지의 공원녹지 조경설계와 학교 및 도서관 등 공공건축물의 건축설계를 수행하고 있으며, 개발사업지구의 경관계획과 생태환경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조경 관련 정부정책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택단지조경은 주택단지를 관할하는 처 산하에 조경부서 1곳이 따로 있으며, LH 조경직은 총 170여 명이다.

본사가 경남 진주로 갈 예정이다. 업무에 변화가 있다면?
도시경관처는 4월 24일에 이전할 계획이다. 진주로 이주하면 조경업체들의 본사 방문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본다. 그래서 수도권 조경과 관련된 미팅은 가급적 진주로 내려오는 횟수를 최소화하고, 오리 사옥을 활용해 주초나 주말을 활용할 생각이다. 다만 오리 사옥을 이용하려는 부서들이 많아 사무실 확보가 가능할지는 알아봐야 한다. 아울러 진주로 내려가는 것과 별개로 최근 정부에서 조직의 슬림화를 통한 개선과 혁신을 주문하고 있어서 조직의 변화 가능성은 있다.

올해 퇴임한다고 들었다. 지난 30년을 되돌아 본다면?
LH는 입사 30년이면 퇴직해야하는 규정이 있는데, 올해가 30년째다. 그래서 도시경관처장도 올해까지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 셈이다. 대부분 조경직을 보면 조경에 관한 사업발주, 설계, 시공만 하려한다. 다른 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조경의 기본적인 업무 이외에 주거단지계획에 외부공간을 다루거나, 택지개발시 도시설계와 도시재생 등 다양한 일을 통해 조경의 영역을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경관법 제정 때 용역을 수행했고, 도시재생에도 적극 참여했다. 다시 말하면, 인접되어 있는 일에 적극참여해서 조경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길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지만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사업이 있다. 학생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줄 수 있는 조경 관련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아디이어공모전’이다. 건축분야에서는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현재 관련 자료를 취합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승인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외에 회사차원에서 비개량사업으로 ‘DMZ평화공원’ 관련 용역을 엔지니어링업체, 연구소, 우리처가 함께 수행하고 있다. 기본구상 및 기본계획 관련된 용역인데 올해 7월 끝나게 된다. 이후에도 DMZ평화공원사업을 도시경관처에서 주관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행복주택사업에 기여하며, 노인 및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공원설계기법을 마련하고, 안전을 고려한 공원을 조성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처음 시행한 ‘젊은조경가 설계공모’의 평가와 향후 계획은?
지난해에 춘천우두지구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조경사무소 사람과 나무’가 당선됐다. 춘천우두지구는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 역시 긍정적이다. 올해에는 이천 마장지구를 대상으로 5월께 공모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조경학회에서 진행하는 ‘신진조경가대상’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공모에 대한 평가가 좋은 만큼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건축분야에는 여성건축가공모도 실시한다. 조경분야도 범위가 넓다면 하고 싶은 맘이다.

지난해 대행개발로 7곳의 조경공사를 발주했다. 향후 추진계획은?
대행개발에 참여하려면 ‘주택사업면허’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주택사업면허를 갖고 있는 조경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소규모이다보니 업체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 조경업체의 참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회사 처지에서 보면 부채감축 일환으로 대규모 공사에 한해 조경뿐만 아니라 전 공종에서 추진하고 있어 조경만 예외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동탄(2), 대구국가산단, 화성봉담 등 3곳에 발주할 예정이다.

▲ 백운해 LH 도시경관처장

올해 발주규모가 5700억 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절반 가까이 축소 됐다. 이유가 무엇이며, 향후 발주계획을 어떻게 보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추진했던 세종시, 하남미사지구 등 대규모 신도시 조경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새로운 대형개발 사업이 없다보니 발주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신도시 개발이나 택지개발도 당분간 계획된 게 없고, 소규모 개발만 추진할 전망이다. 이는 조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 전체의 문제다. 그래서 건축은 임대사업, 토목은 재생사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조경분야도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LH의 조경설계대가 요율이 다른 발주처에 비해 낮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에 대한 의견과 향후 요율변경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우리 설계대가가 낮다는 조경설계사의 불만을 알고 있다. 이번에 조경설계 용역대가 산출방식이 변경되면서 조금이지만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조경설계 용역대가는 기존엔 공사비요율에 의한 방식이었다면, 올해부터 실비정액가산방식으로 적용하게 된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은 공사특성 및 물가변동을 반영하며, 실제 투입인력과 시간 등을 고려하게 된다. 대가 적용 방식이 변경됐다고 용역비가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대가가 적용되는 만큼 신뢰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경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최근 서울시 둘레길 공사가 조경으로 발주됐다가 산림으로 변경된 사례로 조경계에서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 직원들도 서명해 보냈다. 우리의 영역은 확실하게 지켜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외활동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업역확장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조경, 건축, 토목이 공유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단계계획의 외부공간계획, 택지개발 중 경관계획 등은 조경에서 할 수 있는 분야임에도 등한시한 게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조경이라는 범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철저하게 지키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한국조경학회 부회장과 환경조경발전재단 감사를 맡고 있는데, 조경관련 단체의 단합이 안되는 것 같다. 힘든 현실에 처한 조경이 현실을 보면 모두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도 될까말까하는 형국에 단합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힘들때일수록 조경인이 하나로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래야 외부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경 관련 행사에 조경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단체 간 단합과 화합을 이루길 기대한다. 아울러 위기는 곧 기회인 만큼 조금만 참고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술개발 등 자기 계발을 통해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

* 백운해 LH 도시경관처장은 서울대 조경학과 학사, 한양대 공과대학원 석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했으며, 입사 후에는 대전 EXPO 조직위 파견, 서울대 SOC정책과정 파견, 오산사업단, 성남재생사업단 단장을 역임 했다. 현재, (사)한국조경학회 부회장, (재)환경조경발전재단 감사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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