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시대가 도래했다. 분야를 초월해 고부가가치를 높이는 융복합은 개방과 공유에서부터 시작된다. 사회 전 분야와 기업 간의 경쟁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개방과 글로벌 시장의 다변화 등에 대응하려면 융복합화가 아니고서는 변화가 극심한 시장 판도에서 경쟁하기는커녕 현상유지도 못하게 되고 있다.

지난 27일에 열린 응용생태공학회 포럼에서 국토환경을 잘 유지 관리하는 기술에서도 그런 노력이 강조되고 각 분야의 융복합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응용생태공학회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사회기반을 구축하여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회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응용생태공학기술을 발전시켜 미래 환경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20년 전부터 연구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겨우 몇 년 전부터 생태공학을 기초로 응용생태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방향성을 잘 잡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의 체계도 안 잡혀있을 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서 공부하는 커리큘럼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늦게나마 시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지구의 인구가 지금처럼 폭발적인 증가가 안됐다면 응용생태학은 필요가 없다. 인구가 증가하니 자연이 파괴되고, 인류가 존재하려면 필연적으로 자연을 건드리게 되므로 자연을 잘 유지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응용생태 기술이 강구되지 않으면 자연은 인간의 증가를 더 이상 허용하지 못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멸하는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자연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필수적인 물질은 물이고, 물 관리를 못하면 곧바로 재앙으로 연결된다. 그 물이 흐르는 물길 중 하나인 하천은 자연경관 형성의 근본이며 아름다운 지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간이 하천의 형상을 변경하고 축소하며, 무모한 유역개발과 생태계를 훼손하다가 당하는 재해는 오만한 인간에게 주는 자연계의 준엄한 훈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4대강에 대하여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에서 지적한 내용을 살펴보면 너무 무모하게 실시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어느 토목기술자의 변을 빌면 “자연을 다루는 근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사업을 하다보니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잘못했다”는 양심적인 고백이다. 융복합이 안된 토목 위주의 사업이었다는 얘기다.

인간의 잘못된 자연계 침범에 대한 자연계의 반격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응용생태학이 태동되고 응용생태기술의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현장에서 운용할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위한 교육과 인력 양성이 시급하며 자연생태계를 다루는 토목, 건축, 생물, 조경, 산림, 생태 등의 전문가들의 융복합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하여 자기 영역에 대한 개방과 공유가 필수적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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