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경신문이 내년 4월이면 창간 7주년이 된다. 한국조경신문은 창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조경계가 처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조경계와 인근 분야에서 생기는 사건의 보도와 비평을 하는 조경매스커뮤니케이션의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다. 신문 발행 초기에는 조경계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듯이 무료로 신문을 보내면서 홍보를 했다. 신문 유료구독에 대한 안내를 하고 광고 섭외를 맨발로 뛰었다. 이번 주 신문이 321호로 발간이 되는데 그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이 독자들의 성원과 칭찬 그리고 따끔한 질책도 한국조경신문의 성장판을 진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신문 기사를 보면서 고생이 많다는 격려도 있고 공사 현장에서 다툼이 있을 때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해결책이 되기도 하고 기술사 시험에 시사문제가 자주 나와서 수험생들에게는 필수 구독요소가 되고 몇 몇 대학에서는 한국조경신문 기사를 가지고 매주 토론을 하는 등의 보람된 현상도 있다.

모든 신문이 그렇듯이 커뮤니케이터가 개인이 아니라 조직체가 되므로 개별적인 커뮤니케이션과는 차이가 있어서 때로는 신문보도 내용에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 한 독자가 4대강 보도와 관련하여 자기 의사와 다르다고 항의를 하면서 신문구독 중지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이 그렇다. 보도와 공감할 수도 있지만 개개인의 소화도 필요한 것이 신문이다. 또한 신문은 공공성이 있는 반면 영리성을 지닌 상업적 경제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독자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수집 가공해서 전달해주고 그 대가로 이윤을 창출하여 지속성을 유지하려 한다. 단순히 돈을 벌자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문화적 충족감을 제공하는 이원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조경계에도 어려움이 많다. 메이저 업체가 줄줄이 도산하면서 발생하는 악성채권은 살아남은 회사에도 부담을 주고 있고 줄어드는 프로젝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내년에는 상황이 좀 좋아진다고 하지만 가봐야 하는 일이다.
지금 조경계에는 안정된 직업군이 세 그룹이나 있다. 첫째는 65세까지 근무를 할 수 있는 교수그룹이고 둘째는 정책수립과 발주를 하는 공무원과 공기업직원이다. 셋째는 역시 많은 발주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건설사 직원들이다.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직군이 집중된 곳이 상기 세 직업군이다. 그 이유는 이들 직군은 그만큼 안정적이며 품위를 유지할 수 있고 대접도 잘 받고 장래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세 직업군은 한국조경신문에 가장 비협조적이고 위협적인 군상들이 많은 곳이다. 한국조경신문은 전국 대학교 조경관련 학과에 매주 30~50부씩 보내고 있다. 미래 조경인들에게 장래 직업군의 현황을 미리 알게 하고 비전을 갖게 하는 의도가 있다. 그리고 택배비로 1년에 20만 원을 청구하는데 납부하는 대학이 2014년을 기준으로 대학원 1개교, 대학교 5개교, 총 6개교뿐이다. 나머지 46개 대학은 묵묵 무답이거나 예산이 없단다. 교수들이 외부에 특강이나 심의, 토론을 가면 적어도 기십만 원은 받는다. 조경을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교수들이 각자 몇 만원씩만 각출해서 납부하면 되는데 20만 원의 예산이 없어서 납부가 어렵다고 필자에게 말한다.

공기업 직원에게 신문 구독료 납부요청을 했더니 개인정보 유출을 따지며 신문사 직원에게 호통을 치고, 지방으로 전근을 가면서 그 곳으로 주소변경을 해서 신문을 보내달라고 한다. 그것도 계속 공짜로 말이다. 이 직군의 신문 구독료 납부율은 10%가 채 안 된다. 일부 1군 건설사의 직원도 마찬가지다. 조경으로 같이 밥 먹고 살면서 1년에 5만원 구독료를 안 내주는 무의식이 실망스럽다. 동료의식을 가지고 조경문화를 성숙시키는데 함께 동참을 해 줄 것을 호소한다.

엊그제 중부지방의 잘나가는 어느 대학 조교로부터 비수에 꽂히는 전갈이 왔다. 학과에 예산이 없으므로 신문을 보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학에는 조경학과 교수가 8명이나 된다.
이 상처는 아무래도 오래 갈 것 같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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