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정원에 대한 원예와 조경 각 분야가 스스로의 연구와 영역임을 표명하고 활동한 후 처음 맞는 자리다.

정원분야의 확산과 정원산업의 성장세에 여러 단체와 기관들은 누가 주도적으로 끌고 갈 것이냐에 각자의 처지에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정원의 가치를 어떻게 확산하고 대중화시킬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원예와 조경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지난 11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정원을 두고 원예와 조경 각 분야가 스스로의 연구와 영역임을 표명하고 활동한 후 처음 맞는 자리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가드너 영역- 정원조성과 관리, 그리고 대중성 가치(김봉찬 더가든 대표) ▲조경 영역-정원 대중화를 위한 조경의 역할(최정민 순천대 조경학과 교수) ▲원예 영역-정원 대중화를 위한 원예의 역할(황환주 신구대 원예학과 교수)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정원 대중화에 대한 각 영역의 역할론을 발표했다.

토론회에서는 정원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했다. 정원을 두고 원예와 조경이 역할을 분담해서 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 각 분야의 처지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됐다

정원의 소재 부재…정원시장 확산 위해 다양화

정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원 소재가 다양해야 하는 의견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은 김봉찬 (주)더가든 대표의 발표 중에 외국 정원 식물종은 1만5000종 정도 된다는 사실에 부러워하며 “한국은 물가자료에 나온 교관목이 150종 정도다. 그 중 조경설계자들이 설계 때 사용하는 수는 30종 안팎”이라며 한국의 교관목 소재에 대한 부재를 지적했다.

방청석에 앉은 김동찬 국화농업시험장 재배팀장도 “정원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소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농가 위주의 육종방향과, 육종 후 품종으로 보급할 수 있는 연결주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구 전북대 원예학과 교수도 정원의 색깔과 변화를 위해 화훼산업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일반시민과 전문가의 정원…다양한 정원을 인정하자

정원을 두고 인식의 차이는 있었다. 고관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최근 농촌진흥청의 전북 이주과정에서 과수를 재배 및 생리적인 고려 없이 식재·시공한 것에 안타까워 했다.

고 원장의 ‘정원을 작품이나 투자해야 할 사업수단으로 보는 조경설계가들의 인식에 대한 질문’에 안계동 소장은 오해라고 답하며 “중산층들이 정원 조성비로 투자금액 3000만 원이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것으로 이윤을 남기긴 어렵다”며 사업적으로 돈이 안 되지만 조경설계업자들이 정원을 등한시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고 했다.

안 소장은 “정원을 예술작품으로 만들고, 트랜드를 끌고 나가는 것은 전문가들이 해야 할일”이라는 의견에 김봉찬 대표도 동조했다.

정원법 제정 필요…정원산업 발전 위해 시급

정원문화 또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법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했다.
이종석 서울여대 원예조경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역사적으로 정원을 주관하는 부서가 존재했다. 고려 때 내원사, 조선초 상림원, 세종 1427년에는 장원서에서 다뤘다. 현재 정원을 주관하는 부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농업법이 제정되고 국비, 도비가 지원이 됐다. 현재 산림청에서 정원 담은 수목원법이 계류되어 있지만, 어디서 법이 진행되건 주관부서가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회장은 “국내 정원인구가 5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원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법 제정의 필요성을 말했다. 하지만 그 주체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최근 정원이 담긴 수목원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산림청 대표로 참석한 김용관 산림청 산림보호과장은 “법은 도구일 뿐이다. 또한 정원문화 확산과 산업화 그것을 어떻게 끌고 발전시키는 재원을 채울 수 있는 파이프 역할이라 본다”며 “산림청에서 정원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원예와 조경…상생과 협력 필요

황환주 교수가 발표한 내용 중 2011년 세계 정원가꾸기 매출액이 1865억 달러(208.6조 원)에서 한국도 정원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했다.

김완순 서울시립대 원예학 교수는 “정원의 가치를 연결하는데 정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만들어 놓은 것을 놓고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그것이 원예와 조경분야가 담당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선 한국원예학회장도 “돈을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예술적인 정원과 내가 가꾸고 체험하는 정원 등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배 한국조경학회 회장도 “조경과 원예는 한 뿌리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근대 이후 조경이 도시계획 하에 공원과 함께 성장, 원예는 육종 등 생명과학산업으로 발전해 그 거리가 멀어져 왔다고 본다. 이에 두 분야가 합심해 정원문화의 본질을 알고,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경진 정원학연구센터장은 “한국은 현재 정원문화와 관련해 여러 결이 있다. 이런 결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아닌, 결 자체를 인정하고 함께 공존해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원예와 조경, 산림과 관련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지만, 조경관계자들의 참석율은 저조한 편이었다.

▲ 한국원예학회·한국조경학회 공동 정원대중화 심포지엄이 지난 11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왼쪽부터 조경진 정원학연구센터장, 이종석 서울여대 원예조경학과 명예교수, 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장, 김봉찬(주)더가든 대표, 최정민 순천대 조경학과 교수, 황환주 신구대 화훼원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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