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허니버터칩에게서 배운다
[김부식 칼럼] 허니버터칩에게서 배운다
  • 김부식
  • 승인 2015.01.08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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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로 만든 1500원 짜리 과자 한 봉지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검색어 순위 1위를 점유하고 유명 연예인이 허니버터칩을 어렵사리 구입한 것에 감격해하는 모습이 몹시 재미있다. 필자는 아직 맛을 보지 못했으니 맛에 대해서 말할 위치에 있지 못하지만 짭짤하면서 고소하며 단맛이 함께 어울어지는 맛있는 과자란다. 무심코 지나다 쳐다본 편의점에 ‘허니버터칩 없음’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보면 허니버터칩 열풍이 대단한가 보다. 허니버터칩 재고를 알려주는 앱까지 등장하고 다른 물건과 함께 끼워팔기와 제조사 내부 직원의 부당 유통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가수 콘서트에 미끼상품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허니버터칩 생산회사의 모기업인 크라운제과 주식까지 오르고 있으니 제과회사의 블루오션으로 등장했다.

한 아이템이 성공하기까지는 비결이 숨어있는데 허니버터칩의 성공에서 배워야할 점이 있어서 생각해 보았다.

첫째, 허니버터칩의 성공 요인은 제품개발을 위한 사전조사와 연구개발을 들 수 있다.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와 일본의 가루비(Calbee)가 합작 설립한 해태가루비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2년 정도의 시간을 제품 개발에 소요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자칩 100종을 공수해서 일일이 먹어보며 만들어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것이다.

둘째, SNS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마케팅에 성공을 한 것이다. 제조사에서 TV광고 하나없이 일반인들에게 SNS 활동을 지원해주는 형식의 마케팅을 했는데 어느 날 연예인들의 SNS에 올라오면서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을 유발했고 물량 조절을 통해서 주목을 더 받게 한 것이다. 과자는 주로 어린이들이 주로 먹는다는 통설을 깨는 젊은 여성 중심의 구매집중 현상은 인증샷 문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트랜드가 큰 역할을 해준 것이다. 얼마 전까지 질소과자 논란으로 지탄받던 제과업계에 구세주가 됐다.

셋째, 허니버터칩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는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하지 않고 현재 생산라인을 고수하며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다. 다만 생산체제를 24시간으로 해서 초기보다는 많이 공급을 하지만 매장에서는 10분 내로 완판된다. 허니버터칩이 없어서 못파는 인기를 누리지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꼬꼬면의 경우가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의 연예프로에서 개발과정이 노출되고 하얀라면이라는 특이함과 연예인 유명세로 발매 초기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제조사는 별도 공장을 짓고 법인까지 분리했다가 꼬꼬면의 인기가 시들자 큰 낭패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잘 나가지만 리스크가 존재하는 무리한 투자는 삼가면서 소비자의 반응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의 보수적인 경영과 신선한 마케팅을 보면서 조경에도 같은 비유를 해본다. 건설경기가 호황일 때 무리하게 공장 증설을 하고 수주를 위한 과다한 비용 지출과 인력 확보를 했다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설계와 시공을 하면서 고객들이 짭짤하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함께 느끼는 작품을 만드는 사전조사와 연구개발을 충실히 했는지도 자문자답해볼 일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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