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사)한국조경사회가 공동 주최한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광화문광장 4천㎡ 규모로 조성된 박람회장에는 54개회사가 266부스에 조경자재 등을 전시하고 각종 문화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기술세미나 3회, 초청강연 2회도 포함돼서 5일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여러 해 전에 조경박람회가 월드컵공원에서 진행된 이후 오랜만에 옥외에서 진행된 조경문화박람회는 광화문광장이라는 장소가 갖는 프리미엄에 힘을 입어서 전시기간 내내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당초 5월에 서울시청광장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연기되고 다시 장소마저 광화문광장으로 변경되었다. 많은 우여곡절과 난상토론을 거치며 짧은 시간에 기획과 집행을 하는 것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시도였는데 많은 시민들의 방문으로 조경의 대 국민홍보는 대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이러한 흥행의 성공에는 서울시 푸른도시국 직원들과 한국조경사회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의 많은 희생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오랜만에 야외에서 개최된 조경문화박람회이고 준비기간의 부족과 경험부족으로 행사의 미숙함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5일 내내 박람회를 지켜보면서 참여업체와 진행자 시민 학생 등의 모습에서 느낀 것은 첫째, 2015 조경문화박람회에 대한 준비를 곧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직원들과 한국조경사회 회원들이 박람회 행사 진행 중에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준비하는 조경문화박람회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의미는 박람회 추진 과정이 너무 힘이 들었다는 뜻이고 준비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경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행정과 민간의 합작 행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진통이 있었기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말이 행사에 참가한 업체와 박람회를 방문한 조경 관계자들에게서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그동안의 고생은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에도 광화문광장이 박람회장으로 됐으면 좋겠다.

둘째, 흥행과 마케팅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것이 박람회인데 이번 행사에서는 마케팅 성공이라는 자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마케팅을 위한 기획이 결여되고 일부 행사는 마케팅에 전혀 도움을 못주는 현상을 낳았다. 적지 않은 참가비와 제품 설치비 및 인력을 투입하여 참가한 전시업체에서는 주최 측의 행사 위주의 추진으로 박람회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마케팅을 위한 비즈니스 데이를 운영하는 등의 마케팅을 위한 행사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본다.

셋째, 박람회에 함께 참여한 대한민국 조각포럼의 작품전시가 조경시설과 잘 어우러져서 시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는 것을 보면 조경문화박람회가 융복합 형태를 띠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원, 원예, 화훼 등의 관련 업계와 협력을 해서 커다란 모습의 조경이 나타나면 좋겠다. 내년 행사 개최 시기를 봄과 가을 중 어느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지도 다시 생각해보고 행정과 민간의 협력 시스템도 다시 조율을 해야겠다. 조경문화박람회의 흥행 성공과 고생스런 경험의 기운이 가시기 전에 박람회 평가회를 빠른 시간에 가져서 내년을 준비해야 하겠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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