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용산 빌딩숲에 표류하는 용산공원
[김부식 칼럼] 용산 빌딩숲에 표류하는 용산공원
  • 김부식
  • 승인 2015.01.22
  • 호수 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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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관광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그 중에 용산미군기지의 고밀도 개발에 5조 원이 투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용산미군기지 지역은 한국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중요한 장소였으며 아직도 그 요동이 진행되고 있다.

용산미군기지 터는 1882년 임오군란을 진압한 청나라 군대가 주둔하였고 이어서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이 주둔하게 됐고 러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일제의 후방기지 역할을 했다. 해방이 되자 미24군단 사령부가 자리를 차지했고 6·25동란이 끝나자 미8군이 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 용산미군기지의 이전 논의가 1991년 처음으로 나온 이후 너무 많은 정책의 변화가 반복되고 있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시 수립했던 시민공원 조성계획은 그간에 도시환경이 많이 변화되면서 재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2003년에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자연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이태원로로 나눠진 남북 공간을 연결하여 울창한 숲과 잔디밭을 만들고, 기지 내의 미군 거주용 아파트는 청소년 수련시설로 활용하는 공원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05년 ‘용산기지 공원화 구상’을 바탕으로 2006년에 정부가 발표한 용산기지 공원화계획대로라면 올해인 2015년 1월에 1단계 용산공원이 개장했어야 했다.

하지만 용산공원은 다시 정부에서 2011년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이듬해인 2012년에는 조경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주목받은 용산공원 설계국제공모전이 8개의 지명 초청팀을 대상으로 개최됐고 당선작은 WEST8팀의 작품으로 선정됐다. 6개의 단위공원체제로 설계된 당선작은 ‘미래를 향하는 치유의 공원’인데 곧바로 기본설계를 착수해서 2015년에 완료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2017년에는 공원조성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10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7년에 우리 민족의 염원 중 하나인 ‘용산국가공원’을 완료하기로 했다.

그러나 용산공원 기본설계는 설계 시작 이듬해에 갑작스런 설계중단 사태를 맞이했다. 국회에서 기본설계비 예산이 전액 삭감됐는데 그 이유는 어느 정치인이 본인의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강력 반대를 했다는 것이었다. 국가에서 사업을 작정하고 국제현상공모의 당선작이 선정됐으면 설계를 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못하게 하는 슬프고 창피한 일이 벌어졌다. 정부에서는 ‘용산공원추진단’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이끌다가 정권이 바뀌자 관심이 없는지 작년에도 2년째 예산 한 푼 배정이 안 되어 개점휴업 상태다. 용산공원추진단은 일이 없어서 미안했는지 2014년 말에 종합기본계획변경을 한다고 나섰다. 그 배경을 기본계획 수립 이후에 변화된 여건 등을 감안하여 공원조성 기본 방향을 점검 보완한다고 하면서 당초의 생태축공원·문화유산공원·관문공원·세계문화공원·놀이공원·생산공원 등 6개 테마공원의 개념을 단일 생태숲 공원으로 바꾸어버렸다. 국제현상공모 3년 만에 변화된 환경 때문에 기본계획이 바뀐다면 설계가 잘못됐거나 계획을 바꾸는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둘 중에 하나가 잘못된 것이다.

또 다시 용산미군기지 활용에 대하여 빌딩숲을 만든다는 큰 그림이 나왔다. 그러나 용산공원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 얘기가 없다. 여전히 용산공원 조성 정책은 갈피를 못잡고 있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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