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한 후 같은 해 10월 기본설계용역에 착수했다. 그리고 2년 6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기본설계 용역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무엇이 변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하는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7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조경학회·한국전통조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용산공원의 기본설계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최혜영 West8 팀장은 ‘2012년 국제설계공모 이후 용산공원 설계의 변화와 그 원인’에 대해 발표했다.

최혜영 팀장은 ▲형식에 치우친 공정률 중심적 설계진행 ▲발주처의 전문성과 오너십 부재 ▲정치·외교적 상황 변화 ▲주민참여의 부재 ▲설계사 역할의 한계 등을 용산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최 팀장은 “용산공원의 공정표는 순환형 프로세스를 통한 통합설계를 지향하기보다 토목 공사 때 활용하는 월별 공정표 이용으로 형식적인 공정률 달성에 집중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2012년 10월 이후 추진기획단장은 4번, 담당주무관은 3번 교체됐으며, 기획단 내 4개 부서 담당자들은 공원프로젝트를 맡아본 경험이 전혀 없다. 물론 조경직도 없다.”며 추진단의 비전문성을 꼬집었다.

그밖에도 정치·외교적인 상황의 변화로 한미연합사 잔류로 메인포스트 전체 면적의 10% 내외가 공원부지에서 빠지면서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를 연결하는 애초 계획안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점과 미 대사관 부속시설 잔류, 용산국제업무단지 무산과 신분당선 재검토, 서울시와 도시계획 문제 등을 거론했다.

아울러 전문성을 가진 각 업체가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설계팀보다 학계 전문성에 의존하는 발주처의 관행도 설계사 업무를 한계짓는다고 토로했다.

앞서 언급한 원인은 한국 조경설계 전반의 문제이며, 한국 조경설계가 발전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팀장은 “설계는 용역사가 아니다. 해당부지의 발전을 위해 컨설턴트하는 것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의 변화와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산공원은 2012년 10월 기본설계 용역착수 이후 2013년과 2014년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2014년에는 기본설계가 중단되기도 했다가 올해 겨우 재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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