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미숙 전 푸른통영21 추진협의회 사무국장

경남 통영시 동피랑 마을의 주역인 윤미숙 푸른통영21 추진협의회 사무국장이 계약 연장 이틀 전에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통영 지역과 전국에서 민관협력의 흐름을 깨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조치에 발 벗고 나섰다.

통영시는 지난해 12월 29일 윤미숙 사무국장에게 구두로 해고 통보를 한 뒤 그 다음날 계약만료 통지서를 보냈다.

윤미숙 전 사무국장은 벽화운동으로 철거와 이주 위기에 놓였던 통영 동피랑 마을을 관광 명소로 만드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동피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14년도 지역문화브랜드’ 대상에도 뽑혀 도시재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윤 전 사무국장은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조성사업 ▲강구안 푸른골목 만들기-구도심 재생 사업 ▲서피랑 99계단(명정동) 마을만들기 ▲욕지도 자부랑개 근현대 어촌 마을만들기 등에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주민과 행정 사이에서 스펀지 역할을 해왔다.

윤 전 사무국장이 소속됐던 푸른통영21은 2006년 10월 ‘통영시 환경기본조례’에 따라 설립된 지방의제 추진기구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설립 때부터 일한 윤 전 사무국장은 2년마다 시와 고용계약 연장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근로기준법에 따라 2년을 초과하면 무기계약직이 되므로 강제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또한 설사 해고 대상이라 하더라도 30일 전에 통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14년도 지역문화브랜드' 대상에 선정된 통영 동피랑


시는 해고 이유로 ‘유엔지속가능발전교육 통영센터(RCE)’와의 업무 중복을 들고 있는데 RCE는 인재육성장학금 관리가 주요 업무이며, 교육 업무만이 겹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영 지역에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이번 일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주민 여론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실을 전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면서 활동방향을 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 다양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공유하고 있는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는 페이스북(www.facebook.com/events/476849685787611/?source=1)을 통해 해고 조치와 유사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온라인 대책 위원회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민관협력의 흐름을 깨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판단해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민관 거버넌스에 대한 안정장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통영의 이러한 사례는 전국 각지에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활동가들의 설명인데 ▲25년간 예술감독을 맡아온 유진규 춘천마을축제 예술감독이 축제 관람객 급감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사의를 표명한 것과 ▲전북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의 전체 조직 일괄 변경 등이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생명력이 짧고, 활동이 저평가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이며, 당장 해결되지 않고,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 모아 전한다.

푸른통영21은 1월 7일 사무국장 해고와 위원 연임 등에 관련해 임시회의를 개최했으며, 회의 결과 ▲정확한 해임 사유 ▲계약 연장 형태의 복직 건의 등을 내용으로 시장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면담 후에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위원회 측의 말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푸른통영21이 진의장 전 시장(무소속) 때 구성됐고, 현재 통영 시장을 맡고 있는 김동진 시장(새누리당)은 진의장 전 시장과 함께 후보에 나와 당선됐는데, 이번 일이 정치적 문제와 관련있다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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